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최초의 주식회사죠.
주식 발행으로 자본 모아 기업경제시대 열었어요.
14세기, 유럽 사람들은 베니스의 상인 마르코 폴로가 지은 《동방견문록》을 읽고 깜짝 놀랐다. 마르코 폴로가 묘사한 원나라는 고도로 발달된 선진 문명국이었다. 당시 유럽 사회와 비교할 수 없으리만치 월등한 중국의 생활문화 수준에 감탄을 금치 못했고, 미지의 동방세계에 대한 동경에 휩싸였다.
독특한 투자유치와 중국의 몰락
그러나 유럽 사람에게 경이와 선망의 대상이던 중국의 위상은 1800년대 중반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유럽이 18세기 중반부터 폭발적인 경제성장과 근대적 변혁을 이루었다면, 중국은 전통적인 경제체제에 머물러 있느라 기술혁신과 산업화에서 뒤처졌다. 유럽과 중국의 서로 다른 경제시스템은 결국 번영과 몰락이라는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
두 세계의 결정적인 차이는 기업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 유럽은 기업이라는 조직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고 부와 번영을 이뤘다. 반면 중국은 관료제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민간의 상업성을 억제하였고 결국 유럽에 추월당했다.
16세기는 유럽 해상무역의 중심지가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옮겨가며 무역 범위와 규모가 비약적으로 확대된 시기다. 특히 포르투갈과 에스파냐는 조선술과 항해술의 발달에 힘입어 신항로 개척과 신대륙 발견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무역 상인들은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향신료와 차 등 기호품을 취해서 유럽지역에 되팔며 이득을 얻었고, 라틴아메리카에서 대량의 은을 조달해 부를 이뤘다.
17세기에 접어들며 포르투갈은 에스파냐에 밀리며 동아시아 무역 지배권이 점차 약해지기 시작한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동아시아 무역에 진출한 나라가 바로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1602년 최초의 주식회사 '동인도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동아시아로 진출을 꾀했다.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는 왕실이나 특정 귀족의 지원이 아니라 일반인에게서 동아시아 무역을 위한 투자자본을 모으고, 무역이익을 투자금액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이때 투자자금의 권리를 증명하는 증서를 발급했는데 이것이 바로 최초의 주식이다.
영국·포르투갈 제친 네덜란드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는 유럽에 최초로 주식과 투자의 개념을 도입하여 왕실의 재정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대규모 무역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야말로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곧 영국과 포르투갈을 제치고 최고의 무역회사로 발돋움했다.
이처럼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가 성공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경영과 투자가 분리된 분업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대규모 무역은 성공했을 때 수익이 큰 만큼 실패했을 때 위험도 크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베니스의 상인》에서 안토니오가 샤일록에게 목숨을 잃을 뻔했던 이유도 그의 전 재산을 실은 선박이 폭풍우를 만나 제때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처럼 주식회사에서는 많은 주주에게서 예산을 나누어 출자받기 때문에 위험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고, 그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 또한 공격적인 투자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확률을 높인다. 이와 같이 위험 분산과 리스크 대비 고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 즉 주식회사의 성공요인인 셈이다.
17세기 이후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는 승승장구하며 유럽 전역에 주식 투자를 활성화시켰고 경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주식을 관리하고 거래하는 장소로 증권거래소가 생겨났고,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성공에 자극받은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 잇따라 동인도회사가 설립됐다. 바야흐로 기업경제가 시작된 것이다.
■ 생각해봅시다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가 성공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경영과 투자가 분리된 분업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처럼 주식회사에서는 많은 주주에게서 예산을 나누어 출자받기 때문에 위험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고, 그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 또한 공격적인 투자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확률을 높인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NO. | 제 목 | 글쓴이 | 등록일자 | |
---|---|---|---|---|
124 |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가? 조성봉 / 2019-02-13 |
|||
▶ | [시장경제 길라잡이] 최초의 주식회사 최승노 / 2019-02-11 |
|||
122 | [시장경제 길라잡이] 자원 최승노 / 2019-02-04 |
|||
121 | 공교육의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이진영 / 2019-01-30 |
|||
120 | [시장경제 길라잡이] 중소기업 정책 최승노 / 2019-01-28 |
|||
119 | [시장경제 길라잡이] 세금제도와 정치 최승노 / 2019-01-21 |
|||
118 | [시장경제 길라잡이] 정부와 포퓰리즘 최승노 / 2019-01-14 |
|||
117 | [시장경제 길라잡이] 통화 팽창과 인플레이션 최승노 / 2019-01-07 |
|||
116 | 신재민의 폭로 이후: 정권별 재정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옥동석 / 2019-01-07 |
|||
115 | [시장경제 길라잡이] 시장이 곧 답이다 최승노 / 2018-12-31 |
|||
114 | [시장경제 길라잡이] 경제는 제로섬 게임? 최승노 / 2018-12-24 |
|||
113 | [시장경제 길라잡이] 노동력 부족의 시대 최승노 / 2018-12-17 |
|||
112 | ‘국가부도의 날’은 상대를 잘못 골랐다 이원우 / 2018-12-12 |
|||
111 | [시장경제 길라잡이] 정부개입 최승노 / 2018-12-10 |
|||
110 | 불법시위와 법치주의의 한계는? 원영섭 / 2018-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