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 랜선경제] 제9강 - 보이지 않는 효과를 생각하라

안재욱 / 2020-06-04 / 조회: 3,540

[안재욱 랜선경제] 제9강 - 보이지 않는 효과를 생각하라


*의도하지 하지 않은 효과를 잘 보여주는 실례


   1. 영국의 인도 식민지 총독부: 코브라 정책

     → 코브라 퇴치(의도한 효과)

     → 집에서 코브라를 키움(의도하지 않은 효과)

 

   2. 최저 임금 제도  

     → 취약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의도한 효과)

     → 경비, 숙박, 음식점 종사자들의 고용 감소(의도하지 않은 효과)

  

   3. 로베스피에르의 우윳값 통제

     → 서민들의 생필품 가격에 대한 부담 완화(의도한 효과)

     → 젖소 사육을 포기로 인한 우윳값 폭등(의도하지 않은 효과)


*경제는 쌍방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움직이는 것





오늘은 ‘보이지 않는, 또는 의도하지 않는 효과를 생각하라’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지난번에 경제학은 인간의 의도적인 행동에 관심을 둔다고 했죠. 그러나 인간 행동의 결과로 의도한 효과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효과도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땅콩 한 봉투에 5,000원이고 하루에 200 봉투씩 팔려 하루 매상이 100만 원인 땅콩 가게가 있다고 하죠. 어느 날 그 가게 주인이 하루 매상을 120만 원으로 올리려는 의도로 땅콩 한 봉투 가격을 6,000원으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매상이 150 봉투로 줄어 90만 원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가 의도한 것은 땅콩 가격을 올려 수입을 올리려는 것이었지만 의도와는 달리 그는 손해를 봤죠. 이것이 바로 그의 행동에 따른 의도하지 않은 효과입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보죠. 한국인들이 중국의 태양전지를 사고, 중국인들이 한국의 냉장고를 산다고 합시다. 어느 날 중국 정부가 중국 냉장고 산업의 이윤을 늘리고 고용을 증가시키기 위해 한국산 냉장고에 대하여 관세를 올렸다고 합시다. 그러면 중국에서 중국 정부가 의도한 대로 중국산 냉장고가 많이 팔리고 한국산 냉장고가 적게 팔리겠죠. 중국 정부의 의도한 효과가 실현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산 냉장고에 대한 중국의 관세 인상에 맞서 한국 정부가 중국의 태양전지에 대해 관세를 높인다면 중국의 태양전지 기업은 손해를 보게 될 것입니다. 중국이 한국산 냉장고에 관세를 올릴 때 한국이 중국산 태양전지에 대해 보복관세를 매기는 것은 중국이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죠. 


의도하지 하지 않은 효과를 잘 보여주는 실례가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인도 식민지 총독부가 실시한 코브라 정책이죠. 코브라에 물려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영국의 인도 식민지 총독부는 코브라를 잡아오면 한 바리당 돈으로 보상해주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처음 얼마 동안 사람들은 코브라를 잡아 왔죠. 그러나 조금씩 시간이 지나자 전혀 의도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인도사람들이 보상금을 받기 위해 집집이 우리를 만들어서 코브라를 키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는 경제 문제를 접근하면서 의도한 효과는 물론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정부 정책을 시행할 때 더욱 그러합니다. 아무리 정부 정책의 의도가 좋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가 나쁘다면 실행하지 말아야 합니다. 최저임금제도가 좋은 예죠. 최저임금제는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이 너무 낮은 임금을 받지 않도록 법으로 만든 제도입니다. 그러나 그것의 실제 결과는 보호하려는 사람들의 처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죠. 실제로 최근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 숙박, 음식점 종사자들의 고용이 감소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어렵게 만든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좋은 의도로 시행했지만 의도하지 않은 효과로 보호하려고 하였던 사람들이 더욱 곤란해지는 사례는 대단히 많습니다. 프랑스 혁명을 주도했던 로베스피에르의 우윳값 통제가 대표적이죠. 로베스피에르는 생필품 가격이 올라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우유 가격을 올리는 상인은 단두대에 보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우유 가격이 급락하였고 우윳값을 통제하는 정책이 성공하는 듯 보였죠. 그러나 우윳값이 떨어지자 농민들이 젖소 사육을 포기하였습니다. 그러자 우유 공급이 줄어 우윳값이 폭등했습니다. 로베스피에르의 의도와는 달리 서민이 아닌 귀족들만이 우유를 소비할 수 있게 돼버렸습니다. 이렇듯 정책의 의도가 좋다고 그 결과도 의도한 대로 좋은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좋은 의도로 시행한 정책이 국민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정책을 실행할 때는 의도하지 않은 효과가 무엇인지까지 고려하여 매우 신중해야 하는 이유죠.


그러면 왜 정부 정책이 의도한 대로 되지 않는 것일까요? 그것은 경제라는 것은 일방통행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쌍방 간의 상호작용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생산자가 있으면, 소비자가 있고, 판매자가 있으면 구매자가 있죠.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경제가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약 어느 한 편을 위한 정책을 사용할 경우 다른 편 역시 그에 반응하여 정부가 의도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것을 무시하는 정부정책이 실제로 매우 많습니다. 경제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통행이라는 것을 알면 여러분도 어떤 정책이 좋은 정책인지, 나쁜 정책인지를 판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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