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의 對中정책: 懸案과 課題

이홍표 / 2002-09-24 / 조회: 4,900
No.025

韓國의 對中정책: 懸案과 課題
1. 머리말

한중 관계는 92년의 국교정상화 이후 여러 분야에서 괄목하게 발전되어 오고 있다. 그간 양국관계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경제교류, 협력의 확대를 들 수 있다. 단적으로 양국간의 교역액은 수교 이후 연평균 30%씩 증가하여 지난해에는 315억불을 기록하여, 수교 당시보다 무려 7배나 확대되었다. 그 결과 중국은 이제 한국의 제2대교역대상국으로 부상하였으며, 한국도 중국의 제3대 교역국이 되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대중무역수지도 93년부터 큰 폭의 흑자로 전환하여 올 상반기까지 333억불을 상회하는 누적흑자를 기록하였다. 기업의 대중투자도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 수교당시 271건, 2억600만불에 그쳤던 대중투자금액은 올해 상반기말 현재 6634건에, 58억3000만불로 누계기준 각각 25배, 28배라는 놀라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투자지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추세이다.

그간 양국간의 정치,안보관계는 경제분야보다는 훨씬 더디게 발전되어 오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하여 등거리외교전략을 고수해 왔기 때문이다. 즉, 한반도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정책으로서 한국과의 관계는 주로 경제면에 국한하고, 북한과는 정치 군사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남북한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으려 정책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간에는 지난 10년간 12회의 정상회담을 포함하여, 21회의 지도자급 회담 및 44회의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되었으며, 특히 98년 김대중대통령의 중국방문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선린우호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승격되었다. 이에 따라 2000년부터는 국방장관 및 해군함정의 상호방문 등을 통한 군사-안보분야의 교류가 시작되고 있어, 양국관계가 질적으로 심화되는 추세이다.

중국은 북한과 오랫동안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의 빠른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국력의 신장을 감안할 때 향후 중국이 정치, 경제, 안보측면에서 한국에게 미칠 영향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근 들어 양국은 무역마찰과 탈북자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마찰과 갈등은 양국관계가 양적으로 팽창되고 질적으로 심화되는 과정에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향후 중국과의 관계 확대를 통해 국익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현안이 갖는 중요한 의미와 해결방안을 포함하 대중정책을 수립,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2. 양국관계상의 주요 현안

1) 통상마찰: 그간 경제교류협력의 확대 과정에서 중국은 분명 한국경제에 커다란 활로를 제공해 오고 있으나, 최근 들어 무역수지의 불균형 문제가 장기적으로는 양국관계를 저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 상품이 중국이 발동한 21차례의 수입규제조치 중 반덤핑 15건, 세이프가드 1건 등 16건이 포함되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건수로는 미국, 인도에 이어 세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정부는 세계무역기구 가입이후 반덤핑, 세이프가드 등 다양한 수입규제 조치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둘러싼 마찰이 격화될 조짐이다. 일례로서 한국 역시 중국산 품목 6건에 대해 수입규제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중이다.

경제교류의 양적 확대 과정에서 이러한 마찰은 어찌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양국간의 무역수지 문제가 93년이래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적에, 단기간에 이러한 상황을 뒤바꿀 수 있는 정책카드를 마련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향후 양국관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감안하여 한국정부는 98년부터 대중국 조정관세를 축소하고, 농산물의 수입을 확대하는 정책을 취해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저가 중국산 농산물의 수입이 한국의 농업부분을 위협하고 있어, 이러한 조치가 가져올 수 있는 효과는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따라서 이러한 조치보다는 장기적으로 양국간에 경제적 공생을 구조적으로 가능케 하는 상호보완적인 분업체계를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이를 위해 산업정책의 입안과정에서 중국변수를 좀 더 상향조정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 인신보호의 문제: 양국관계의 비약적인 발전 과정에서, 양국간의 인적교류도 급증하고 있다. 2001년 한해에만 약130만 명의 한국인이 중국을 방문하였으며,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의 숫자도 48만 명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약13만 명의 한국인이 중국에 체류 중이고, 한국에도 약22만 명의 중국인이 산업연수나 또는 친지방문 등의 목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중국은 그간의 고도성장 과정에서 사회범죄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중요한 것은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자주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기업인에 대한 납치, 폭행, 살인이 매우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중국 내의 범죄행위에 연루되는 경우도 매우 빈번하다. 중국은 마약의 제조, 밀매라든지 인신매매 등에 대해서는 매우 엄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중국을 방문하거나 중국에 체류하는 자들의 인신 보호는 기본적으로 본인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나, 한국정부나 중국정부가 일일이 이들의 안전을 위해 항시 보호, 관찰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들이 중국에 머무는 동안 억울하게 인권이 침해되거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 노출되는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의무가 한국정부에게는 있다.

작년 9월 중국 심양에서 한국인이 마약밀매로 체포, 구금되어 급기야 사형에 처해진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이런 사실조차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였다. 이에 대한 책임의 소재를 둘러싸고 한중양국이 크게 대립하여, 양국관계를 크게 경색시켰다. 중국 내에서 위중한 범죄를 저지른 자를 한국인이라고 무조건 비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국은 기본적으로 아직도 법치의 관행이 정착되지 않고, 사법처리 과정에서 인권유린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유사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적어도 한국정부로서는 중국을 방문하거나 중국 내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안전과 인신의 보호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 - 영사협정의 체결 등 - 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며, 동시에 영사업무의 질적,양적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3)조선족문제: 중국의 개혁개방에 의한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92년의 한중수교는 조선족의 물질적 지위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다. 조선족들은 중국을 찾는 한국인의 길 안내나 경제활동의 중개자 역할을 담당하여, 개인적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하였으며, 그 결과 조선족이 몰려있는 연변이나 요녕성 심양 등지의 경제적 수준도 상당히 제고되고 사회분위기도 빠르게 고급화되는 추세이다. 이런 맥락에서 조선족들에게 한국은 「기회의 나라」로 인식되고 있어, 한국 방문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나 이는 한국에게는 불법체류자의 증가라는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이들에 대한 비자발급을 매우 까다롭게 규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부로커의 농간에 의한 피해가 늘고 있는 한편, 한국행 경비의 조달로 인해 부채에 허덕이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그 결과 이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의식과 상대적 박탈감이 생겨나고, 이것이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급속히 反韓감정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다시 말해 한중교류의 확대로 오히려 중국 내에서 反韓감정이 일어날 소지가 발생하고 있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한국과의 교류확대에 따른 조선족의 거주지역에 대한 한국인의 잦은 방문과 이에 수반되어 나타나는 이들 지역의 분위기의 변화는 중국정부의 예민한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조선족은 비록 한국계 혈통이나 현실적으로는 엄연히 중국공민이고, 소수민족의 일원이다. 따라서 소수민족이 혈통을 따른 다른 국가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에 중국은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중국은 소수민족정책을 변방의 안보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으나, 상기한 움직임은 이러한 소수민족정책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정부는 재일동포법안과 관련하여 중국을 방문코자 하는 한국의 국회의원에게 비자발급을 거부하기도 하여, 이문제가 양국간의 잠재적 갈등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 등의 한민족이 구미의 교포에 비해 차별을 받는다는 이유로 재외동포법에 대한 위헌판결을 내렸다. 따라서 2003년 12월까지 한국정부은 재외동포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만일 이 법안이 개정된다면 앞으로 조선족에게는 수월하게 코리아드림을 기회를 실현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설령 법이 개정된 다 하여도 중국이 조선족의 입출입을 자국의 필요에 의해 언제든지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다시금 양국간의 갈등의 소지로 작용할 수 있다. 조선족은 남과 북한의 중개자로서 식량을 찾아 중국으로 건너오는 탈북자를 돕는 역할을 할 수도 있으며, 한중경제 교류의 윤활유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조선족의 적절한 활용은 향후 대중관계의 확대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 내 조선족의 더욱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나, 상기한 대로 중국 내의 소수민족 정책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4)탈북자 문제: 한중수교 당시만 해도 탈북자 문제가 그다지 심각한 현안이 아니었다. 93년의 경우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온 탈북자 수는 10명을 밑돌았고, 98년까지는 100명 미만이었다. 그러나 지난 3,4년간 이들이 중국에서 망명을 추구하는 방법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는 99년 148명에서 2000년 312명, 2001년 583명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금년에도 6월말까지 514명이 입국하였으며,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연내에 입국 탈북자 수가 1000명 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상 중국은 탈북자문제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문제를 유발했고, 한국이 그 뒷바라지를 하는 입장이라면 중국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이유로 짐이 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이제껏 이 문제와 관한 중국정부의 정책결정과정에 최대한 개입을 자제하며, “조용한 외교”로 일관해 오고 있다. 이는 한중양국의 대북한관계에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국은 애초에는 먼저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라는 국제여론에 맞서 이들을 불법 월경자로 간주하면서, 한국정부와 이 문제를 협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었으나. 탈북자를 받아줄 수 유일한 당사국인 한국을 상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제3국행 인도적 처리”라는 정형을 만드는 것 같았다. 중국에는 현재 약 8만 명의 탈북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탈북자들이 제3국 외교공관을 통하던 기존의 방식을 떠나, 한국공관으로 더 나아가 중국외교부에 직접 망명을 요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탈북자에 관한 중국이 입장이 바뀌어 이 문제가 향후 한중간 심각한 외교문제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적 폭발성을 갖고 있다.

중국에서 탈북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6월 장길수군 가족 7명이 유엔난민고등판무관 베이징 사무소에 진입하여 한국행이 성사되면서부터이다. 이는 중국정부로서는 아킬레스건인 인권탄압국이라는 외부세력의 비난을 잠재우려는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별로 달갑지 않은 사례를 남긴 셈이다. 그러나 탈북자문제는 이제 국제적인 관심사가 되었으며, 탈북자 지원에 독일, 미국, 일본의 NGO가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중국은 비록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나 자국내 외교공관이 탈북자의 제3국행의 루트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탈북자들의 끊임없는 탈출을 효과적으로 저지하지 못해 대량 탈출사태로 발전한다면, 이는 북한체제의 붕괴로 연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데서 북한과 북한사회주의체제의 유지에 중요한 이해관계를 갖는 중국정부의 입장 때문이다. 따라서 탈북자 문제는 향후 양국관계를 경색시킬 수 있는 이미 분명한 현안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탈북자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양국정부의 보다 적극적이고 현명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한국은 중국 측에게 탈북자 문제에 대한 실질적 당사자로서 한국의 위상을 인정하도록 하는데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들 탈북자는 우리 헌법상 대한민국의 국민일 뿐 아니라 이들의 절대다수가 한국진출을 원하고 있고 또 중국정부의 제 3국 추방도 궁극적으로 한국행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이미 한중 양국의 분명한 현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껏 탈북자문제에 대한 중국의 정책결정에 최대한 개입을 자제해온 우리의 기존정책의 변화와 탈북자문제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원칙 수립이 매우 긴요해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한국정부는 탈북자 문제에 대한 중국정부의 새로운 접근조짐이나 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평가를 통해 이를 양국간의 현실적인 협력사항으로 의제화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즉, 이제까지의 조용한 외교나 소극적 외교를 극복하고, 탈북자문제를 중국당국과 제도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특히 난민 지위의 부여나 난민정착촌의 건설을 추진하여 서로간의 부담을 줄여야 하는 문제 등으로 중국을 설득하는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야 할 것이다.

3. 맺음말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중국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 수교 이후 지금까지는 비교적 ‘상생적 관계로 발전해 온 한중관계는 앞으로는 ’경쟁‘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더욱 빈발할 마찰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양국은 이해와 협력의 폭을 넓혀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책수립자들이 중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러한 인식의 바탕 하에 장기적인 대중전략의 틀을 구축하였을 적에만 가능할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은 중국과의 교류에 있어 양적 확대에 더욱 관심이 많았다. 따라서 대중정책은 장기적인 전략적 틀 속에서 추진되기보다는 양국관계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현안에 대한 해결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경향을 띄었으나, 앞으로는 점점 늘어나는 양적, 질적 변화를 효율적으로 관리,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무엇보다 긴요해 보인다. 지경학,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앞으로 우리는 중국의 내부 움직임뿐만 아니라, 대외정책에 심대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우선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담당하는 중국전문가를 국가 차원에서 폭넓게 양성하는 문제와 이들을 국가전략의 추진에 효과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할 것이다. 이와 함께 단기적 이해에 집착하거나 특정 현안, 분야에 편중된 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다각적인 교류, 협력증진을 통해 양국관계의 저변을 부단히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홍표(일본 나고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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