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재산권과 토지공개념
김정호 지음/자유기업원 펴냄
사적 소유를 억압하면 사회발전은 정체된다. '평등'과 '공공의 이익'을 앞세우면 정의롭게 보이지만, 다수의 '약탈적 행위'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유 재산은 문명사회의 주춧돌이다. 또 불로소득이라고 해서 반드시 환수의 대상이 돼야 하는 건 아니다. 이 책에선 토지가 왜 사유재산이어야 하는지, 사유재산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밝힌다. 토지의 소유 거래 이용 등에 대한 우리나라의 규제들이 어떻게 사유재산의 원리를 위배하는지를 설명한다.
토지 문제와 회사법 등 법경제학적 분석에 매진해온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저자의 네 번째 토지 관련 저서다. 네팔, 피지, 몽골, 캐나다, 홍콩 등지의 풍부한 사례가 곁들여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토지 사유재산권의 필요성을 토지의 부족함에서 찾는다. 토지를 원하는 사람은 많고 쓸 땅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땅을 사유재산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유재산권의 보장은 자유로운 토지시장을 보장해야 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토지거래허가제 같은 것으로 부당하게 재산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도 토지 시장에 대한 부분적인 정부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다만 정부 개입은 시장을 보완하는 수준이어야지, 시장을 대체하고 파괴해선 안 된다고 역설한다. 공공 목적에 사용되는 그린벨트나 농지에 대해선 토지 소유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농지 개발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전액 농민에게 돌려주라고 제안한다. 토지를 공동의 재산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헨리 조지의 사상에 대해선 비판적이다. 토지 제도의 기반은 사유재산제여야 하며, 토지정책들도 사유재산제도를 보완하는 것이어야지 그것을 파괴하거나 대체하는 것이어선 안 된다는 게 책의 요지다.
박양수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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