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안정을 바란다면

최승노 / 2019-02-10 / 조회: 13,841       브릿지경제

최근 들어 부동산 거래 위축이 심각하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며 내놓은 2018년 ‘9.13 대책’ 이후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규제의 주된 대상이었던 서울지역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1월 1877건으로, 지난해 1월의 1만198건과 비교하면 81.6%나 감소한 상태다.


정부 입장에서는 시장의 매매를 어렵게 해서라도 부동산 가격 안정세를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단기 처방으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다. 시장을 동결시켜 발생하는 부작용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사거나 파는 비용을 높여 매매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는 규제가 소비자에게도 이로울 리 없다. 


사실 거래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 그런 거래를 장기간 어렵게 만든 것은, 거래에 따른 이익을 줄이는 것이다. 또한 거래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거래를 하지 못해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피해’를 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정부로서는 부동산 가격 급등세로 인한 정치적 부담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변동은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현상일 뿐이다. 사실 한국 부동산 시세는 다른 나라에 비해 그다지 높지도 않고 그 상승률도 크지 않다. 그런데도 시장을 동결시키는 고강도 긴급조치를 거듭 내놓는 것은 지나친 정책이다.


정부 부동산 규제의 주된 내용은 세금 높이기, 그리고 대출 억제하기다. 그런 규제들은 단순한 거래 정지 조치가 아니라서 비용을 높이는 폐해가 장기적으로 발생한다. 세금과 관련 비용의 증가는 부동산 시장 참여자의 비용 부담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즉, 국민 모두가 그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말이다. 가뜩이나 부동산 관련 비용이 높아 경제구조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데 그 비용을 높이는 것은 개인과 국가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지금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다름아닌 ‘정부’다. 정부의 이 같은 단기 처방은 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가격 급등락을 유발할 뿐이다. 이러한 거래 불확실성과 가격 불안정성을 정부가 야기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부동산 정책은 이제 단기 대책을 반복하는 수준에서 과감히 벗어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원한다면 정부는 무엇보다 시장을 통제하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시장의 가격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에게 편익을 높이고 가격의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다. 본래 부동산은 다른 자산들과는 달리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은 분야다. 정부의 간섭과 통제를 해소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길이다.


지금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을 다소라도 완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거래세 부담’을 낮추는 것이 좋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거래세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이것이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이유가 된다. 지금은 거래세율을 낮춰 거래위축 현상을 완화하고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정책적 지혜가 필요한 때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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