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선의의 소비자 불이익 초래하고 거래자유 위협하는 일할계산 환불정책 방침, 즉각 백지화하라.pdf
공정거래위원회가 또다시 시대착오 규제의 칼날을 빼 들 기세다. 주로 월별 사용료를 결제하는 구독경제 서비스에 대해서 '일할계산 환불정책’을 강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구독경제 서비스의 본질을 훼손하는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 공정위 방침대로면 악성 소비자가 월별 구독료를 결제한 후, 하루에 몰아서 구독 서비스를 사용한 다음 환불을 신청할 경우 해당 기업은 속수무책으로 나머지 구독료를 돌려줘야 한다.
예컨대 무료배송 서비스의 경우, 기업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하루에 수십, 수백 건의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고, 정작 이용료는 하루치만 받게 되는 셈이다.
OTT 서비스에서도 유사한 폐해가 예상된다. 여러 편으로 구성된 콘텐츠를 하루에 몰아서 시청하고 일할계산 환불을 받아버리면, 고작 기업이 받는 서비스 요금은 몇백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것이 과연 상식에 부합하는 구독경제 구조라고 할 수 있는가?
일할계산 환불정책이 현실화되면, 결국 구독 서비스 기업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의 범위 총량을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게 된다. 가령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역으로 불이익을 입게 된다. 피해가 다수 소비자에 전가되는 셈이다.
물론 구독서비스 기업은, 소비자를 상대로 중도 해지 조건과 환불 정책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해야 할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 의무를 위반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조치를 취해도 마땅하다.
하지만 무려 22년 전, 헬스장이나 수영장과 같은 시설 이용권과 관련해 제정했던 방문판매법을 근거로 오늘날 구독서비스를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한마디로 '역주행’에 가깝다.
게다가 본질적으로 공정위는 기업과 소비자 간에 사적으로 체결하는 계약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 중도 해지 조건과 환불 정책도 엄연히 사적 거래의 영역이다. '소비자 보호’라는 명분 아래,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남발하는 공정위는 오히려 국내 기업경제 구조 왜곡만 초래한다.
공정위는 구독서비스 기업에 대한 일할 환불 정책 강제 방침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 공정위가 국내 구독경제 거래를 쇠퇴시킨다는 비난을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2024. 6. 3.
자 유 기 업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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