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21세기의 공화당 지지자들이 생각하듯이—”신을 믿지 않는 사회주의자들”이 세상을 집어 삼키고 있다는 사실을 반박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다. 애덤 스미스의 시대에는 애드먼드 버크(Edmund Burke)와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 그 8년 후에는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그리고 오늘 날에는 트럼프를 위시한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국부론”은 쓰여졌다.
애덤 스미스의 주장은 1848년에 프레데릭 바스티아(Frederic Bastiat)에 의해 다시금 역설되었고, 1946년 헨리 헤즐릿(Henry Hazlitt)에 의해 계승되었다. 하지만 [역자 주: 보호무역주의의 주창자들은] 스스로가 자초한 피해를 다른 경제정책의 탓으로 돌림으로써 이런 경제적 오론을 지금까지 잔존시켜왔다.
깨진 유리창의 오류
한 트럼프 지지자가 운동화 한 켤레에 새겨진 “메이드 인 차이나” 표시를 보게 된다면, 당장 그것을 집어던지며 “봤지? 쟤네들이 우리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니까?”라고 푸념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바스티아가 말했던 '깨진 유리창의 오류’를 그대로 재현하기 시작한다. 아마 이런 식으로 말이다:
“중국이 우리 수출품에 관세를 매겨서 우리는 중국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어. 그런데 우리는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상품들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아서, 수입한 중국 운동화들이 우리 것보다 쌀 수밖에 없다니까. 미국 운동화 제조업 일자리가 중국한테 빼앗기는건데, 중국의 제조업 일자리는 미국으로 오지 않지.”
무역 보호론자들은 [역자 주: 이른바 중국의 '불공정 무역’으로 인해] 단지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었을 뿐 아니라, 그들이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모든 돈이 중국에서 대신 지출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때문에 미국의 기업들이 망하고, 생산을 중단하거나, 여건이 충족된다면 실행에 옮겨질 수 있었던 규모만큼의 생산을 하지 못한다고 덧붙인다. 그렇게 일자리를 잃은 미국 노동자들은 더 이상 외식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식당들은 종업원들과 요리사들의 규모를 줄어야 할 것이고, 또 일자리를 잃게 된 사람들의 소비는 또 줄게 된다.
바스티아는 상술한 것들이 “보이는 것”이고, 그들의 주장은 “보이지 않는 것”들을 도외시한다고 지적했을 것이다. 여기서 '보이지 않는 것’은 관세 도입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수중에서 없어질 돈이다. 예를 들어, 전에는 100달러에 살 수 있었던 운동화를 관세 도입으로 200달러에 사야할 수도 있다. 이 말은 그들이 관세 도입이 없었다면 수중에 있었을 100달러가 없어진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사라진 100달러는 다른 상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소비자의 100달러로 유지되었던 일자리도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일자리
이렇게 말하면, 무역 보호론자들은, “하지만, 운동화를 살 때 100달러를 아껴봐야 년간 50,000달러 규모의 신발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 것을 매울 수 있습니까?”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이 역시도 같은 종류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먼저, 50,000달러가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는 전제 하에 실직한 신발 제조업 노동자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나설 것이다. 그리고 새로 찾은 일자리의 임금은 조금 적어질 수 있지만, 사실 애초에 관세가 있었을 때 노동자들이 받았던 높은 임금이 그 일자리에 대한 시장 가격이라고 할 수 없다. 정부 개입이 임금 수준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것이다.
아마 유일한 차이는 (역자 주: 이직에 따른)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일 것이다.
둘째로, 우리는 줄어든 신발 제조업 일자리의 수를 신발을 소비하는 사람의 수에 비교해야 한다. 의류 제조업 전체가 미국에서 백만명 정도만을 고용한 반면에, 미국 내 운동화 소비자들은 수천만~수억명에 달한다.
미국인들은 운동화에 관세가 붙지 않았을 때 더 유리하다. 관세가 없다면, 그들은 운동화 한 켤레 당 100달러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고, 이 100달러는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그리고 수 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사용된다.
같은 논리가 중국과 다른 나라에 “빼앗겼다”는 제조업 일자리 문제에도 적용된다. 미국인들이 자동차나, 의류, 아이폰이나 보브캣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때문에, 해외의 다른 경쟁자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미국 기업들을 애용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담 스미스 이후에 모든 자유시장 옹호론자들이 변호해왔던 “비교 우위”이다.
관세도 세금이다
이 원칙은 소비에서 적용되듯이 생산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혹자는 이번 주에 제안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제철 및 알루미늄 관련 산업에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지금 해외에서 값싼 철강과 알루미늄을 수입해와 생산를 유지해온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은 높아진 생산단가에 따라 가격을 올릴 것이고, 마침내 해외 시장에서 그들의 경쟁력을 잃게 할 것이며, 소비자들을 오른 가격에 허덕일 것이다.
보수주의자들은 미국의 납세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집을 대신 사줘야 할 이유가 없다(don’t owe other people houses)”고 이야기 한다.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이 논리는 모든 경우에 적용되어야 한다. 미국의 납세자들은 노동자들의 높은 임금을 감당할 그 어떤 의무도 없다. 결국, 관세 도입의 결말은 이런 것이다. 미국의 납세자들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위적으로 올리기 위해서 부담을 져야하는 코미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국 정부들이 미국의 수출업자들을 공정하게 대하지 않기 때문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나라들은 관세를 낮추고 있지 않고 있어요! 우리는 '공정 무역’을 원합니다!” 과거에 중상주의자들이 (역자 주: 여러 보호주의적 정책을 변호하기 위해) 펼쳤던 논리보다 나을 게 대체 뭔가. 다른 나라들이 계속 관세 정책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여전히 미국인들은 모든 같은 이유로 운동화 한 켤레에 대해 100달러가 아닌 200달러를 지불하는 것이 유리하다.
혹자는 만약 어떤 나라가 “자유 무역 조약”을 맺고서 자국 제조업에 보조금을 줌으로써 부당한 혜택을 준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묻는다. 바스티아는 이미 170여년 전 이 오류를 “양초제조업자들의 탄원서(Petition of the Candlemakers)”라는 제목의 풍자로 철저히 논파한 바 있다. 만약 당신이 LED 전구 제조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햇빛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 이상, 당신은 아무리 다른 나라가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준다 하더라도, 수입해 오는 상품들에 관세를 매기는 것에 대해 찬성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어떠한 거짓된 논변이 관세를 옹호해도 관세는 단지 또 다른 세금일 뿐이다. 다른 나라에서 자국 기업 보호와 같은 명목으로 그 어떤 정책들을 펴고 있다 한들, 우리 자신에게 더 세금을 부과한다고 해서 도움이 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경제학은 모두에게 적용된다
잊지 말자. 관세의 모든 보이지 않는 것들과 악효과는 외국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들이 자동차에 관세를 매긴다면, 자국 소비자들은 다른 상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했을 수도 있을 여분의 돈을 잃게 된다. 또,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들은 가격을 올려야 할 것이고, 경쟁력을 잃고 말 것이다. 한 부분에서 이득을 본다면, 반드시 다른 부분에서는 손해를 보게 되고, 우리가 경험했듯이 전체적으로 보면 '손해’이다. 외국의 정부들이 펼치는 자국 산업 보호책들은 그 근본에서 한계가 있는 것이다.
관세는 절대로 경제에 좋지 않고, 특히나 인플레이션 버블이 터지기 임박했을 때는, 최악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1920년대 연준은 통화 팽창적 정책을 실행함으로써 인위적으로 호황에 부채질을 했고, 마침내 호황을 버블로 바꾸었다. 연준이 긴축을 시작하면서 시장은 곤두박질쳤고, 불황이 찾아왔다. 공화당의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스무트-홀리 관세 정책으로 대응했고, 이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그는 스무트-홀리법을 시작으로 수 개의 개입책을 내놓았고, 그의 정책과 FDR의 정책의 차이점은 단지 그 규모였다.
FDR은 후버의 개입책을 더욱 심화시켰고, 결과적으로 불황을 거의 20년 동안 지속시켰다. 세간의 인시거과는 달리 대공황은 2차 전쟁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불황은 전쟁이 끝나고, 세금과 정부지출을 대폭 줄이고 나서야 끝난 것이다.
이미 경험한 적이 있지 않나? 원작이 별로면, 리메이크는 더 별로일 수 밖에 없다. 조금 희망적인 것은, 미국인들이 드디어 무언가 깨우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무트-홀리법에 대한 FEE의 글이 구글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음에는 바스티아와 해즐릿이 관심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본 내용은 https://capx.co/the-foolishness-of-tariffs-has-been-obvious-for-centuries/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번역 : 조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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