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진보는 직선적이지도, 보장되어 있지도 않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삶의 질과 관련된 다양한 지표들에 따르면 세계가 나아지고 있다고 해도 개중의 개별 국가들은 퇴보 중일 수 있다. 그것도 아주 극적으로 말이다. 이 현상을 가장 여실히 보여준 두 국가를 꼽으라면 베네수엘라와 짐바브웨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국가는 새천년을 앞두고 가난과 독재로 향하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만다. 그렇다면 이 나라들의 비난받아 마땅한 정권들은 어떻게 그토록 긴 시간을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간단하게 말해, 두 정권은 많은 국민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정권 유지를 최우선시 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들은 자신의 국민들을 궁핍하게 만듦으로써 자신들의 위치를 더 공고히 하였던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힘들겠지만 20세기의 대부분 동안 베네수엘라는 남미 국가 중 가장 부유한 국가중 하나였다. 하지만 1998년, 중령 휴고 차베스(Hugo Chavez)가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그는 베네수엘라 내의 재산권과 법치주의, 시장경제를 파괴해가며 남아메리카의 부강한 국가를 21세기의 사회주의 국가로 변모시키기 시작했다. 반면 짐바브웨는 아프리카의 가장 부유한 국가였던 적이 없다. 아프리카의 가장 부유한 국가의 지위는 항상 남아공의 차지였다. 그래도 짐바브웨는 제법 성숙한 경제와 함께 아프리카 국가중 잠재력을 지닌 국가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1999년, 로버트 무가베(Robert Mugabe)는 자국내 영농업자들이 자신의 정적들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그들의 재산을 무력으로 빼앗는다.
그 이후, 두 국가의 경제수준은 폭락하였다. 베네수엘라의 평균 소득은 차베스 집권 이후 21%가 떨어졌다. 짐바브웨는 최악이었던 2008년에 1998년 대비 55%나 위축되었다. 세계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올해 13,000%의 초인플레이션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였고 짐바브웨는 2008년 5,000억%의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실업률은 급증했고 기근이 만연했다.
이 두 국가에서 사회주의적 정책이 되살아난 것이 더욱 비극적인 이유는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는 이들과 대비되는 자유시장체제의 대표적 성공사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칠레가 1973년에 경제개혁을 시작하였을 때의 평균 소득은 베네수엘라의 37%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2017년 현재, 칠레의 평균 소득은 베네수엘라보다 79%나 높다. 1966년 독립 이래로 보츠와나는 시장친화적 경제 정책을 유지하였다. 1966년에 보츠와나의 평균 소득은 짐바브웨의 54% 수준이었다. 2016년, 짐바브웨 국민들은 보츠와나의 국민들의 12%정도의 소득만을 올렸다.
(참고적으로 소득 측정치를 다르게 썼는데, 보츠와나에 대한 구매력기준 자료가 없었고 세계은행(World Bank)에서도 베네수엘라에 대한 최근의 인플레 조정 자료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차베스는 칠레의 사례를 무시하고 쿠바의 모델을 따르기로 선택하였다. 무가베도 마찬가지로 보츠와나의 성공은 무시한 채 소련의 모델을 채택했다. 그는 또한 북한과의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북한은 짐바브웨의 군대를 훈련시켰고 무가베와 그의 후임자인 에메르손 음난가그와(Emerson Mnangagwa)는 이를 이용해 1980년대에 자국내 반대파들을 억압하였다.
국민들을 빈곤하게 만드는 독재 정권이 자신들의 잘못으로 인해 스스로 무너진다는 통념과는 달리 쿠바와 북한의 정권은 그러한 정권이 놀라울 만큼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간단히 말해 국민들을 빈곤하게 만드는 게 정권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경제의 붕괴는 사람들의 관심을 사회적 변화로부터 생존으로 옮기기 때문이다. 초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을 궁핍하게 만들고 정부를 향해 효과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능력을 앗아가 버린다. 심지어 일상생활을 이어나가게 해주는 필수적 거래마저 없애버린다. 음식과 의약품을 포함한 남은 자원들은 정권에 친화적인 사람들에게만 분배된다. 지식인층과 자본가들과 같은 정권에 위협적일 수 있는 이들은 해외로 도피한다.
베네수엘라와 짐바브웨의 정권들은 저자의 정권에 대한 몰락 예측 등의 숱한 예상들을 깼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어떠한 것도 하지 않았다. 빈곤과 불평등을 개선하기는커녕 베네수엘라와 짐바브웨의 집권자들은 이를 악화시켰다. 베네수엘라의 21세기 사회주의와 짐바브웨의 해방 운동이 남긴 것이라고는 집권자들의 권력 유지를 향한 의지뿐이다.
본 내용은 https://capx.co/the-vicious-cycle-that-props-up-dictatorships/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번역 : 박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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