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한국기업, 애증과 영욕 vs 성공의 증거

자유기업원 / 2020-01-10 / 조회: 12,101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한국기업, 애증과 영욕 vs 성공의 증거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두 분의 동창과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동창토론>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나오셨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이하 최승노)>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이하 김성희)>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김혜민> 오늘은 한국의 기업, 기업문화, 기업인,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먼저, 한국 기업의 역사, 특징, 이런 광범위한 주제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김성희 교수님은 어떻게 표현하시겠어요?


◆ 김성희> 애증이 엇갈리고, 영욕이 공존하는 한국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대기업이 있지만 편법 상속, 독과점, 이런 불법의 경계를 넘어서는 그런 일들이 자주 벌어졌고, 정경유착의 문제가 또 다른 형태로 박근혜 정부 때 재현됐었죠. 재벌 경영권을 계속 세습하려고 하면 시가 총액이 워낙, 400조가 넘는데, 그것을 안정적으로 지배권을 행사하면서 세습하려면 세금을 다 내서 하기도 힘들고요. 그런 애증과 영욕의 대상입니다.


◇ 김혜민> 한국 기업은 애증과 영욕의 대상이라고 김성희 교수님께서 정리를 해주셨어요.


◆ 최승노> 기업의 세계는 생존의 세계예요. 살아남았다는 것이 성공의 증거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성공을 한 것이고요. 역사 속에서 사라진 기업들은 안타깝지만 역사의 한 순간을 같이했던 기업들이 많았고. 기업의 수명이 생각보다 짧아요. 그런 것을 보면 우리가 기업이라고 하는 것이 그 시대의 상황을 잘 반영하고, 또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해서 살아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씀드리겠어요.


◇ 김혜민> 최승노 원장님은 우리의 기업은 생존, 성공, 정말 정글 속에서 살아남은 대표적인 존재들이라고 정의를 해주셨어요. 그래서 궁금해집니다. 이 두 분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업다운 기업을 꼽는다면 어떤 기업일까요?


◆ 최승노> 기업은 성공의 증거라고 말씀드렸는데, 우리가 지금 살아남은 기업들 중에서 보면 역시 세계적인 기업, 또 가장 존경받는 기업, 저는 삼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삼성 하면 세계인이 다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정치적이거나 특권의 시비가 걸리거나 경쟁보다는 사람의 마음에 호소하는 그런 성격이 있는데, 수출 시장은 그렇지 않아요. 저는 우리나라 기업 중에 수출 기업이 가장 대표적으로 기업다운 기업들이다. 왜냐하면 경쟁이라는 것에서 살아남았고, 세계인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에 가장 기업다운 기업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대부분 수출기업이다. 그중에서도 삼성이 수출하면 또 삼성 아니겠어요? 그런 면에서 삼성은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원장님이 말씀하신 대표적인 기업이 곧 좋은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 최승노> 그럼요. 가장 많은 소비자한테 선택을 받았고요. 소비자가 돈을 줄 정도로, 아낌없이 돈을 쓸 정도로 선택받았으면 그것보다 더 훌륭한 기업은 없습니다.


◆ 김성희> 질문지를 보고 한참 찾아봤는데요. 성공한 기업이 좋은 기업일 가능성이 있겠죠. 그런데 우리나라 30대 재벌 기업 생존율이 10%밖에 안 됐어요. 그런 면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렇지만, 4대 기업이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이 70%입니다. 전체 우리나라 경제에서 지나치게 독점화되어 있는 거고요. 그게 정상적인 방법으로만 가능하지 않았다는 것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거죠. 시장주의론자들이 사실 재벌에 대해서 입 닫는 것에 대해서는 앞뒤가 안 맞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유경쟁을 이야기해놓고 자유경쟁을 가장 가로막는 대표적인 기업제도, 재벌구조, 세습구조, 그리고 탈법적인 경영, 이런 것들이 계속 지속되고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볼 것이냐. 이게 좋은 기업이라는 측면이 나쁜 측면을 더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거죠. 다른 데서도 보면 정규직 전환율 높고, 고용 많이 하고, 이런 기업이 좋은 기업이다, 이런 기준으로 한 기업이 있는데요. 그중 몇 군데는 김용균 씨 산재사망 일으킨 발전회사도 거기에 들어가 있는데요. 그런 지표는 포함해서는 안 되는 거죠. 이런 지표까지 다 감안하면 정말 좋은 기업이 있을까, 합니다. 세계에서 모범으로 꼽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추한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앞으로 개선점이 여전히 많이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지금 한 군데도 안 꼽으실 거예요?


◆ 김성희> 딱히 꼽을 데가. 스타트업 기업이나 이런 기업은 있는데, 사실 거기도 플랫폼 노동이라는 위장된 비정규직을 쓰고 있는 데가 많아서요.


◇ 김혜민> 그러면 교수님, 현실적으로 너무 교수님이 생각하는 좋은 기업이 이상적인 게 아닐까요?


◆ 김성희> 그런데 구글을 예로 들면, 구글의 버스기사. 워낙 연봉이 높지 않습니까? 물론 집값이 높아서 크게 남는 건 없다고 하지만요. 그 버스기사가 나는 이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는데, 너무 연봉이 낮다고 하니까 올려줬어요. 그런 발상이 같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동일한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는 기업의 자세. 그리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지 않았습니까? 다시 실력을 검증받아서 돌아오고요. 이럴 수 있는, 정말 능력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업 풍토가 우리나라에 존재했으면 좋겠다. 그런 기업들이 앞으로 생기겠죠.


◆ 최승노> 우리나라에 구글 코리아도 와 있고, 한국 IBM도 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외국계 기업들도 경쟁을 해요. 그래서 저는 우리 생태계에서 지금 생존해있고, 수익을 내는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기업다운 기업이라고 평가를 하고 싶어요. 적어도 남한테 의존하지 않고, 세금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립해서 소비자한테 선택을 받는 기업은 일단 칭찬받을 기업이다, 라고 조건은 일차적으로 필요조건은 충족시켰다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 김혜민> 그런데 김성희 교수님은 그런 기업들이 어떤 방법과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도 평가해야 정말 좋은 기업인지, 대표할 수 있는 기업인지 알 수 있다는 말씀이시고, 김성희 교수님의 수준이 워낙 높으셔서 그런지 일단 국내 기업은 충족하는 기업이 없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업이 뭐가 있을까 하고 인터넷에 쳐봤더니 유한양행을 많이 꼽더라고요. 유일한 박사,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 김성희> 세습을 하지 않았고요.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고, 사회적으로 공헌한 사업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노동시간을 줄여서 고용을 창출하는 일에 가장 모범적으로 앞장섰던 적이 있죠. 유한 킴벌리 모델이라는 게. 그런데 사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시장에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서 가능했던 측면이 있어서 다른 기업이 쫓아서 하기에는 어려운 측면도 있고요. 세부적으로 뜯어보니까 약간 허점도 있더라고요.


◇ 김혜민> 그런데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유한양행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게 어쨌건 1위의 자리에 있기 때문이잖아요. 최승노 원장님이 말씀하시는 게 그거 아니에요? 일단 자립하고, 기업이 경쟁력이 있어야 복지도 할 수 있고, 좋은 것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게 선제적으로 되어야 한다, 그 말씀이신 거죠?


◆ 최승노> 저는 그 과정이 중요하다고 봐요. 1등을 했는데, 스스로 경쟁을 해서 1등한 게 존중받는 게 경제 분야거든요. 그런데 구글 같이 경쟁을 하거나 또 삼성처럼 경쟁을 하거나, 유한양행도 마찬가지예요. 경쟁해서 1등이 됐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평가받아야 한다고 보는데요. 그렇지 않고 제도에 의존하거나 또는 특권에 의존하거나 하면 크게 칭찬받을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구글 코리아 가보면 우리나라에 있는 본사도 상당히 복지 시스템이 좋아요.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죠. 그런데 과연 그 복지 시스템이 좋아서 구글이 이루어졌느냐? 사실은 그게 아니라 구글이 너무 성과가 좋다 보니까 복지가 잘 되어있는 그런 사업 환경을 갖추게 된 거죠. 구글 코리아에 다니는 기사도 월급을 많이 받게 됐다는 표현을 하셨는데, 그것도 구글이라는 회사가 그런 성과를 냈기 때문에 가능하고요. 삼성에 다니는 많은 분들이 지금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데, 그런 것들도 결국에는 성과를 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성희> 그 성과가 타인의 눈물을 쥐어짜면서 만들어지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고요. 기업이라는 게 봉사단체는 아니죠. 자선단체는 아니고, 이익을 내야 생존하는 그런 냉혹한 세계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윤을 창출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기본이겠죠. 그런데 그 과정도 공정해야만 다른 사람들의 피땀을 활용해서 그런 성취를 이루면 안 된다는 거고요. 편법으로 그것을 세습해서도 안 된다는 그런 문제는 가장 기본으로 지켜져야 하는 사안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것이 잘 안 지켜지는 게 안타깝다.


◆ 최승노> 그것을 왜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있어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쥐어짰다는 표현을 했는데, 애플이라는 회사가 아마 쥐어짜는 데는 세계 최고가 아닌가 싶어요. 제조 원가 대비 수익률이 엄청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시가 총액이 우리나라 기업의 전체를 합한 것보다 커졌는데요. 그렇게 애플이 쥐어짜내서 하니까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을 회사냐? 그렇지는 않죠. 그것이 누구를 착취해서가 아니고, 원가 절감을 한 결과고요. 그렇다고 해서 중국에서 근로자들이 애플 공장이 그러면 중국에서 떠났다고 하면 중국이 기분 좋아하고, 우리는 착취 안 당하니까 행복하다고 이야기할까요? 그렇지는 않죠. 애플 공장이 떠나는 것을 굉장히 불안해하고, 애플 근로자들도 직업을 잃을까 봐 전전긍긍합니다. 그것은 상호 호혜적인 그런 이득을 가지고 온 것이지, 중국 근로자를 착취해서 애플이 성공을 거두었다, 수익을 많이 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 되는 것이죠. 우리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부분을 저거는 수익을 낸 거니까 착취다, 라고 몰아가버리면 이 세상에 경제, 거래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죠.


◇ 김혜민> 결과를 내서 착취라고 말씀하시는 건 아니고요. 기본적으로 기업이라는 것의 본질적인 목표와 목적은 이윤 창출, 그거는 두 분 다 동의를 하시는 거고 거기에 있어서 어디까지를 경제적 활동으로 보고, 인정해주어야 하느냐에 대한 시각의 차이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가 지금 말씀드릴 건데요. 세습 이야기를 하셨으니까요. 결국은 세습이 가능한 게 총수 경영 문제잖아요. 총수 경영을 바라보는 두 분의 시각이 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먼저 최승노 원장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총수 경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승노> 총수 경영이 좋다, 나쁘다를 제3자가 평가할 일이 아니에요. 그것을 가지고 어떤 회사는 총수가 물러났으니까 좋고, 안 물러났으니까 나쁘다, 이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은대단히 잘못된, 그런 규칙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요. 기업이라는 것은 자발적 협력 체계이기 때문에 그 협력체 안에서 자기들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고요.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사실은 가족 경영도 많이 하고요. 특별히 전문 경영인에 맡기는 회사는 영미계에 많이 있는데,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특징에 따라서 발생한 것이고요. 그래서 저는 이것이 오너가 있고, 없고,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더 나은 경영 성과를 갖기 위해서 오너가 있으면 있는 것이 낫고요. 더 나은 경영 성과를 위해서 차라리 오너가 전문 경영인에게 넘기는 것이 낫다면 그렇게 선택할 겁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라고 하지 않아도.


◇ 김혜민> 기업은 자발적 협력체이기 때문에 기업이 상황에 맞게 본인들이 판단할 문제지, 그것을 도덕적인 기준이나 윤리적인 기준으로 사람들이 판단하거나 혹은 정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 김성희> 오너 경영하고 전문 경영은 서로 장단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죠. 우리나라처럼 추격하는 경제에서 자원을 집약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오너 경영이 가진 장점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죠. 그런데 그게 1세에서 2세, 3세로 계속 세습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법을 제대로 안 지킨다는 거죠. 편법적으로 탈법적으로 상속세를 내지 않으려고 분식회계까지 자행했던 거고, 그것은 실정법 위반이잖아요. 사실은 누구나 법 앞에서 평등한 것이기 때문에 재벌 소유자라고 해서, 국민 경제에 기여도가 있다고 해서, 10년 받았는데 1년 살다가 나오거나 이러는 것은 사실 법 앞에 평등한 일은 아니죠. 그런데 그런 것을 지켜나가면서 세습하는 게 거의 불가능 할 정도의 규모가 되어 있는데요. 과연 탈법적으로 세습을 해도 되는 것인가. 사실 1세대야 스스로 일궜다고 하지만, 2세, 3세가 과연 그만한 자질이 있는지에 대해서 공정하게 검증된 적은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가 정말 둘을 놓고 어느 것이 장점이 더 발휘될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면, 오너 경영자도 무조건 세습을 해서 경영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검증 받아야 하는 거고, 실력에 의해서 쫓겨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거죠.


◇ 김혜민> 그러면 예를 들어보죠. 총수경영의 폐해라고 지적되는 대표적인 케이스, 한진일가예요. 불명예스럽게도 어떤 아이콘이 된 것만은 사실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승노> 경영의 스캔들이라는 게 일어나는데, 대표적인 사건이에요. 대한항공 사건은 스캔들에 의해서 기업 이미지가 망가진 그런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그것 때문에 이것이 기업의 문제고, 오너의 잘못이라고 보면 그것은 올바른 접근이 아니에요. 생각해보세요. 대한항공은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항공 분야의, 교통의 기업입니다. 한 마디로 세계 최고 수준까지 교통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기업이에요. 한 마디로 칭찬 받아야 하는 기업입니다. 어느 정도 세부적인 내용, 서비스를 매뉴얼화 해서 안정성을 굉장히 높여놨어요. 반면 다른 교통 분야의 기업들을 보세요. 굉장히 사고율도 높고, 서비스도 형편없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을 달성하지 못했어요. 심지어는 수익을 못 내서 팔려간 기업들도 허다하죠. 또 수익이 안 나서 정부에 의존해서 운영하다가 사고가 나서 크게 배 사고도 날 정도로 형편없는 분야가 굉장히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면서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인정하는 기업이 바로 대한항공입니다. 이것을 우리가 인정하지 않고, 스캔들이 일어났으니까 대표적인 문제가 있는 기업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오너가 없었다고 하면, 그 사람의 오너에 의해서 만들어졌던 그런 강압적이라고 평가받는 그런 것이 없었다고 하면 매뉴얼 경영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었겠나, 하는 부분이에요.


◇ 김혜민> 강력한 리더십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항공이 있었겠느냐?


◆ 최승노> 그럼요. 그래서 대한항공의 경쟁력은 그런 약간 우리가 보기에 불편하고, 심지어 마음도 아플 정도로, 화가 날 정도의 사안들이었지만, 대한항공이라고 하는 뛰어난 기업의 서비스를 만들었던 정신들이 그 안에 있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그러한 행동을 두둔하자는 게 아니에요. 그거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것이 동전의 양면처럼 그러한 추진력과 열정과 에너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성립 가능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 김성희> 대한항공이 성공하는 데 있어서 오너 경영 때문에 가능했다고 입증할 증거는 없죠. 사실 우리나라 국민이 성장과 함께 국적기로서 거의 독점적인 사업으로서 이만큼 키워져 온 것인데 그것이 오너 경영이 리더십을 발휘해서 잘했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이야기할 증거는 없고요. 그렇지 않았으면 훨씬 더 커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겠죠. 이거는 만약을 상정할 수는 없지만, 오너 경영만이 대한항공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고 하는 이야기는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구조적 조건 속에서 만들어진 거고, 키워진 몫도 굉장히 크죠. 완전히 실패하지는 않았지만, 한진해운은 다 실패했잖아요. 다른 증거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데 문제는 소유 경영자의 리스크가 너무 커졌죠, 지금. 대한항공이 망가지게 만드는 데 한진 일가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는 거죠. 기업에게 지금 가장 심각한 리스크는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 안에서 오는 거죠. 소유 경영자들 때문에 생기는 리스크가 가장 큰데요. 롯데도 그렇고, 금호도 그렇고, 계속 그런 일들이 벌어졌던 것이죠. 그래서 이런 소유 경영권을 세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 그들의 전횡과 독단이라는 것이 심각한 폐해로 오히려 기업을 망가뜨리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소유 경영을 계속 세습하는 재벌 체계는 재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 거죠.


◇ 김혜민> 2부에서 두 분의 이야기를 더 확인하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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