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시장경제콜로키움

시장경제콜로키움 / 2025-01-21 / 조회: 65

[시장경제콜로키움] 자국 우선주의의 오류.pdf


제2회 시장경제콜로키움

일시: 2025년 1월 17일 오전 11시, 장소: 열림홀

주제: 자국 우선주의의 오류

발표: 김영용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토론: 권혁철 자유시장연구소 소장, 김행범 부산대학교 명예교수, 안재욱 자유기업원 이사장,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자국 우선주의의 오류


김영용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이달 20일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선언 아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다그 일환으로 외국의 대미 수출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에는 60%의 관세(tariff)여타 나라에는 10~20%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그런데 관세 부과가 과연 MAGA에 보탬이 되는 조치일까?

 

흔히 정치인들이 수입품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관세나 그 수입량을 제한하는 쿼타(quota)를 선호하는 이유는그런 조치가 자국 산업과 고용을 보호한다는 믿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는 틀린 것이다우선 미국이 한국의 현대차에 관세를 매기면 현대차의 미국 내 가격이 올라간다물론 관세는 현대차 회사가 미국 정부에 낸다관세 부과로 현대차의 미국 내 가격이 올라가므로 유사한 미국 포드차의 현대차에 대한 상대가격은 단기적으로 낮아진다따라서 포드차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늘어 포드차 회사는 이익을 보고 고용도 늘며 노동자 임금도 올라간다정치인이 내세우는 주장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포드차 회사와 그 노동자들이 누리는 이익이 눈에 잘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세에 얽힌 얘기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눈에 보이지 않는 장기적 손실이 단기적 이득을 상쇄하고 나라 전체에 손해를 끼치기 때문이다우선 미국 내 포드차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고 생산도 늘어난다그러나 증가하는 포드차 생산량이 줄어든 현대차 수입량에 미치지는 못한다이제 미국 내 자동차(포드차와 현대차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량이 줄어든다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이 자동차 사용으로 누리는 이익은 감소한다.

 

다음으로 포드차 회사의 고용이 늘고 임금은 오르지만미국 내 다른 산업은 쇠퇴하고 고용도 감소한다한국이 미국에 현대차를 수출하여 벌어들이는 미국 달러가 이전보다 줄어 한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수와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가 다른 많은 미국 회사의 생산과 고용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한국에 수출하도록 특화된 회사라면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그러나 여러 산업에 흩어져 생기는 이런 결과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어느 회사가 어느 만큼 영향을 받는지가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물론 일부 노동자는 포드차 회사로 이직하겠지만이들의 포드차에서의 생산성은 이전 직장에서의 생산성보다 낮기 마련이다즉 미국 내의 자원 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진다.

 

쿼타도 똑같은 결과를 낳는다다만 한 가지 차이는 관세의 경우 현대차 회사가 지급하는 관세는 미국 정부의 수입이 되지만쿼타의 경우 그로 인한 미국 내 현대차 가격의 상승분은 미국 수입상(輸入商)의 수입(收入)이 된다는 것이다.

 

자율적 쿼타를 뜻하는 자율적 수출규제(VER: Voluntary Export Restraints)도 같은 결과를 낳는다자율적 수출규제는 현대차 회사가 어느 고정된 양예를 들면 관세나 쿼타 제약으로 수출할 수 있는 양을 미국과 자율적으로 합의하는 것인데이는 정치인이 명시적으로 관세나 쿼타를 지지함으로써 입을 수 있는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다만 쿼타와 다른 점은 미국 내의 현대차 가격 상승분을 모두 현대차 회사가 수입으로 챙길 수 있다는 점이다즉 관세와 쿼타의 경우 각각 미국 정부와 미국 수입상의 몫이 될 수입이 자율적 수출규제의 경우에는 현대차 회사의 수입이 되는 것이다그래서 미국의 관세나 쿼타를 피할 수 없다면 현대차는 자율적 수출규제를 택하는 것이 이익이다.

 

또한 미국이 관세나 쿼타(자율적 수출규제 포함등을 부과하면 현대차가 미국에 직접 공장을 지어 생산하는 방법이 있다이는 실제로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그러나 이 역시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관세나 쿼타의 경우와 같다새로 지어지는 현대차 공장은 미국 내 자동차 산업 관련 일자리는 만들지만미국 전체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만일 미국이 관세나 쿼타를 폐지하고 자유무역을 하면 미국의 현대차 수입이 늘어나고따라서 미국이 한국에 팔 수 있는 여러 가지 품목과 양이 늘어나 미국의 일자리가 늘어난다즉 미국이 관세나 쿼타 등의 보호무역을 무기로 현대차 회사로 하여금 미국 내에 공장을 짓도록 해도 미국 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은 부정적이다.* 물론 이 역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관세나 쿼타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수입 경쟁(import competition)으로부터 보호하므로 포드차 회사가 새로운 발견이나 혁신을 게을리하고 창조성을 잃어가는 결과를 낳는다경쟁은 새로운 지식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새로운 지식의 발견을 경쟁에 의존했던 나라가 번성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결국 어떤 형태의 보호무역도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칠 뿐이다이는 관세나 쿼타 등으로 장기적으로 잃어버리는 기회가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결과다또한 무역의 축소로 미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의 경제 규모가 작아지고 개인의 삶의 질도 떨어진다그래서 보호무역은 한 나라는 물론전 세계를 가난으로 인도하는 길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보호무역을 하면 한국도 보호무역을 해야 하는가무역은 국가 간 교환이다그런데 교환은 나에게 없거나 나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쓰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제품을 나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만드는 사람으로부터 내가 받고상대방에게는 없거나 그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쓰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제품을 더 낮은 비용으로 만드는 내가 상대방에게 줌으로써 서로 이익을 얻는 행위다이는 교환의 목적은 받는 것이며무역의 목적은 수입임을 의미한다받으려면 주어야 하고 수입하려면 수출해야 하므로 교환은 주고받는 행위다그러므로 미국이 보호무역을 한다고 해도 한국은 자유무역을 하는 것이 이익이다물론 시간이 갈수록 무역량이 줄어들고모든 나라가 가난해지는 결과를 피할 수는 없다.


현대차가 미국 공장에서 벌어들인 미국 달러 중 한국으로 과실 송금하는 부분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수출을 늘려 미국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


       

▲ TOP

NO. 제 목 글쓴이 등록일자
제2회 시장경제콜로키움
시장경제콜로키움 / 2025-01-21
시장경제콜로키움 2025-01-21
1 제1회 시장경제콜로키움
시장경제콜로키움 / 2025-01-21
시장경제콜로키움 2025-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