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가 비난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그 중에서도 아동 노동에 대한 비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저개발국에서는 아동 노동이 일반화되어 있는데, 세계화를 통해서 교역이 증가하면 아동 노동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제 일어난 일을 보면 이같은 비난이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선진국보다 후진국에 아동 노동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화가 아동 노동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는 사실을 베트남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1975년 공산 통일 이후 베트남은 한 동안 철저한 폐쇄정책을 고수한다. 국부가 유출된다는 이유로 쌀의 수출도 철저한 쿼터제가 유지된다. 20세기 초반의 페론 대통령 시절 아르헨티나도 국부유출을 막겠다는 생각으로 자국 상품 수출 금지 정책을 택해서 국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경험이 있었는데, 베트남 역시 그런 잘못을 반복한 것이다.
쌀 수출 자유화가 이루어진 것은 1986년 공식적으로 도이모이(Doi Moi) 정책을 도입하고도 한참 뒤인 1993년부터이다. 즉 1993년은 베트남이 본격적으로 세계화를 시작한 해인 셈이다. 그리고 쌀 수출 자유화는 더 많은 베트남의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
1993년 당시 6~15세 아동 중 최소한 1/4 이상이 농사에 참가하고 있었다. 쌀의 수출이 자유화되어 수출물량이 늘어나자 농민의 생활수준이 오르게 되면서 아동 노동도 줄어들었다. 98년에는 93년에 비해 아동 노동 인구가 29% 감소했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늘었다고 한다. 특히 여자아이들의 취학률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한다. 생활이 어려우면 여자아이들부터 학교를 보내지 않고 집에서 일을 시키기 때문이다. 세계화는 후진국 국민들이 수출기회를 넓혀줄 것이고, 그 결과 아이들의 처지도 좋아질 것이다.
우리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이들이 부모들에게 조차 ‘애새끼’에 불과할 정도로 푸대접을 받았기 때문이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안일을 도와야 했던 것은 물론이다. 그러다가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 아이들은 과보호를 염려해야 할 정도로 대접을 잘 받는다. 세계화는 생활수준을 높여주고, 살림살이가 좋아질수록 아이들도 잘 보호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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