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 이윤의 역설: 대형 플랫폼의 저수익 구조

오채은 / 2024-11-20 / 조회: 26

대형 플랫폼 기업들은 막대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수억 명의 고객을 보유하여 큰 이익을 누릴 것이라 기대되지만, 이들 대부분이 저수익 구조에 시달린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낮은 이윤율을 단순히 기업의 비효율성 때문으로 볼 수 있지만, 사실 현대 디지털 시장의 고유한 구조적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 초과 이윤이란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얻는 막대한 수익을 뜻한다. 한 기업이 초과 이윤을 얻으려면 경쟁자가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시장 내 가격 결정권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플랫폼 경제에서는 전통적인 독과점 시장의 이윤 논리가 복잡하게 전개된다. 즉, 규모가 커질수록 이윤을 낼 가능성이 줄어드는 초과 이윤의 역설이 발생하는 것이다.


초과 이윤의 역설은 대형 플랫폼의 수익 구조에서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플랫폼은 광고 수익과 데이터 수집, 수수료 등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 따라서 플랫폼 사용자가 많을수록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할 수 있고, 광고를 송출하며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은 사용자를 증가시키기 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혜택을 제공하고, 나아가 무료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렇게 규모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인프라와 운영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순이익은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엄청난 사용자 수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익성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플랫폼 시장의 경쟁적 생태계는 위에서 설명한 수익 구조와 결합하여 상황을 악화시킨다. 경쟁적 생태계에서 플랫폼 기업은 큰 가격 결정력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사 플랫폼의 상품이 최저가가 아닌 경우 고객은 대부분 타 플랫폼으로 이동할 것이고, 이를 막기 위해 항상 최저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결과적으로 플랫폼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혜택을 확대하며 적자 상태까지 감수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배달 플랫폼들은 각종 할인 혜택을 상시 제공하고 무료 배달을 제공하기 위해 낮은 이윤을 감수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쟁적인 비용 지출이 결국 이윤을 떨어트린다. 


경쟁적 생태계는 다른 측면에서도 플랫폼의 이윤을 떨어트린다. 여러 플랫폼은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들에서 지급하는 수수료를 통해서도 이익을 얻는다. 하지만 오프라인 업체들이나 백화점처럼 좋은 입지와 대체재가 한정적인 사업과는 달리 대체재가 넘쳐나는 플랫폼 사업은 협상력이 부족해 높은 수수료를 받기 어렵다. 압도적인 1위가 없는 현 상태에서 공급자에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면 언제든지 공급자가 떠나갈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확보되지 않는 이상 수수료를 마음껏 인상할 수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소비자와 사업자가 모두 플랫폼에 종속되는 구조로, 독점적이므로 플랫폼 기업들이 높은 수수료를 요구해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플랫폼 시장이 경쟁적일 뿐 아니라 급격히 변화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플랫폼의 지속적인 혁신 투자는 필수적이다. 안정적인 이윤 창출을 위해 높은 수수료로 안주하다가는 언제든지 새로운 혁신 플랫폼에 지위를 빼앗길 수 있는 것이다. 안정적인 이윤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의 높아지는 재투자 비용은 낮은 수익성을 잘 설명한다.


이렇듯 대형 플랫폼의 저수익 구조는 오늘날 시장 구조가 낳은 필연적 결과로 볼 수 있다. 규모 확대를 통한 시장 지배력 확보가 큰 초과 이윤을 보장하지 않는 초과 이윤의 역설 시대에서 플랫폼 기업의 생존 방안은 눈여겨볼 만한 문제이다. 플랫폼 기업들이 이런 역설을 어떻게 풀어낼지,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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