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강하고 살기 좋은 나라로 도약하려면

안재욱 / 2017-09-05 / 조회: 15,495
역사적으로 자유와 번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면서 인류는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개인의 자유를 잘 보장한 나라일수록 번영을 했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국가가 번영한다는 사실은 (고전적) 자유주의의 이념이 실현된 결과다. 그러나 오늘날 자유주의, 개인의 자유, 번영 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우리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훼손하며 국가의 역할을 증대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오랜 기간 성장이 정체되고 곳곳에서 개인 간, 그룹 간, 계층 간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정치철학이다. 자유주의가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한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직, 성실, 가족 등과 같은 다른 가치들이 덜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자유주의가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생활에 있어서 개인의 자유가 극대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개인의 자유가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사유재산권, 법치, 제한된 정부가 확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계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개인의 자유와 재산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자신의 노동을 통한 생산물이 가장 원초적이고 중요한 사유재산이다. 이것에 대한 권리를 갖지 못하는 사람은 자유인이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국가가 모든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다면, 즉 개인이 소유한 생산수단(재산)이 없다면 자유롭게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 그래서 국가가 사유재산권을 제거하면 모든 개인의 자유는 사라지고, 사유재산권을 제한할수록 개인이 누리는 자유의 범위는 줄어든다. 부는 정부에 의해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자생적 질서 안에서 개인들의 상호 협동에 의해 창출되는 것이다. 번영은 자유로운 개인의 발명, 창조, 저축, 투자와 상호 이익을 위한 자발적인 교환을 통해 이뤄진다. 사유재산과 계약이 특화와 거래를 만들고, 부가 창출되는 사회질서는 이런 단순한 원리에서 나온다. 그래서 사유재산을 제한하게 되면 못사는 나라가 된다.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았던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치란 두 가지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 하나는 법의 내용이 자유주의 이념에 맞는 것이어야 한다. 즉 사유재산권 보장과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등을 담아야한다. 또 하나는 정부 관료의 임의적인 결정이 아닌 정해진 법에 의해 사람들이 통치되어져야 하며 성, 인종, 종교, 언어, 친족 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 누구도 법위에 있어서는 안 된다. 모든 이가 법 앞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개인 간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개인들 간에 비자발적인 예속 관계가 성립되어서는 안 된다. 자유노동자만이 스스로의 노력을 다하고 그 노력의 대가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리고 법이 불평등하게 다루어지게 되면 구성원들 간에 갈등이 생겨 사회가 혼란해지며 최악의 경우 붕괴될 수도 있다.  

 끝으로 제한된 정부다. 세상에는 선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악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탈취하려고 할 것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그러한 행동이 제어되지 않으면 사람들 간에 평화로운 협동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평화로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사회를 위태롭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힘과 강제력을 사용하여 막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 개인의 자유, 사유재산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사회생활의 제반규칙을 순순히 따르도록 강제력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국가의 기능이다. 따라서 국가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생명, 신체, 자유, 그리고 사유재산을 폭력적인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있다. 그러나 사회의 안정과 보전이라는 목표가 국가기관의 활동을 정당화시켜 준다고 해서 그것을 남용하면 그로 인해 사람들이 고통 받을 뿐만 아니라 사회가 불안정해지고 잘 유지될 수 없다. 또 국가권력이 비대하면 자기 자신이 열심히 일하여 보상받기보다는 국가 권력을 이용하는 정치적 활동을 통하여 보조금이나 특권을 얻어 이익을 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 과정에서 지대추구행위, 정경유착, 부정부패 등이 많아지며, 구성원 간의 갈등이 증대된다. 자유주의가 국가권력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이 곧 국가 권력의 팽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 믿기 때문이다. 

 한국이 침체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도약하고, 더욱 부강하며 평화롭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자유주의의 정치철학이 실현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안재욱 / 경희대학교 교수, 경제학



       

▲ TOP

NO. 제 목 글쓴이 등록일자
319 교육개혁? 시장에 답이 있다
권혁철 / 2024-11-13
권혁철 2024-11-13
318 잘 살고 못 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권혁철 / 2024-10-23
권혁철 2024-10-23
317 자본이 어려운 당신에게
최승노 / 2024-10-10
최승노 2024-10-10
316 겨울 해수욕장에는 ‘바가지요금’이 없다
권혁철 / 2024-10-10
권혁철 2024-10-10
315 국민연금 제도 자체에 대한 고민 필요하다
권혁철 / 2024-09-24
권혁철 2024-09-24
314 이유 있는 금융 부문 낙후...작은 정부 구현은 금융 규제 개혁부터
권혁철 / 2024-09-11
권혁철 2024-09-11
313 뜬금없는 한국은행의 대학생 선발 방식 제안? 본업에 충실하길...
권혁철 / 2024-08-28
권혁철 2024-08-28
312 복지 천국으로 가는 길은 노예로의 길이다
권혁철 / 2024-08-14
권혁철 2024-08-14
311 ‘노란봉투법’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권혁철 / 2024-07-24
권혁철 2024-07-24
310 저출생의 무엇이 문제인가?
권혁철 / 2024-07-11
권혁철 2024-07-11
309 국민연금 운용 독점의 부작용
최승노 / 2024-07-08
최승노 2024-07-08
308 ‘인플레이션’ 용어의 왜곡과 정부의 숨바꼭질 놀이
권혁철 / 2024-06-26
권혁철 2024-06-26
307 부동산 규제 철폐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권혁철 / 2024-06-12
권혁철 2024-06-12
306 시진핑 `신에너지 경고`의 의미
최승노 / 2024-05-31
최승노 2024-05-31
305 민심은 천심! 최저임금은 민심을 거스르는 제도
권혁철 / 2024-05-22
권혁철 202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