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등록금을 따져서 대학을 선택하라

자유기업원 / 2008-06-30 / 조회: 7,761

뭔가를 선택하려면 포기해야 할 것이 뭔지 잘 살펴야 한다. 옷을 살 때도, 집을 고를 때도 모두 그렇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가격은 중요하다. 대학을 고를 때도 그래야 한다. 대학 다니는 동안 벌지 못하는 소득과 또 내야 하는 등록금을 꼼꼼히 따져서 대학을 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할 때에만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등록금은 2차적인 고려사항일 때가 많다. 등록금이 얼마이든 일단 대학에 들어가 놓고 보는 것이 우리들의 태도다. 그리고는 등록금을 걱정한다. 무조건 물건을 사놓고 값을 나중에 걱정하는 격이다.

학생들만 등록금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 대학 당국도 돈이 부족하다고 아우성들이다. 유능한 교수를 확보하려면 교수 월급도 올려줘야 하고, 교직원의 파업을 막으려면 그들의 월급도 올려줘야 한다. 강의실도 좋게 만들어야 하고, 냉방시설도 해야 한다. 한꺼번에 수백 수 천 억 원의 큰돈을 지출할 수 없으니 평소에 적립해 두기 위해 적립금도 필요하다. 누군가 돈을 떼어 먹지 않는 다음에야 등록금은 바로 교수와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시설과 기타 비용에 쓰이는 것이다.

물론 쓸 데 없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없어도 되는 교직원에게 월급을 주고 있을 수도 있고, 실력 없는 교수가 버젓이 월급을 받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이 불필요한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오직 경쟁을 통해서만 어디의 구조조정이 필요한지가 드러난다.

많은 학생들이 정부가 대학에 돈을 줘서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국민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누군가 세금을 내지 않으면. 또는 가난한 사람을 돕거나 도로나 지하철 등 사회간접자본 설치에 쓰일 돈을 줄이지 않으면 정부가 대학에 주는 돈을 늘릴 수 없다. 앞길이 창창한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다른 국민들에게 세금으로 부담시키는 것이 온당한 일일까. 

우리가 할 일은 대학을 선택할 때 등록금 수준을 따져 보는 일이다. 가르치는 것에 비해서 등록금이 비싼 학교는 선택하지 말라. 그래야 대학들이 등록금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한다.

또 대학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대학설립 자율화, 대학 정원 책정 자율화를 허용해야 한다. 대학 간의 경쟁이 치열해져야 비로소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교육의 가격인 등록금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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