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의 혈관, IR과 공시

강은 / 2024-05-09 / 조회: 40

시장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을 뽑으라면 단연 기업의 자금조달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은 연구 및 개발, 운영, 투자, 성장과 혁신을 위해 자금이 필요하고 이를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이 성장하고 수익을 창출하면 이를 임직원들이 보상으로 받게 되고 소비가 이루어지며 일부는 저축되어 투자되어 다시 기업 자금의 원천이 된다. 그러므로 기업 자금 조달은 시장경제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면 IR과 공시를 통해 외부 투자자와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IR활동을 통해 기업은 과거/현재의 경영상황과 미래전략을 투자자에게 전달하여 신뢰관계를 제고한다. 또한 공시를 통해 기업의 재무정보와 경영상황을 일정한 절차에 따라 공개한다. 이 두 가지 활동을 통해 투자자들의 경우 더 탄탄한 재무구조와 사업전략을 확보한 기업을 찾으려는 문화가 정착되고, 기업은 전략적인 운영과 투명한 운영을 통해 더 많은 자금을 더 낮은 가격으로 조달할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자와 기업, 정부기관 모두의 노력이 모두 요구된다. 먼저 투자자의 경우 투자하려는 기업의 지표와 시장 동향에 주목하여 자신이 기업의 주인이라는 자세로 연구하고 분석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기업의 유동비율이 낮거나, 성장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데도 투자 현금흐름이 지나치게 양수로 크거나, 성숙기 시장인데도 매출 사이즈에 비해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규모가 점점 감소세라거나 하는 경우 다른 지표가 긍정적이어도 회사의 미래 전망을 의심 해볼 수 있다. 다양한 지표와 숫자를 주체적으로 파악하고 판단해야 단기적인 시장 변동이나 일시적 감정에 의한 그릇된 판단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시장질서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는 기관의 노력도 필수적이다. 한국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에 시달려왔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공시된 회계정보의 신뢰성이 낮은 것에 기인한다. 이에 최근에는 아예 절차상으로 세간의 풍문에 대한 해명도 보고서로 공시하는 제도가도입되었으며, 한국IR협회 기업리서치센터에서는 다수의 중소형주 분석보고서를 발간해 투자자에게 무상 제공하여 개인의 깜깜이 투자를 방지하고 자본시장 선진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 시행한 저PBR주 개혁도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이다. 국가 차원에서 상장사들에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고 해당 목표를 위해 노력한 내용을 공시하도록 한다면 이를 보고도 투자를 늘리지 않을 투자자는 없을 것이다. 같은 기간에 정부 규제와 정보 불확실성 문제의 고착화로 일본 시가총액에 앞지름을 당한 중국 상하이증시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 하다. 한국 증시는 연이은 배임과 회계 분식, 주주가치 제고 효과 미비 등의 문제로 성장성 대비 저평가를 받고 있다고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어 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기업의 건강한 정보 공개를 독려한다면 한국 산업계 전반에 매끄러운 자금 조달을 통해 성장성을 강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개인과 정부의 노력에 반응하여 기업 선에서 두 가지 노력을 해야 한다. 첫 번째는 단기적인 현금 확보나 실적 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장기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전략을 전사적 차원에서 수립하고 동시에 이를 사업보고서와 IR에 제시하여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예를 들어 LG화학의 경우 석유화학 산업 전망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자금 조달 및 사업부 매각/합병을 통해 재무구조를 몇 년간 개선해왔다. 이는 재무지표 숫자가 직접 개선되는 것으로 투자자들이 공시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꾸준한 투자 및 제품 다각화를 통해 미래 전략에 대한 열의를 보였고 이를 사업보고서에서 제시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 결과 동종 업계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할 때 상대적으로 준수한 방어율을 보여주었고 자금 조달에도 성공적이었다.


이처럼 기업이 자금 조달을 성공적으로 하려면 개인 투자자,기업,국가 세 주체의 노력이 모두 요구되며, 적절한 개선이 이루어졌을 경우 기업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하여 그 이상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분배하여 국민소득 증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는 시장경제의 정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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