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자유무역 확대의 돌파구는 규제혁신이다

최남석 / 2018-08-22 / 조회: 9,269

한국은 상품수출에서 2017년 세계 5위였다. 반면에 서비스무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역수지 최대적자를 기록했다. 사실 한국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인 서비스무역수지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52개국과 FTA를 발효하여 글로벌 자유무역의 선두주자라고 자명하는 한국의 위상에 맞도록 서비스자유무역을 확대하기 위해서 지금 가장 우선적으로 실행해야하는 일은 무엇일까?


서비스자유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중요한 요소는 서비스무역장벽이다. 국내외 국제무역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출국의 생산능력, 수입국의 수입수요, 수출국과 수입국의 경제규모, 양자 간 무역흐름에 걸림돌 역할을 하는 물리적 거리, 경제제도, 언어, 수출입 대상국 상호간의 육로 접경 여부 등의 역할을 모두 고려한 후에도 서비스무역장벽이 교역 대상국 간 서비스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즉 서비스무역규제를 완화하면 양자 간 서비스수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OECD 44개 회원국의 2014~2017년 서비스업종별 양자 간 수출자료와 서비스무역규제제한지수와의 인과관계를 실증분석한 필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서비스무역규제를 개선하면 서비스기업의 생산비용감소 및 생산성 증가로 인해 서비스수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2014년에서 2017년 사이 4년 간 44개 국가를 대상으로 19개 서비스업종별로 기업 서베이를 실행하여, 서비스자유무역을 막는 규제현황을 조사했다. 외국 다국적기업에 대해 시장진입제한이 있는가, 인적이동제한이 있는가, 경쟁에 대한 장벽이 있는가, 차별적 조치가 있는가, 규제는 투명한가 등 5개 측면에서 규제심각성에 대해 조사했다. 서베이 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서비스무역규제제한 정도를 정량화해서 0에서 100사이의 지수로 표현했다. OECD 회원국들의 서비스무역규제제한 정도는 평균 24.2이고 표준편차는 11.8이다. 반면에 한국은 32.7로 나타났다. 한국의 서비스무역규제는 OECD 평균 보다 높은 데, 그 정도가 1-표준편차의 범위를 벗어났다. 다시 말해서 한국은 규제혁신이 가장 잘 이뤄진 OECD 회원국가에 비해서 규제가 가장 심각한 하위 15% 국가들에 속해 있다. 한국은 전세계 10위권의 경제적 위상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서비스무역규제의 심각성은 우리나라 서비스무역이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서비스수출을 늘려서 서비스무역수지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서비스무역활성화 정책을 실행중이다. 서비스자유무역을 확대하려면 서비스무역장벽을 혁신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한국의 서비스무역장벽을 적어도 OECD 국가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제주특별자치도와 새만금은 서비스자유무역정책의 대조적인 케이스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서 제주도 안에서만 특별히 적용될 수 있도록 규제를 혁신했다. 새만금 지역은 2014년에 글로벌 자유무역 중심지 구현을 목표로 새만금 개발계획을 수정했다. 새만금 지역을 탈규제 및 인센티브 특화도시를 건설해서 국내 최고 수준으로 규제특례지역을 조성하고 있다. 제주도와 새만금은 공통적으로 서비스규제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제주도는 실제로 규제를 혁신했고, 새만금은 아직 실행 준비중이다.


두 지역의 성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새만금을 포함한 전라북도의 2017년과 2018년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도착액은 각각 8천 9백만 달러, 1천 2백만 달러로 전국 17개 지자체 중에서 12위, 13위를 기록했다. 반면에 제주도는 2017년과 2018년 상반기에 외국인직접투자 도착액 기준으로 각각 9억 달러, 1억 1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제주도는 전라북도와 비교해서 약 10배 정도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서비스무역은 국경 간 서비스거래, 소비자의 해외현지 구매, 서비스다국적기업의 현지주재, 서비스공급자의 인적이동을 통해 이뤄진다. 서비스 공급에서 다국적기업의 현지주재가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 따라서 외국인직접투자 확대와 더불어 다국적기업의 국내경영환경이 우호적으로 조성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서비스무역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 된다. 한국의 서비스자유무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서비스무역 규제혁신을 우선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한국 서비스자유무역 확대의 돌파구는 규제혁신이다.


최남석 /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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