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경쟁의 힘: 카페거리에서 깨달은 자유경제의 진리

김한슬 / 2024-11-20 / 조회: 27

바쁜 일상 속에서 카페와 달콤한 디저트는 나에게 소중한 쉼터와도 같다.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내게 있어 단순한 소비 행위가 아닌 일종의 여유와 만족을 주는 경험이다. 오랜 기간 다양한 카페를 즐겨 찾다 보니, 자유경제의 원리가 어떻게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체감하게 되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내가 경험한 시장 경쟁의 긍정적 효과, ‘차별화된 가치의 창출’과 ‘적정가격에서의 거래’ 그리고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로서 깨달은 것은 공정한 규칙이 존재하는 한 경쟁의 심화는 소비자의 편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집 근처 카페의 메뉴는 대체로 대동소이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다양한 개인 카페들이 들어서며 경쟁이 심화되었다. 새로운 경쟁업체들이 등장하자 기존의 카페들도 더 이상 기존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서비스와 메뉴를 혁신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새로운 메뉴의 개발과 품질 및 고객 서비스의 향상이었다. A카페는 인근에 새롭게 문을 연 경쟁 카페의 인기를 의식해, 크루키나 두바이 초콜릿과 같이 트렌디하고 주변 카페에서는 팔지 않는 디저트 메뉴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그 건너편에 있던 B카페는 원두를 더 좋은 품질로 교체하고 두유나 디카페인 옵션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맞춰 서비스를 질적으로 향상하고자 했다. 위의 두 사례와는 달리 기존 고객의 충성도만을 믿고 있었던 T카페는 이렇다 할 혁신이나 차별점 없이 운영을 계속했다. 그 결과, T카페는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의 감소로 1년여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이처럼 자유경쟁 시장에서는 각 카페가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소비자에게 어필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안주하는 순간, 다른 경쟁업체에게 소비자를 빼앗기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 덕분에 나 같은 소비자들도 더 나은 품질과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경쟁은 합리적인 가격을 결정하도록 한다는 점에서도 이점을 지닌다. 앞의 사례처럼 새로운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도 있는 반면, 가격적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들도 생겨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다양한 ‘초저가’ 카페들이다. 나 역시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형태의 소비를 지향하긴 하지만 늘 그런 것만은 아니다. 특히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대학생으로서 카페인을 수혈받아야 하는 순간에는 4500원, 5000원 하는 커피값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1000원대 커피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한국 커피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경쟁이 심화되자 ‘더 싸고 더 큰’ 커피를 메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빽다방, 메가커피, 컴포즈 커피와 같은 신흥 저가 커피업체들은 점차 고여가는 한국 커피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로 하여금 ‘저렴한 테이크아웃 커피’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카페를 자주 다니는 소비자로서, 나는 자유경쟁 시장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분명히 체감했다.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려는 다양한 카페들 덕분에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더 나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었고, 서로 경쟁하며 품질이 끊임없이 개선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만일 정부에서 커피는 현대인의 필수품이니 ‘모두 3500원으로 가격을 동결하라’고 말했다면, 우리는 위와 같은 선택의 자유와 경험의 다양성을 누릴 수 있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확신한다. 오히려 원재료값 등 외부의 변동사항에 대처하기 어려운 카페들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였을 것이고, 그나마 살아남은 카페들 역시 서비스 향상의 동인을 찾지 못하였을 것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만 하는 고품질의 커피는 물론 ‘1000원커피’와 같은 저가 카페 프렌차이즈 역시 생겨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이처럼 자유로운 시장은 자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될 때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진리는 비단 ‘우리 동네 카페거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는 정부의 개입이 아닌, 시장의 자율성을 통해 더 나은 품질과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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