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부, 나쁜 정부] 싱가포르, 정치적 권위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의 나라

자유기업원 / 2008-12-22 / 조회: 9,539


1959년 싱가포르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을 당시 이 나라의 상황은 참담했다.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쳐났고 외부세계와의 단절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 이후 리콴유가 수상직을 물러나는 1990년까지 싱가포르는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한다. 2007년 기준으로 이 나라의 1인당 소득은 29,000달러로서 아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싱가포르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이 나라의 정부가 시민들의 경제적 자유를 철저히 보장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 자유롭고, 사업을 시작하기도 쉽다. 채용과 해고도 자유롭다. 세금 부담도 작은 나라다. 시민들의 경제활동을 허가하고 감독하는 공무원들이 친절하고 정직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나라에는 정치적 자유가 없다. 독립 이후 집권당은 줄곧 리콴유가 창설한 인민행동당에서 변함이 없다. 물론 이 나라에도 다른 선진국에서와 같은 삼권분립이 있고 민주적 절차가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또 싱가포르 노동자당, 싱가포르 민주당, 싱가포르 민주동맹 같은 야당이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활동은 할 수가 없다. 정부를 비판하면 십중팔구는 명예훼손 혐의로 법원에 고발이 되고 법정에 가면 형을 받거나 파산에 이를 정도의 벌금을 부과받기 십상이다. 사법부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에 관한 한 민주주의도, 사법부도 장식품에 불과한 것이 싱가포르의 진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싱가포르를 절차적 민주주의는 존재하지만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 나라로 보고 있다.

이는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가 별개의 영역에 속함을 보여준다. 싱가포르는 경제적 자유는 있지만 정치적 자유는 없는 나라다. 청렴하고 능력 있는 싱가포르 정부가 국민들에게 철저한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는 있지만, 그들에 대한 반대자들의 도전이나 비판을 허용하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자신의 대표자를 뽑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자유는 경제 자유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싱가포르 정부는 자국의 국민들로부터 자유의 중요한 일부분을 앗아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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