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규모 자금 유출 유발하는 금투세, 현실성 있는 방향으로 보완돼야

정현주 / 2024-08-28 / 조회: 686       마켓뉴스

금투세, '부자 감세', '투자자 감세'가 아닌 자본시장의 모두에게 지워질 부담

금투세의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이월공제제도와 원천징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이대로 진행된다면 모두가 피해를 볼 것이다. 금투세는 많은 논란을 빚으면서 유예된 상태이다. 문제를 외면한다면 모든 이해관계자가 피해보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 


금투세는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만들어진 세제이다. 자본시장에서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투자자들은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만, 우리 형편은 그 어느 때보다 연결되어 있다. 투자 시장에서 소수만을 과세 대상으로 삼아 재정을 확충하는 것은 문제를 일으키기 마련이다. 금투세는 '부자 감세', '투자자 감세'와 같이 누군가의 감세가 아닌 자본시장의 모두에게 지워질 부담이다.


보완 없이 금투세를 도입한다면 주식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을 감수하는 상황을 맞으르 수 있다. 금투세의 과세 대상은 연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거두는 사람이다. 이른바 '큰 손'을 대상으로 하는 과세제도이지만, 일반 투자자들도 영향을 받는다. 대규모 자금 유출로 주식 가격이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없다. 이럴 경우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주가 하락 여파가 어떠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비슷한 사례를 대만에서 찾을 수 있다. 1989년 대만에서 금투세와 비슷한 구조의 세제를 도입했다. 이후 한 달만에 증시가 36% 급락했고, 결국 제도를 철회했다.


증권거래세를 낮추는 것은 충격 완화제가 될 수 없다. '증권거래세를 낮추고 금투세를 도입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며 일반 투자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증권거래세를 낮추더라도 농어촌특별세가 존재한다. 없던 세제인 금투세가 들어서고, 있던 세제인 거래세가 줄어드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일 수 없다. 


증권거래세를 극도로 낮춤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여파를 생각해봐야 한다. 증권거래세는 시장에서 건강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왜곡은 주식시장에서 짧은 시간안에 매매가 이루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 증권거래세는 투자자들이 매매 빈도를 인지하도록 만든다. 


이월공제제도와 원천징수는 금투세의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다.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세금을 공제해주는 이월공제제도는 최대 5년간 허용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수익으로 회복하기에 5년이라는 시간이 충분한지 의문이 든다. 금투세는 반기마다 원천 징수한 뒤 투자자가 세무서에 신고해서 환급 받아야 한다. 원천징수는 투자자들이 크게 반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자금이 묶이게 되면서 복리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없다는 것이 이유이다.


금투세는 현실성 있는 방향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지금의 금투세는 주식시장의 대규모 자금 유출을 유발한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징수되는 것은 옳지만, 금투세가 시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 금융 시장 매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금투세와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는 외국의 제도를 참고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시장이 다르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미국 시장과 한국 시장을 동일하게 취급하면 안된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세금 징수 방식을 바꾸어야 하고 이월공제제도 기간을 합리적으로 연장시켜야 한다. 그대로 두면 자충수일 뿐인 금투세를 건전한 투자와 양립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 


정현주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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