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주의 지지 성향의 역사적 원인과 한국 복지의 방향

박승빈 / 2024-11-20 / 조회: 25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방식의 복지 제도가 존재한다. 저소득 가정에 지급하는 기초생활수급비, 근로 여력이 있는 이들에게 제공되는 자활 근로와 자활 근로 사업비, 각종 의료지원 혜택, 공공일자리, 1인 여성 가구에 대한 지원책, 특정 계층에 대한 특수한 복지지원 등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상당수의 국민은 한국도 북유럽계 국가들이 실시하는 보편복지, 소위 요람부터 무덤까지 책임지는 복지를 요구한다. 몇몇은 심지어 재벌해체와 극단적인 세금, 즉 사회주의 체제로의 변환을 요구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왜 나오는 것이며, 자유시장 경제 대한민국의 복지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한국은 예로부터 사회주의에 친화적일 수밖에 없는 배경을 가진 나라이다. 단지 사회주의가 뭔가 온정적이고 듣기 좋아 보인다는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으로 대단히 사회주의와 동질적인 국가이기 때문이다. 


조선은 성리학을 위시한 유교 근본주의 국가였다. 이러한 유교의 이상향은 요순우탕 시대로, 이들은 원시 부족공동체 형태의 공산사회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요순시대는 소위 기독교 공산주의에서 주창하는 원시교회 시대와 유사하니만큼 한국 사회는 사회주의가 뿌리내리기 매우 좋은 토양인 셈이다. 이러한 통치 철학을 바탕으로 조선의 통치는 기본적으로 지도자와 국가가 백성을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대표적인 예가 환곡 제도로, 삼정의 문란 이전의 환곡은 국가가 나서서 저리로 양곡을 지원하는, 국가 주도의 복지체계였다. 또한, 혜민서 등을 만들어 정부 주도로 빈민들에게 의료지원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한국은 식민지 시대를 거쳐오며 소위 사회주의 민족국가 건설에 심취한 지식인들이 많았다. 자유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던 국가들이 대부분 제국주의 국가였고, 상당수가 일본제국과 동맹상태였던 만큼 한국에서 사회주의란 자유시장 경제보다 훨씬 매력적인 선택지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과 같은 자유시장 경제 체제하에서 실시되는 현존 복지 정책은 어떠한가? 


대단히 문제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시기 혼란스러운 사회상 속에 수많은 복지 정책이 남발되었고, 그 과정에서 '월 400만 원 복지예산 수령자’ 같은 괴담 아닌 괴담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는 소위 '쉬는 청년’ 지원문제로 옮겨오면 더욱 심각해진다. '쉬는 청년’은 소득이 없고 재산이 낮은 경우 조건부 수급자로 지정되어 지역자활센터에서 제공하는 공공일자리에서 일하고 자활 근로 수당을 받는다. 이것이 청년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이처럼 보편복지의 명목으로 지원되는 각종 수당, 근로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지원되는 현금성 지원, 부정수령자 문제까지 정부에서 집행하는 복지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주도하는 복지라는 환상을 깨야 한다. 자유 시장경제 체제로서 국가는 생존의 한계에 내몰린 국민을 위한 사회안전망의 역할과 노력하고자 하는 이를 위한 최소한의 사다리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개개인의 경쟁을 통해서 사회 발전을 이룩하는 체제인 이상 한계선 아래로 밀려나는 이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다시 올라설 바탕을 마련해 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외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복지의 민영화일 것이다. 민간 재단에 복지사업을 위탁하고, 정부에서는 예산 집행의 타당성, 복지 수혜자의 만족도 등을 평가해 기관끼리 경쟁시키면 보다 적은 예산으로 복지가 정말 절실한 사람에게 지원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 일대일 복지 매칭 서비스를 보증하고, 이용자에게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기부자는 기부금이 제대로 집행되었는지 항상 의구심을 갖게 되는데, 국가가 보증하는 일대일 복지지원 서비스를 통해 세금감면과 핀포인트 복지를 확인하고, 수혜자는 복지예산이 집행되는 긴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으니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형태이다.


수많은 국민은 사회주의 복제체제가 마치 삶을 획기적으로 안정적으로 변화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그 결말은 페론주의의 광풍 아래 신음하는 남미 국가일 뿐이다. 언제나 '너에게 모든 것을 제공해 주는 정부는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다.’라는 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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