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왕 카네기는 쌓은 부를 인류 발전에 썼지만…맹목적이고 광범위하게 베푸는 자선엔 반대했죠"
로마 귀족의 자발적 기부는 상류층의 의무인 동시에 곧 명예였다. 공공시설 건축이나 복구를 위해 귀족들이 개인 재산을 내놓는 일도 많았다. 빈곤 퇴치나 다음 세대를 육성하기 위한 기부 도 끊이지 않았다. 로마에서 기부한다는 것은 곧 높은 지위와 명예를 상징했다. 그래서 기부는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뤄졌으며, 로마의 화려한 역사를 세우는 초석이 되었다.
철강사업으로 부를 쌓은 카네기
로마의 기부 전통은 지금까지 고스란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세계 최강국의 위치에 있는 미국 역시 기부문화가 잘 형성돼 있다. 신대륙에 나라를 건설한 미국은 귀족 대신 기업가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미국의 기부문화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사람으로 ‘철강왕’으로 불리는 앤드루 카네기를 꼽을 수 있다. 미국 국민들에게 ‘위대한 기부자’로 불리는 앤드루 카네기는 현재 미국에 존재하는 5만6000여 개 자선재단의 시발점이자 미국의 찬란한 기부문화를 꽃피우게 한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철강회사를 청산해 마련한 5억달러로 자선활동을 시작했으며, 죽을 때까지 자선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어린 시절 카네기는 몹시 가난했다. 1835년 스코틀랜드의 가난한 수직공의 아들로 태어난 카네기는 1848년에 가족과 미국으로 건너와 살기 시작했다. 13세 때부터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닥치는 대로 일했고, 1856년에 철도 침대차 사업에 투자해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재산을 모았다. 철도회사를 거쳐 철강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앤드루 카네기는 막대한 부와 더불어 사회적 명예와 존경까지 받게 되었다. 그야말로 자수성가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자선이 잘못 사용된다”
카네기는 자신이 쌓은 부를 인류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운용했다. 미국과 영국에 3000개의 도서관을 지었으며 과학 발전을 위한 기술원을 설립했다. 문화예술은 물론 전쟁 예방을 위한 활동도 펼쳤다. 그 덕분에 지금도 카네기의 이름을 딴 문화예술단체가 즐비하다.
카네기는 자신의 인생을 두 시기로 나누어 전반부는 부를 획득하는 시기, 후반부는 부를 나누는 시기라고 했다. 그만큼 사회 환원은 부자들의 신성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카네기는 기부에도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었다. 특히 맹목적이고 광범위하게 베풀어지는 단순한 자선에 반대했다. 그 이유는 단순한 자선은 어떠한 효과도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네기에 따르면 “오늘날 이른바 자선이라는 이름으로 쓰는 돈이 1000달러라고 하면, 그중 950달러 정도는 바람직하지 않게 사용된다. 그런 잘못된 자선 행위는 그것을 통해 치유 내지는 경감시키려 했던 악을 오히려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기부문화가 사회 전반에 걸쳐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기부는 역사와 종교적 가르침에서 시작되어 경쟁자에 대한 배려가 더해지면서 고유한 기부 문화를 만들어냈다. 현재도 미국은 국민 대부분이 기꺼이 기부에 참여하고, 기부활동을 통해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한다. 미국 사회에서 기부는 사회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여겨진다. 자발적 기부이기에 참여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정부에서 챙길 수 없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기부는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미덕일 뿐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역할을 해낸다. 이것이 자발적 기부의 힘이다.
미국의 기부는 문화
미국은 부자만이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기부를 명예롭고 자연스러운 사회활동으로 생각한다. 이런 기부문화가 미국을 건강한 사회로 유지하는 힘이 된다. 그리고 기부를 하는 이들은 기부할 수 있게 된 행운을 감사하게 느낀다.
우리는 가끔 기부가 부자의 전유물이라고 착각하지만, 가만히 따져보면 경제적 성공으로 엄청난 부를 얻은 이들만 기부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기부단체에 기부되는 금액 대부분은 소액기부자가 낸 것이다. 또한, 기부의 가장 쉽고 보편적인 방법이 돈을 기부하는 일일 뿐 돈을 통한 기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원봉사나 다양한 관련 활동 등도 기부이며, 타인을 위하는 것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기억해주세요
카네기는 자신의 인생을 두 시기로 나누어 전반부는 부를 획득하는 시기, 후반부는 부를 나누는 시기라고 했다. 그만큼 사회 환원은 부자들의 신성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카네기는 기부에도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었다. 특히 맹목적이고 광범위하게 베풀어지는 단순한 자선에 반대했다. 그 이유는 단순한 자선은 어떠한 효과도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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