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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이야기] 평준화의 빛과 그림자

자유기업원 / 2008-06-30 / 조회: 7,022

평준화 정책에도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중학교 때부터 입시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이 사라진다면 십중팔구 고등학교 입시가 부활할 것이고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입시공부에 매달려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평준화 정책은 최소한 중학생의 입시 부담을 줄였다는 면에서 성공적이다.

그러나 단점 또한 만만치 않다. 첫째, 통념과는 달리 이 제도가 그리 평등하지 못하다. 평준화 이전에는 공부 잘 하는 아이가 좋은 학교에 들어갔었다. 그러나 평준화가 되면서 좋은 학군에 거주하는 아이가 좋은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문제는 좋은 학군 지역은 집값도 비싸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과거와는 달리 공부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아니라 부모가 명문 학군 지역에 집을 마련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좋은 학교에 가고 못 가고를 갈라 놓게 되었다.

둘째, 평준화는 선생님들로 하여금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에 둔감하게 만든다. 학교 운영자들은 자기 학교가 사회로부터 좋은 학교로 인정받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수한 학생을 뽑고 싶어 할 것이고 또 학교의 명성이 높아질수록 우수한 학생의 지원도 늘어난다. 그래서 학교들은 저마다 좋은 학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처럼 학생들을 가려 뽑을 수 없는 평준화 체제에서는 그런 선순환의 고리가 유지될 수 없다. 학교를 어떻게 운영하든 어차피 학생은 추첨을 통해서 배정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학교는 학생들의 교육에 덜 적극적이 되어 간다. 그럴수록 학생들은 과외에 더 매달리게 된다. 즉 고교 평준화가 중학생의 입시과외는 줄였을지 모르지만, 고등학생의 과외 공부는 더 심화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평준화와 비평준화는 모두 저마다의 장단점을 가지기 때문에 두 체제를 공존시켜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택하게 하는 것이 좋다. 공립학교는 지금처럼 학군제에 의한 평준화 정책을 유지하되, 사립학교는 평준화 체제에 편입될 것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평준화를 원하지 않는 사립 고등학교들은 자기 나름의 신입생 선발 방식을 만들도록 한다. 그런 후에 학생과 학부모들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학교 또는 학군을 선택하게 하자. 이렇게 하면 학생과 학부모들도 자신들이 원하는 바가 어느 쪽인지 드러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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