정부지출로 경제성장은 불가하다

Frank Shostak / 2019-06-03 / 조회: 1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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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논평가들에 따르면, 정부는 경제 성장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하는 설계자이자 경제 주체로 간주된다. 특히 경제가 침체와 저성장 국면에 처하게 될 때에는, 정부의 역할을 보다 확대하는 것이 다시금 경제를 회복시키는 중요한 마중물이 된다고들 한다.


강력하고 거대한 정부를 주창하는 이들은 정부의 역할이 저성장 국면에서 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정부의 대규모 지출을 통해 민간 부문에서 차츰 위축되던 소비를 진작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경제의 수혈이 가능하다는 케인지언 경제학의 기본 골자다.


그러한 사고는 승수효과로 이어진다. 정부나 혹은 간접적으로 개인에 의한 최초의 소비는 타인의 소득이 되고, 그에 따른 새로운 소비가 이루어지며, 결과적으로는 1회적 지출이 지속력 있는 소비 구조를 탄생시키고 최초 지출액 이상의 경제 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만일 어떠한 이유로 민간 부문의 경제 주체들이 불확실성에 처해있고,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소비를 줄여 경제가 부진해진다면, 이는 전반적인 지출의 흐름이 약해지는 것이다. 개인의 소비 감소는 타인의 소득감소 그리고 그에 따른 소비감소로 이어진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정부라는 주장이다.


그러한 논리에 따르면, 시작된 악순환은 밑도 끝도 없이 계속되는 자기실현적 현상이므로, 정부는 늦기 전에 가능한 빨리 손을 써야 한다. 정부는 과단성 있게 시장에 개입하고, 재정 지출 규모를 확대하며 최종적으로는 민간 부문에서 상실된 소비력을 회복시켜야 한다.


정부 지출이 승수효과를 발현하여 다시금 소비 지출의 흐름을 회복시킨다면, 경제는 다시금 정상 국면에 자리 잡는다. 결과적으로는 건전한 경제 성장도 정부 지출 덕분에 가능하다.


그러나 간과한 것이 있다. 그러한 정부 지출의 원천은 무엇인가. 정부의 확대 재정 정책이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들은, 마치 정부가 스스로의 실질 저축분이 있으며 그를 이용해 긴급한 상황을 대처하는 것처럼 말한다.


이들은 나름 경제 침체의 위기가 경감되면, 정부는 지출의 원천인 실질 저축분을 더 이상 경제계에 공급하지 않음으로써, 지출을 줄이는 것이라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의 맥락에는 정부가 나름대로 실질적인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유사시에 그 국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러하지 않다. 정부는 부를 창출할 능력이 없다. 정부가 지출 규모를 늘리며 확대재정을 펼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부를 창출하는 민간 부문으로부터 일정 부분의 부를 갹출하던 것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 지출을 늘리는 계획이 비대해질수록, 국부를 창출한 주체인 민간으로부터 더 많은 부가 정부로 이전될 따름이다. 민간 부문에 있었더라면 나름대로 활용 되었을 부가 비생산적인 활동 일색인 정부 지출로 이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정부 재정 지출의 확대는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일련의 기제를 저해할뿐더러, 장기적인 국민 경제의 성장 추세를 약화시킨다.


지금까지 줄곧 이야기해온 정부 재정 지출에 따른 총수요 진작은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주장에 기초하였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케인즈는 시장 경제 체제 하에서 완전한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시장 경제는 본질적인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경제가 그저 방임적으로 내버려진다면, 결국 자유 시장 경제는 자기 파괴적 파멸로 끝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불안정한 시장 경제를 보전할 기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생각으로 말미암아 주창한 것이 정부의 재정정책과 통화를 통해 경제를 조정하는 중앙은행이다.


케인지언들의 산출량에 대한 사고방식에는 잠재 산출량(potential output)이라는 개념이 있다. 주어진 일련의 생산요소(노동력, 기계를 포함하는 자본서비스 그리고 주어진 기술력)들을 바탕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가운데 산출할 수 있는 총소득을 일컫는다. 따라서 주어진 상황이 동일하다면, 생산요소의 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곧바로 창출되는 산출량의 증대로 이어진다.


만약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간에, 산출된 재화에 대한 수요가 균형 수준보다 부족한 수요부족이 발생한다면, 이는 곧바로 경제 침체(economic slump)로 이어진다. (불충분한 상품 수요는 현재 존재하는 노동력과 자본 서비스를 오롯이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유발하고, 그것이 곧 실업으로 해석된다.)


그러한 사고방식 하에서는, 총수요를 진작시키고 경제 침체를 유발할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 정부 주도의 확대 재정 지출을 하는 것은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인다. 정부가 부족한 수요를 충당하면, 그에 따른 실업이 해소되고,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질 저축의 중요성(The Importance of Real Savings)


그러나 그러한 케인즈의 이론에서 한 가지 빠진 것이 있는데, 바로 실질 저축의 중요성이다. 예를 들어서 10단위의 빵을 생산한 제빵사가 있다고 하자. 그는 전체 10단위 중에서 2단위의 빵은 자신이 소비하였고, 나머지 8단위를 저축하였다. 저축해놓은 빵은 신발공과의 교환에 이용하여, 신발 한 켤레로 바꾸었다. 이 예시에서, 그는 저축해놓았던 8단위의 빵을 통해서 신발을 구매하는 것을 성공했다.


주목할 것은 그 교환한 빵을 통해서 신발공의 삶과 복리가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이와 유사하게 신발공은 만들어낸 신발을 통해 빵을 구매하였는데, 자신이 빵을 구매하고자 교환한 신발은 제빵사의 복리를 유지하는 데에 이용되었다.


이제 제빵사가 또 다른 오븐을 구비하여 빵의 생산을 늘리고자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는 자신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 오븐 제작자를 고용하고, 정확히는 그가 가지고 있는 노동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는 화덕을 만들어준 기술자에게 자신이 만들어낸 빵의 일부 단위를 통해 값을 치른다. 여기서 다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기제가 있다. 화덕을 만들어내는 서비스는 최종 소비재인 빵의 생산에 의해서 가능했다는 점이다. 만일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빵의 생산 공정이 원활히 작동하지 못한다면, 제빵사는 화덕 제작자에게 값을 치르지 못할 것이고, 화덕을 만들려는 계획은 왜곡되어 실행되지 못할 것이다.


동일한 논리는 국민경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케인지언 사고방식대로 잠재 산출량보다 실제 산출량이 더 부족한, 경기 침체에 국면에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는 조치를 취한다고 하자. 그렇다고 하여 정부 지출의 증가가 경제의 실질 산출량을 늘리는 기제로 작용하지는 못한다.


실질 저축의 유동 또는 저축된 최종 소비재에 기초한 필수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정부 지출이 곧 전반적인 경제계의 생산 활동을 고취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앞선 제빵사의 예시에서, 최종 소비재 곧 빵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제빵사가 그의 생산 활동 수단인 화덕을 관리 및 확대시킬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제빵사의 경우와 유사하게, 다른 생산자 역시 최종적이며 실질적인 소비재를 가지고, 일정분을 저축해야만 자신이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교환의 상황에서 화폐라는 매개 수단을 도입한다고 해서, 저축이 가지고 있는 본질이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돈, 화폐는 곧 교환의 매개(a medium of exchange)일 뿐이다. 화폐는 근본적인 교환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상품의 유동성을 활성화시키는 데에 이용될 뿐이지, 결국에는 최종 소비재라는 실질적 가치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산출량을 창출하지 못하고, 그저 창출되었던 과거의 부를 이전하여 정부가 대신 지출하는 것으로는 전혀 실질의 부를 창출할 수 없다. 사실이 이러한데, 어떻게 정부 지출의 증가가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것일까?


정부에 의해 고용되어 근로하는 무수한 이들은 자신의 근로활동에 따른 보상을 기대한다. 정부가 이들 근로자들에게 급료를 지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장에서 실제로 부를 창출해내고 있는 이들에게 조세를 징수하는 방법 밖에 없다. 조세 징수를 통해서 정부는 부의 창출 과정을 약화시키고, 경제 회생의 가능성을 저해하는 역효과를 낳는다.


정부의 재정 정책에 따른 총수요 진작은 실질 저축의 유량이 정부 지출 행위를 뒷받침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할 때에 작동 가능하다. 정부에 의해 정(+)의 성장세가 민간 부문의 성장 동력을 저해하지 않아, 견실한 성장이 가능한 때를 의미한다. 실질적인 경제 활동의 전반적인 증대는, 이러한 경우 정도에서 벗어나서 정부의 느슨한 재정 정책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실질 저축의 유량이 그 규모가 어느 정도든지 간에 정부의 확대 재정 정책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전반적인 실질 경제 활동은 회생될 수 없다.


그러한 경우 정부가 더욱 지출 규모를 늘리면 늘릴수록, 그저 정부는 부의 창출자인 민간으로부터 부를 갹출해갈 뿐이고, 그에 따라 미래의 경제 회생 가능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뿐이다.


앞선 제빵사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제빵사가 사는 나라의 정부가 조세라는 제도를 바탕으로 빵을 만들어낸 제빵사로부터 빵을 갹출하려 할 때, 제빵사는 조세 제도 이전보다 더 적은 수준만을 저축으로 남겨둘 것이다. 결과적으로 제빵사는 화덕 서비스를 고용하여 생산 활동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조차 실현하지 못하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경제를 위해서 빵을 가져간 것이 새로운 빵을 만들어낼 기회를 박탈시킨 꼴이다.


정부의 행보에 있어, 정부 지출이 앞서 언급한 수준보다 더 증대되고, 그에 따라 수취하는 조세도 증대되게 되면 제빵사는 지금 이용하고 있는 화덕을 충분히 가용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양보다도 더 적은 빵을 만들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제빵사는 기존의 화덕을 원활하게 유지관리 하기 위한 보수 서비스를 이용하지도 못할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실질적인 빵의 산출량은 줄어들게 된다.


이 제빵사의 경우와 유사하게, 민간 영역에서 부를 창출하는 생산자들은 정부 지출의 비대함에 의해서 자신이 생산한 최종 소비재를 보다 적게 저축하게 된다. 그러한 상황은 결국 현재의 재화와 서비스의 산출행위마저도 저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우려했던 침체는 더욱 가속화되고, 전반적인 실물 경기의 진작은 불가능하게 된다.


결국 정부 지출 증가는 일반적으로 부의 창출 과정에서 작용하는 동력원을 약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하여, 본래 의도했던 것과는 정 반대의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하여 미제스(Ludwig von Mises)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정부하는 재정지출이란 시민들에게서 갹출한 것만을 다시 지출하거나 투자하는 것임을 강조해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의 재정지출 및 투자는 시민들을 포함하는 민간 부문의 지출 및 투자를 자못 위축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본 내용은 https://mises.org/wire/government-spending-doesnt-create-economic-growth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이 글은 경제지식네트워크(FEN) 해외 정보 번역 코너 https://fenkorea.kr/bbs/bbsDetail.php?cid=global_info&pn=3&idx=8413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번역: 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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