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미치는 효과

박영규 / 2024-11-20 / 조회: 34

최근 내년 최저임금 확정에 관한 뉴스 기사를 접하고 근래 들어 우리 주변에 보이는 노동 시장에서의 자동화 사례들이 떠올랐다. 가령 우리가 외식을 간다면 문의 사항이 있는 경우 AI 챗봇이 문의 사항을 접수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제시한다. 식당에서는 키오스크가 주문 및 결제를 담당하고, 서빙 로봇이 식당 내 정해진 동선을 따라 음식을 우리 앞에 가져다준다. 기존 인력들도 대체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최저임금의 상승이 노동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졌다.


개인적으로 여러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며 이제 막 개업한 가게, 고객층이 확고하지 않아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사업장의 경우 고정 지출로서의 아르바이트 고용조차 버거워 보이는 현장을 목격했다. 나는 항상 근로자의 입장이었기에 최저임금의 상승이 당장 내 소득이 늘어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만, 처음으로 고용주 입장에서 제도를 바라보고 급변하는 시대 해당 제도가 시장, 사회 전반에 어떻게 작용할지 고찰해 볼 필요를 느꼈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각 주체는 자유로운 경쟁과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 노동 시장에서는 고용주와 근로자가 계약을 성사하며 노동을 제공, 소비한다. 하지만 노동 시장에서 모든 계약이 공평하게 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시장에서 한쪽에 불리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다분한 경우 시장에 직접 개입해 시장가격을 제한하기도 하는데 이를 가격통제라고 한다. 가격통제는 가격 상한제와 가격 하한제로 구분되며 최저임금제의 경우 후자에 해당한다. 최저임금제란 시장가격이 너무 낮아 공급자(근로자)를 보호해야 할 상황에 정부에서 설정한 최저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고용 계약을 체결하게 하는 제도이다. 이는 노동 시장에서 상대적 약자인 근로자의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최저 임금제가 시행되지 않는 가정 하에는 수요와 공급 곡선이 만나는 균형 가격에서 거래된다. 그런데 가격 하한제가 실행되어 최저 가격이 균형 가격보다 높게 설정된다면 수요, 공급 곡선이 만나는 가격선에서 균형점이 이동하게 되는데, 이때 균형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고용주의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더 높은 임금을 받고 노동을 공급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 결과 고용은 더 적은 쪽인 고용주가 원하는 만큼 이루어지고 해당 격차만큼 노동이 초과 공급되는 상태가 발생한다. 이는 균형 상태로 이끌어야 할 가격이 역할을 잘못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AI 기술의 진보를 통해 여러 분야에서 로봇화, 자동화가 이루어지는 현재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인상은 자영업자와 점주들에게 큰 부담이며, 여러 방향으로 비용 절감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적 여유가 부족하고, 인건비 비중이 크기에 비효율적인 시간대에는 근무자 수를 감축하거나 아르바이트, 파트타이머의 시간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또한,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이들의 업무를 로봇이 대체하는 선택지도 존재한다. 결국 노동 시장에서 정직원을 뽑는 수가 줄어들고,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와 더 일하고자 하는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일자리가 감소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향상을 위해 실행된 최저임금의 상승이 반대로 일자리 감소와 자동화 등의 구조적 변화도 초래하는 비판점도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고용주에게 증가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우려가 발생한다. 대개 원자재, 주원료의 비용 상승이 있을 때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상승하곤 하는데 최저임금 상승으로 늘어난 인건비, 즉 업체 측의 고정 비용의 인상으로 여기고 제공하는 제품, 서비스의 가격을 이에 맞춰 상향 조정을 통해 총 수익을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려 할 수 있다. 결국 임금의 상승분만큼 소비자 물가가 상승해 소비자의 구매력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된 제도가 오히려 압박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장 경제에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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