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LCC)업계와 선택할 자유

안지완 / 2024-11-20 / 조회: 25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이슈로 항공업계가 뜨겁다. 아울러 점점 증가하는 저비용 항공사의 수는 앞으로의 항공업계의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다만 한 가지 강한 자신을 갖고 전망할 수 있는 점이 있다면, 그것은 다양한 항공사들의 등장과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이 소비자에겐 확실한 효용으로 돌아올 것이란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항공업계는 근 20년간 가장 크게 변화한 산업 중 하나이다. 자유시장 경제를 바탕으로 국민소득의 눈부신 성장을 이룬 우리나라는 2000년대에 들어서며 해외여행 시장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수차례의 금융위기와 전염병 확산으로 그 수요와 규모의 타격을 입었음에도 항공업계는 시장경제를 통해 꾸준히 성장해나갔다. 현재에는 LCC(Low Cost Carrier), 즉 저비용 항공사만 무려 9곳이 경쟁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흔히 FSC(Full-Service Carrier)와 LCC로 구분된다. 전자는 최근 합병 이슈로 뜨거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같이 최상의 서비스와 최대의 규모를 지향하는 대형 항공사를 지칭하고, 후자는 앞서 언급한 9곳의 저비용을 추구하는 항공사를 지칭한다. 세계적으로도 LCC의 등장은 비교적 최근인 199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FSC는 장거리 노선과 최상의 서비스를 추구하였기에 소비자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으며, 노선에 있어서도 선택의 폭이 좁았다. 이에 FSC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LCC인데, 이들은 기존의 대형 항공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던 단거리 노선을 운행했으며 원가절감을 통해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그렇게 소비자에겐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선택지가 생겨났으며 '선택할 자유’를 얻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항공권의 수요층이 다양해지며 그 수는 더욱 증가하게 되었고, 사회 전체의 효용은 당연 증가하였다.


항공업계는 여객기를 운용한다는 특수성으로 인해 시장에의 신규 진입이 어렵다. 때문에 불과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여도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에게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이 유일한 선택지였다. 그러나 이후 한성항공(티웨이 항공의 전신)과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이 시장에 진입해 선택지는 다양해지고 업계의 규모는 증가해나갔다. 최근에도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 사가 설립되고 취항노선을 늘려가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꾸준히 증가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외에도 아시아 지역의 LCC는 2000년대에 들어서 규제완화와 항공자유화의 확대를 통해 그 시장규모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LCC 수의 증가만이 시장의 효용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절차에 있어 경쟁당국의 심사가 마무리단계에 다다른 현재, 합병이 가시화됨에 따라 이들의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의 통합 LCC도 출범도 전망된다. 그 외에도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통합 LCC, 제주항공의 타 LCC 매각 인수 등의 이슈는 앞으로의 항공업계의 변화를 암시한다. 이러한 이슈들이 현실화된다면 LCC 업계는 통합항공사의 형태로서 자본력을 기반으로 노선을 늘리는 등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의 양적, 질적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이는 곧 소비자들의 선택지의 다양화 및 효용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인류는 그간 수많은 사회실험을 겪어왔다. 크게는 막대한 비용을 안긴 공산주의 혁명부터 작게는 정부의 개입을 통해 시장을 조정하고자 하였던 자본주의의 수정까지 수많은 아이디어와 청사진을 가지고 경제적 실험을 해왔으나 모두 완벽히 성공적이진 못하였다. 그중 한 가지 가장 성공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실패의 위험이 적은 시스템을 찾아낸 것이 바로 온전한 자유시장 경제체제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수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실패와 반성을 통해 찾아낸 가장 잘 다듬어진 답이 바로 자유시장경제인 것이다. 2024년의 대한민국의 항공업계는 시장경제를 통해 성장해왔고, 나아가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며 효용을 우리 사회에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혹은 앞으로의 정부 역시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어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며 항공업계와 국민적 효용의 동반 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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