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FTA ] 한류가 침략이 아니듯이...

자유기업원 / 2007-06-20 / 조회: 6,306

홍콩과 중국 사람들은 드라마 ‘대장금’에 열광하고 베트남 사람은 우리의 가수 ‘비’에 열광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 나라들에서는 걱정이 일고 있다. 한류 때문에 자국의 전통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한류는 그들의 문화를 파괴하고 그들을 문화적으로 지배하는 것일까.

실상은 그것과 다르다. 한류는 홍콩과 중국과 베트남 사람들에게 좋은 재밋거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새로운 생활방식과 유행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의 스타들은 그들에게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봉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스타들이 그 나라의 팬들 앞에 얼마나 공손한 태도를 취하는지 TV의 연예 프로그램을 보면 잘 볼 수 있다. 또 한류는 지금까지 폐쇄되고 정체되어 왔던 그들의 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자극제가 된다고 봐야 한다.

이런 사정은 한국에서 상영되는 외국 영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제가 없어질 경우 할리우드 영화가 우리의 극장가를 지배하고 더 나아가 정신까지 지배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충무로에서 만든 것이든, 할리우드에서 만든 것이든 간에 영화가 우리를 지배하지는 못한다. 그저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골라서 보면 그만인 것이 영화다.

지배는 피지배자의 의지에 반해서 이뤄진다. 지배당하는 자의 것을 강제로 빼앗고 원하지 않는 것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지배의 본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의 ‘지배’는 지배일 수가 없다. ‘스파이더맨 3’을 보는 한국 관객은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다. 누구도 우리에게 그 영화를 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 영화가 재미있어서 스스로 보기를 선택할 뿐이다. 영화가 우리를 지배할 수는 없다. 오히려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재미있는 영화를 볼 기회를 강제로 빼앗아가는 스크린쿼터제를 강요하려는 사람들이다.

할리우드 영화 때문에 우리의 취향이 바뀔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거기에도 지배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무엇을 좋아할지를 선택할 자유도 우리 자신에게 있다. 국민 각자가 우리의 전통적인 가치관을 고수하든 미국식의 가치관으로 바꾸든 그것은 각자의 선택에 맡겨져야 한다. 베트남 사람 중에 한국식의 생활방식을 택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가 한국의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듯이 한국 사람 중의 누군가가 미국식의 가치관을 선택한다고 해서 미국의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다. 외국문화는 우리를 지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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