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적에 ] 영국병과 대처의 처방

자유기업원 / 2006-06-22 / 조회: 7,026

일찍부터 산업화에 성공한 영국은 세계 최강의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했다. 20세기 초반까지 영국 국민들의 생활수준은 단연코 세계 최고였다. 그런데 그 번영이 쇠퇴의 씨를 잉태했다. 산업화는 도시화를 낳고 도시에 밀집된 노동자들은 사회주의 혁명의 토양이 된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나오면서 영국 사회의 지적 분위기는 더욱 사회주의로 기울어간다.

노동당을 결성한 영국의 사회주의자들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내용으로 하는 복지국가와 산업의 국유화를 정강정책으로 표방한다. 이들이 처음으로 정권을 잡은 것은 제2차 대전이 끝나기 직전인 1945년 7월이었다. 영국 국민들은 선거로 보수당의 처칠을 내치고 노동당의 애틀리를 새 수상으로 선출했다. 애틀리의 노동당은 본래의 약속대로 주요 산업의 국유화와 식량을 비롯한 생활필수품의 배급제를 실시한다.

그 후 30여 년간 영국은 애틀리가 닦아 놓은 사회주의의 길을 걷는다. 영국을 세계 최강으로 만들어준 재산권과 개인적 자유라는 원칙은 차츰 국민들의 뇌리 속에서 지워져 갔다. 정부가 모든 것을 돌보아주기 때문에 시민들은 스스로 일을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복지국가를 유지하려다 보니 소득세의 최고세율이 90%에까지 이르고, 일할 의욕은 더욱 없어졌다. 근로자들은 생산성과는 무관하게 파업을 통해서 임금을 올려 받곤 했다. 세계는 그런 영국의 모습을 “영국병”이라고 불렀다.

영국병은 1978년 말, ‘불만의 겨울’에서 절정을 이룬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파업을 일으키면서 병원이 기능을 정지하고, 길거리에는 쓰레기가 산더미를 이루었다. 묘지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시신이 묻히지 못하고 방치되어 갔다.

이 때 보수당의 젊은 여성 정치인 대처가 수상이 된다. 그는 하이에크의 자유주의 철학을 정책으로 실천해간다. 국유화되었던 공기업을 민영화시키고, 공공주택을 시민들에게 매각한다. 복지지출을 대폭 삭감하는 대신, 세금도 절반 수준으로 내렸다. 노동조합 등으로부터 엄청난 저항이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원칙을 지킨 결과 영국 경제는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대처의 정책은 미국과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등으로 퍼져 나갔고, 대처주의(Thatcherism)로까지 불리게 된다. 결국은 영국의 사회주의를 주도했던 노동당까지도 대처주의의 근간을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이제 다시 영국은 아주 역동적인 경제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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