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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제기
탈냉전시대에 들어와서 미일 동맹은 재확립이상의 재정의되면서 강화되고 있는데, 9·11 테러이후 안보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한층 강화되고 있다.
미일동맹의 강화는 2004년 12월 10일에 발표된 신 '방위계획의 대강'에서도 강조되었고, 21세기 미국의 신 군사전략에 의한 해외미군 및 주일미군의 재편 작업이 전개되면서 한층 강화되는 양상을 구체적으로 보였다.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2+2)는 2005년 2월 19일에 미일동맹의 세계화를 지향하는 '공통전략목표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였고, 2005년 10월 29일에는 미일 연합군 유사체제를 지향하는 '주일 미군 재편·재배치 계획'을 발표하였다.
미일동맹의 강화를 기반으로 일본의 군사적 활동은 확대되고 있고, 한반도 유사시에 자위대는 주일미군과 함께 중요한 전략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로 미일동맹은 파워분담(power sharing)을 지향하면서 미영동맹의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한국에 대해 일본을 양자간 이상의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인식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기도 하다.
본고는 이상과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일의 공통의 전략적 목표 설정 및 주일미군의 재편에 따른 미일동맹의 전략적 상호의존의 심화에 대해 살펴본다.
2. 미일의 전략적 공통목표의 설정
2002년 12월 16일 미국의 국무장관 및 국방장관과 일본의 외무장관 및 방위청 장관으로 구성된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SCC, 2+2)는 (1) 국제테러,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등의 새로운 위협과 다양한 사태, (2) 군사기술의 비약적 향상과 각종 기술의 통합화 지전 등 국제 안보환경의 변화에 응하여 양국의 안보정책에 관해 긴밀한 협의를 강화할 것에 합의하였고, 2005년 2월 19일의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SCC, 2+2)에서는 양국이 추구해야 할 공통의 전략목표를 설정하였다.
<표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공통전략목표에 관한 공동성명(Joint Statement of US-Japan Security Consultative Committee)에 의하면, 미일의 공통전략목표는 (1) 글로벌 차원에서 아프가니스탄 · 이라크 · 인도양 쓰나미 등에서의 협력,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 국제테러의 방지 및 근절 등을 지향하여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고, (2) 지역차원에서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미군에 대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계감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 대만해협 문제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의 촉진 등을 주요 전략목표로 하면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압박 강화, 중국의 대만 무력행사 가능성 억지 등의 전략적 추구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미일의 공통전략목표의 인식은 미일동맹의 세계화와 더불어 미일의 전략적 상호의존이 한층 구체화되어 가고 있음을 시사하는데, 주일미군의 재편과 자위대의 역할·임무·능력조정 등에도 투영되어 '주일미군과 자위대의 일체화’로 나타났다.
<표 1> 미일의 공통전략목표
지역의 전략목표 | ㅇ한반도의 평화적 통일 |
세계의 전략목표 | ㅇ기본적 인권, 민주주의, 법의 지배, 등 기본적인 가치의 추진 |
<참고> 'Joint Statement of US-Japan Security Consultative Committee'
3. 주일미군의 재편과 미일의 전략적 상호의존의 심화
2003년 11월 25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 이후시대를 맞이해서 본토방위와 전방전개능력의 강화를 지향한 새로운 군사변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해외주둔 군사력의 재검토 협의를 동맹국 및 의회와 본격화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즉, 미국 부시행정부는 새로운 위협인 테러 등에 대응하기 위해 최첨단 군사기술에 의한 장비의 경량·고도화 및 기동력·정찰력의 강화를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병력의 규모 및 구성을 개편한다는 전략적 구상아래 신 군사전략의 키워드로서 군사변환(transformation)과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GPR; Global Posture Review)을 제시하였다.
군사변환전략의 핵심은 최첨단 무기체계를 기반으로 한 '유동성 있는 군사능력’을 지향하여 미군을 언제 어디서든지 전투가 가능한 '규격화된 군(Module Army)으로 바꾸는 것이다. 규격화된 군의 대표적 예로서 스트라이커 전투부대를 들 수 있는데, 스트라이커 부대는 첨단장비로 무장했으면서도 가볍고도 기동성이 뛰어나 최첨단전차들과 함께 유사시 초대형 수송기에 실려 3, 4일만에 분쟁지역으로 투입될 수 있는 부대이다. 즉, 미국의 군사변환전략은 이와 같은 기동성을 갖춘 최첨단 전투부대를 기존 기지에 두지 않고 기동군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냉전시대의 해외 주둔 미군을 해외 배치군을 넘어서서 해외 기동군으로 전환하려고 하는데, 해외주둔 미군기지를 4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미국은 전략적 목적에 따라 해외주둔 미군기지를 대규모 병력전개의 근거지인 전력전개거점(PPH), 대규모 병력이 장기 주둔하는 상설기지인 주요작전기지(MOB), 소규모 상주 간부와 상당수 교체근무 병력을 포함한 전방전개기지(FOS), 소규모 연락요원과 훈련장만 유지하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외부에서 확보하는 안보협력 대상 지역(CSL) 등 4개의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이와 같은 군사변환 구상 및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해외 주둔 미군의 삭감을 발표하였다. 부시 대통령은 2004년 8월 16일 “예측할 수 없는 위협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해외 주둔미군을 새로운 장소로 배치한다”고 선언함과 더불어 6만-7만명의 해외 주둔미군의 삭감을 발표하였다. 현재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15만명의 미군을 제외한 주요 해외 주둔미군의 현황은 <표 2>와 같은데, 주로 냉전시대의 최전선이었던 한국으로부터 12,500명, 독일로부터 30,000명 등 6만-7만명의 미군병력이 삭감되는 것이다. 삭감되는 병력은 미국 본토나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지로 재배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표 2> 해외 주둔미군의 현황
한국 | 일본 | 독일 | 이탈리아 | 영국 |
41,360명 | 40,680명 | 73,500명 | 11,965명 | 11,097명 |
육군 31,460 공군 9,420 해군 300 해병대 180 | 육군 1,600 공군 14,130 해군 5,200 해병대 19,750 | 육군 57,300 공군 15,650 해군 300 해병대 250 | 육군 2,900 공군 4,600 해군 4,400 해병대 65 | 육군 180 공군 9,600 해군 1,220 해병대 97 |
위에서 언급한 바 같이, 미국의 전략적 구상대로 해외주둔 미군기지가 재편될 경우, 주일 미군기지는 대규모 병력전개의 근거지로서 전력전개거점(PPH)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미일전략대화는 미일동맹의 세계화를 지향한 공통전략목표을 기반으로 주일미군 재편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전개하였는데, 그 결과는 미일 연합군 유사체제로 나타났다.
후덴마(普天間) 비행기지의 이전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2005년 10월 29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SCC, 2+2)에서는 미일의 군사적 일체화를 지향하는 전략적 연대의 전략적 목적아래에서 주일미군 기지의 역할 재조정, 미군과 자위대의 합동훈련 확대, 군 기지의 공동이용 등을 핵심으로 내용으로 하는 주일미군의 재편에 관한 대강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여 발표하였다.
주일 미군의 재편·재배치 대강의 핵심 사항은 미일의 군사적 일체 및 연합군 유사체제를 지향하는 기지의 '공동 사용’ '공유’인데, 주요 내용은 <표 3>과 같다. 즉, 인도양까지 담당하는 제1군단을 보다 전선(前線) 가까이에 두기 위해 제1군단 사령부를 워싱턴주에서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縣)의 자마(座間)지역으로 옮기고, 아울러 자마 기지에 일본 육군 자위대의 핵심부대인 '중앙집단사령부’를 배치함으로써 자마 기지가 대테러 작전과 동아시아 사령탑 역할을 수행토록 한다. 이는 미일의 군사적 연대 강화에 따른 미일공동사령부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다. 또,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하여 미일의 공동 대처를 위해 일본 항공자위대의 항공총사령부를 요코다(橫田) 기지로 이전시키고, 요코다 기지에 미사일 공동 방어를 위한 공동작전센타를 설치한다. 아울러, 중국·북한을 겨냥해 오키나와뿐 아니라 인접한 큐슈지역에도 미일의 공동기지를 확보하기 오키나와 후덴마(普天間) 기지의 미군의 공중급유기12대를 큐슈(九州) 지역의 가고시마(鹿兒島) 현(縣)에 있는 일본 해상 자위대의 가노야(鹿屋) 기지로 이전하고. 미군 태평양 항공모함의 조응을 위해 가나가와(神奈川) 현(縣) 아츠키(厚木) 기지에 있는 미 해군의 항모함재기 부대를 이와구니(岩國) 기지로 이전하며, 이와구니(岩國) 기지에 배치되어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화상 데이터 수집기를 미군의 아츠키(厚木) 기지로 이전한다.
미일 양국은 이와 같은 주일 미군의 재편·재배치 계획이 협상과정에서 다소 진통을 겪었지만, 주일 미군의 재편·재배치 계획이 확정된 직후, 미국은 미일 연합군 유사체제의 전력 증강을 위해 처음으로 2008년에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을 배치한다고 발표하였다.
요컨대, 주일 미군의 재편·재배치 계획은 미일동맹의 세계화에 따른 전략증강의 일환으로 전개된 것이다. 그러므로, 기지의 공유·공용을 통해 연대 강화의 구상을 나타내고 있는 주일 미군의 재편·재배치 계획은 (1) 글로벌 차원에서의 공통의 전략목표를 지향하면서, (2) 지역차원에서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경계감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미일공동사령부’의 설립을 지향하는 군사적 연대의 강화를 추구하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고 볼 수 있다. 동아시아 미일공동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에 지휘권을 행사하며, 중요한 역할과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표 3> 주일미군 재편안의 주요내용
구체적인 안 | 전략적 목적 |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제1군단 사령부를 통합사령부(UTX)로 개편함과 더불어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縣)의 자마(座間)지역으로 이전함. | o 인도양까지 담당하는 제1군단 사령부를 전선(前線) 가까이에 둠으로써, 자마 기 지가 대테러 작전과 동아시아 사령탑 역 할을 수행토록 함. o 일본 육군 자위대의 핵심부대인 '중앙집 단사령부’ 가 배치됨. -미일의 군사적 연대 강화, -미일공동사령부 탄생 |
일본 항공자위대의 항공총사령부를 요코다(橫田) 기지로 이전시키고, 요코다 기지에 미사일 공동 방어를 위한 공동작전센타를 설치함. | o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해 미일이 공동으로 대처 |
오키나와 후덴마(普天間) 기지의 미군의 공중급유기12대를 큐슈(九州) 지역의 가고시마(鹿兒島) 현(縣)에 있는 일본 해상 자위대의 가노야(鹿屋) 기지로 이전함. | o 중국·북한을 겨냥해 오키나와뿐 아니라 인접한 큐슈지역에도 미일의 공동기지를 확보 |
가나가와(神奈川) 현(縣) 아츠키(厚木) 기지에 있는 미 해군의 항모함재기 부대를 이와구니(岩國) 기지로 이전하고, 이와구니(岩國) 기지에 배치되어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화상 데이터 수집기를 미군의 아츠키(厚木) 기지로 이전함. | o 현지부담의 경감 및 태평양 항공모함 2 척과의 조응. |
오키나와의 코트니 캠프에 있던 제3 해병 원정군 사령부를 괌으로 이전함. -일본내 미군 해병 병력 15,000명 가운데 7,000명 정도를 감축. | o 주일 미군기지가 있는 지방자치제의 부담 경감 |
4. 맺음말
탈냉전기의 도래와 더불어 미·일동맹은 국내외 환경의 변화에 따른 분기점을 맞이하게 되었으나, 1996년의 '미·일 신안보공동선언'의 발표와 더불어 확대·발전되었고, 9·11테러 이후에는 전략적 상호의존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즉, 미일동맹은 미영동맹 수준으로의 성장을 꾀하면서, 글로벌 차원 및 지역 차원에서의 공통의 전략적 목표 설정과 더불어 연합군 유사체제를 지향한 주일미군의 재편·재배치 계획을 수립·실행하고 있다.
이는 동북아 전략환경 및 한반도 안보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며, 아울러 한미동맹의 중요성 및 일본의 전략적 위상 제고 등에 관해 새삼스럽게 전략적 고찰을 하게 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국익 및 국가전략 차원에서 미국의 세계전략 및 동북아전략과 일본의 전략적 역할, 미·일동맹의 전략적 의미, 일본의 국력·국가전략 등을 냉철하게 분석하면서 전략적으로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배정호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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