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E정책모니터]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

조주현 / 2009-11-13 / 조회: 4,639

정책배경: ‘반값 아파트 공급’논쟁의 산물

토지임대부 주택의 공급은 2005년말 정치권에서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서민의 내집 마련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반값 아파트 공급’에 대한 논쟁이 정치권에서부터 시작되었던 것에 기인한다.

2006년 11월 21일 한나라당 홍준표의원에 의해서 아파트 공급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대안으로 대지임대부 주택공급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고, 국회 및 사회전반의 논의와 타협을 거친 후에 2007년 4월 20일 주택법을 개정하여 제38조의 5에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의 근거규정이 마련되었다.

2007년 5월에는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한 시범사업 추진계획이 발표되었고, 같은 해 9월에는 군포 부곡지구에 환매조건부 주택과 함께 총 804세대의 시범사업에 대한 분양공고가 이루어졌다.

<표> 경기도 군포 부곡 택지개발지구내 시범사업의 내용

주택규모

토지임대부 주택

환매조건부 주택

전용 74㎡

101세대

65세대

166세대

전용 85㎡

288세대

350세대

638세대

389세대

415세대

804세대

그러나 시범사업의 청약결과와 계약률은 매우 낮았는데, 토지임대부 주택청약률은 22.1%, 청약자수 대비 계약률은 33.7%로서 총 공급호수 대비 6.9%를 보임으로써 시범사업은 실패하였다.

실패의 주된 이유로서 설문조사결과에 의하면 과도한 토지임대료(53%), 주택 감가상각으로 재산가치 상승 기대불가(48%), 토지임대기간 후의 권리불확실성(40%)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사업의 실패가 불리한 입지조건과 분양시기 그리고 서울시의 시프트 공급 등 상품의 경쟁력이 약했던 것에 불과한 것이었으며, 다양한 주거형태의 실험적 공급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였다. 결국 토지임대부 주택은 주택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실험이었다고 평가된다.

실용정부에서도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른 저소득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초기부담 경감이 지속적인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면서, 기존에 시행되었거나 논의 중이었던 영구임대, 국민임대, 전세형(‘시프트’), 분납형(지분공유제) 등 다양한 유형의 주택공급 방안들과 함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공급은 특히 정치권에서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하여, 기존의 시범사업에서 제기되었던 문제점들을 보완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2009.4.22)”이 별도로 제정되었고, 이 법에 따른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2009년 10월 23일부터 시행됨에 따라서 본격적인 제도의 시행을 앞두게 되었다.

정책내용: 토지는 임대하되 건물은 분양받는 새로운 주택유형의 본격 적인 공급 기반구축

새로이 제정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촉진에 관한 특별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중심으로 정책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① 건물 분 분양가는 분양가 상한제한의 건축비를 초과할 수 없다.

② 토지 임대료를 지원한다.

이번 시행령에서는 특히 토지 임대료를 책정하고 변경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였다. 즉, 공공택지는 해당택지의 조성원가에, 민간택지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 감정가격에 3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적용하여 토지임대료를 산정토록 하였다.

임대료의 증액은 약정 체결 2년 후부터 가능하나, 주택임대차보호법령의 차임 등의 증액청구 한도비율인 5%를 초과할 수 없다.

토지임대료를 보증금으로 사용하면 토지소유자는 보증금 전액에 대하여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임대차 계약기간 동안 이를 유지토록 하였다. 이 경우, 보증수수료는 토지 소유자(75/100)와 토지임대주택 소유자(25/100)가 공동으로 분담하되, 매년 재산정하도록 하였다. 다만, 국가, 지자체, 국가 및 지방공사는 보증보험 가입이 면제된다.

③ 토지임대기간은 40년 이내로 하되 이 보다 긴 기간을 임대차계약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토지임대주택 소유자의 3/4 이상이 요구할 때 계약을 갱신할 수 있도록 하였다.

④ 토지임대주택 소유자에게 토지의 사용권을 인정하고, 임대기간 만료 이전이라도 토지 소유자가 동의하면 재건축도 가능토록 하였다.

⑤ 토지임대주택 은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며 일정기간 전매를 금지한다.

토지임대주택은 계약한 날부터 5년 동안 전매가 금지된다. 그러나 생업 상 타 시․군이나 해외로 이주한 경우, 주택을 상속받았을 경우, 이주대책용 주택 등으로 이사한 경우는 예외사항으로 인정토록 하였다. 또한 전매제한 기간 내에 토지임대주택 소유자가 주택을 전매해야 할 경우, 토지소유자가 우선적으로 매입토록 하였다. 이때의 공급가격은 최초공급시의 입주금에 이자, 감가상각비, 제세공과금, 자본적 지출을 고려하여 산정토록 하였다. 아울러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소유자가 전매제한 기간이 경과한 때에는 부기등기 말소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건설사업 시행자는 해당주택의 준공 시점부터 1개월까지 미분양된 토지임대주택에 대해 전․월세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와 같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2010년 이후 보금자리주택 강남지구(414가구)와 서초지구(340가구)에 시범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며, 시범사업의 결과에 따라 향후 보금자리 주택 지구에서 물량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지구는 과거 군포에서의 실패경험을 교훈으로 최고의 입지에 공급예정인 만큼 많은 서민들의 많은 관심과 청약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시범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은 이후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공급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평가: 주택공급의 다양화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경쟁력 있는 상품 구성, 개발토지확보, 막대한 재정투입, 자본차익기회 상실이 문제임

본 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주택마련에서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초기구입비용의 부담을 경감해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안을 제공함으로써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문제점에 대한 보완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경쟁력 있는 상품구성이 필요하다. 과거 군포 시범사업 실패의 주요인이 불리한 입지였음을 감안한다면, 경쟁력 있는 입지의 선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절반을 절반 값에 파는 것은 결코 유리한 조건이 아님을 소비자는 알고 있다.

둘째로 저렴한 토지의 확보가 이 사업의 관건이다. 택지비가 비싸지면 자연히 토지임대료는 높아져서 서민들의 지속적인 거주가 불가능하다. 초기비용이 아무리 싸다고 하여도 임대료가 비싸지면 계속 거주하기가 어렵게 된다. 기반시설 설치비용 등이 토지조성원가에 최소한만 반영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사업지구 내에서 교차보조(cross subsidy)가 가능하도록 되도록 대규모 단지에 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가능하면 원가주의가 아닌 입주대상계층의 소득에 따른 지불능력을 중심으로 임대료 구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로, 입주민의 소득을 감안하여 임대료 보조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토지의 자본회임기간이 길어지므로 사전에 토지를 비축하고 재정투입의 확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군포의 경험에 의하면 입주자들이 원하는 임대료 수준과 공급자의 임대료에 있어서 큰 격차가 발견되었다. 따라서 월 임대료를 경감해 줄 수 있는 다양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서 건물은 감가상각으로 가치가 떨어지지만, 토지의 가치는 증가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자본차익의 기회가 보장되도록 재개발이나 재건축에 대한 융통성을 좀 더 부여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첨언한다면, 토지임대부 주택을 별도의 단지 형태로 공급할 것이 아니라, 같은 주택을 수요자의 작금사정과 기대에 따라서 토지임대부, 지분공유식, 환매조건부, 전세임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주현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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