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가난한 나라다. 지금도 거리에서는 헝겊조각으로 지붕을 치고 그 밑에서 일가족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관광지에서도 커다란 눈을 한 아이들이 쫓아다니면서 돈을 달라고 졸라댄다.
하지만 인도가 갖추고 있는 조건들을 생각해 보면 이 나라 사람들의 가난은 이상한 일이다. 인도인들은 열심히 일하며 똑똑하다. 땅은 넓고 자원은 풍부하다. 게다가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줄곧 모범적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도 가난했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가장 큰 원인은 이 나라의 정부가 자국의 노동자와 산업을 지나치게 보호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기업이 노동자를 한번 고용하면 아무리 기업의 사정이 나빠지더라도 기업이 망하기 전에는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좋지만 고용자는 웬만하면 누구도 고용을 하고 싶어 하지 않게 되었다.
또 이미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그 업종에 새로 진출하는 것도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그러다 보니 경쟁이 생겨나지 않았고 제품의 질은 낮은 채인데 가격은 높았다.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막은 결과 인도의 기업은 우물안 개구리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의 자원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조차도 허가제로 했다.
이러다 보니 인도에서는 일자리가 만들어 지지도 않았고, 좋은 제품이 많이 생산되지도 못했다. 그것이 인도 사람들이 가난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다. 인도 정부의 지나친 보호정책이 오히려 국민들의 삶을 어렵게 만들었던 것이다.
1991년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인도는 구제금융을 제공한 IMF의 권고를 받아들여 새로운 정책을 밀고 나간다. 보호 대신 개방과 경쟁을 택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우자동차,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전자 등이 인도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도 그 덕분이었다.
그 후로 인도 경제는 연평균 6%의 경제성장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인도가 드디어 수 천 년 지속해온 가난으로부터 빠른 속도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가 지나치게 노동자와 산업을 보호할 경우 오히려 일자리를 없애고 생산을 위축시킨다는 사실을 인도의 사례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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