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하지 않고 언제나 아이로 남아있으려는 '피터팬'… 정부의 과도한 보호는 중소기업들의 성장 막아요"
누구나 한 번쯤 《피터팬》을 책으로 읽거나 영화 또는 애니메이션으로 보았으리라.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나라, 네버랜드에 사는 피터팬, 그리고 요정 팅커벨. 어느 날 밤, 우연히 피터팬을 만나 네버랜드로 함께 모험을 떠난 소녀 웬디와 두 남동생, 피터팬과 맞서며 호시탐탐 나쁜 짓을 저지를 기회를 엿보는 후크 선장 등등. 꿈의 나라 네버랜드에서 벌어지는 모험 이야기는 지금까지 수많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피터팬》을 읽어보자
아이들의 영웅 피터팬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피터팬 증후군’은 말 그대로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피터팬처럼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 언제까지나 아이로 남아 있으려는 현대인의 심리적 질병 상태를 가리킨다. 흔히 '어른아이’로 불리는 피터팬 증후군 환자들은 육체적으로 성숙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는 어린이처럼 보호받고 의존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어른들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사회적이고 무책임하고 자기중심적인 특징을 보인다.
피터팬 증후군은 다 자란 젊은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창 활발하게 사회경제 활동을 해야 하는 젊은이들이 자기만의 네버랜드에 틀어박혀 있다고 생각해보라. 그 사회가 과연 발전할 수 있겠는가. 노동력 이탈로 경제가 침체되고, 사회 구성원 간의 교류가 사라지니 문화가 발전할 리 만무하다. 더군다나 어른으로 자립해 새로운 가구를 구성하지 못하니 사회 존속마저 위협할 수 있다. 또한, 피터팬 증후군 환자의 개인적 삶도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사회경제적인 무기력은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지고 끝내 비극적인 말년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피터팬 증후군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치료돼야 할 현대인의 마음 증후군으로 꼽힌다.
중소기업 벗어나면 손해
피터팬 증후군에 걸린 젊은이보다 더 중증의 환자가 우리 경제에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의 중소기업이다. 피터팬 증후군에 걸린 중소기업이란 정부의 보호 아래 각종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일부러 대기업으로 성장하기를 회피하고 언제까지나 중소기업으로 멈춰 있으려는 기업들을 일컫는다.
일부 중소기업은 고용이 필요한데도 사람을 뽑지 않을뿐더러 의도적으로 회사를 분할하는 등 중소기업 규모를 유지하려 애쓰기도 한다. 실제로 중소기업 범주를 막 벗어나거나 이를 앞둔 중소기업 10곳 중 3곳, 즉 29.5%가 이를 회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왜 이렇게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이 되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발버둥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 때문이다.
중소기업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은 정책금융, 기술개발 지원, 인력 지원, 판로 지원, 수출 지원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무려 160여 가지나 되는 특혜를 누린다. 그 결과가 압도적으로 높은 중소기업의 비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기업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서 좋을 일은 하나도 없다. 중소기업은 대부분 대기업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고용 안정성도 낮다. 직원의 임금 및 복지 수준도 낮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젊은이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면서도 중소기업으로의 취업은 기피하는 것이다.
청년에게 공짜수당 주는 것도 문제
청년층에게 높은 임금과 복지, 그리고 고용 안정성이 뛰어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높은 생산성으로 국가 경쟁력을 키우고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려면 중소기업이 아니라 대기업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 그러려면 피터팬 증후군에 걸린 중소기업을 정상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중소기업에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지원과 특혜를 거둬들이는 것이다. 중소기업 역시 정정당당한 시장경쟁 속에서 자력으로 살아남게 해야 비로소 많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둘째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짊어져야 하는 규제와 제약을 풀어주는 것이다. 그래야 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내적 동기, 비전을 부여받을 수 있다.
■ 생각해봅시다
피터팬 증후군에 걸린 젊은이보다 더 중증의 환자가 우리 경제에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의 중소기업이다. 피터팬 증후군에 걸린 중소기업이란 정부의 보호 아래 각종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일부러 대기업으로 성장하기를 회피하고 언제까지나 중소기업으로 멈춰 있으려는 기업들을 일컫는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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