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LG카드 자금지원 타결

권혁철 / 2003-12-02 / 조회: 12,781       KBS1라디오 생방송일요일 2부

■ : 주제, ▶ : 사회자 질문, ▷ : 권혁철(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답변

■ LG카드 자금지원 타결

▶ LG카드에 대한 채권단의 2조원 신규자금 지원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됐음. 이로써 LG카드의 현금서비스 중단에서 비롯된 ‘신용대란’의 위기는 일단 숨을 돌리게 됐다고?
▷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8개 채권은행은 지난 일요일인 23일 밤 늦게 LG카드에 신규자금 2조원을 지원하는데 동의한다는 동의서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제출했음. 채권단은 23일 오후까지만 해도 구본무 회장이 연대보증을 서지 않으면 신규자금지원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했지만, 김진표 경제부총리 등 정부관계자들이 적극 중재에 나서 극적인 합의를 보았음. 이에 따라 채권단은 2조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반대급부로 LG는 구본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회사 LG 지분과 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제공함. 채권단은 구회장의 연대보증 조건을 철회하는 대신 LG카드의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기존 대주주의 지분을 소각하고 대출금 2조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했음.

▶ 극적으로 타결된 배경은?
▷ 막판까지 쟁점이 되었던 부분은 결국 구본무 회장의 개인연대보증 문제였음. 이 문제를 둘러싸고 채권단과 LG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부도 위기가 현실화되는 것을 우려한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역할에 나서게 된 것임. 정부는 구본무 회장이 사실상 지주회사격인 주식회사 LG의 주식을 내놓음으로써 자신의 재산 대부분과 경영권까지 내놓은 것과 다를 바 없으며, 이것만으로도 LG카드 회생의지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며 채권단을 설득했음. 한편 은행권으로서도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봄으로써 파국을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봄.

▶ LG카드도 인원감축 등 자체 자구계획을 발표했는데...
▷ 자본유치를 위해 모건스탠리를 재정 자문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이전까지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자본유치를 한다는 계획임. 또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연말까지 직원의 25%인 2천1백명을 명예퇴직 등을 통해 감축하고 영업지점도 절반 이상 폐쇄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병행키로 했음.

▶ 이번의 신규자금 지원으로 LG카드 문제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된 것 같은데, 이런 위기가 다른 카드사로 확산될 가능성은?
▷ 대부분의 금융전문가들은 LG카드 위기와 같은 사태가 다른 카드사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음. 은행권 카드사의 경우 이미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모은행과 합병을 했거나 합병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임. 예를 들어 구 국민카드는 이미 국민은행과 합병을 해서 KB카드로 다시 태어났고, 외환카드도 내년 3월께 외환은행과 합병할 예정임. 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유동성위기의 함정을 벗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임. 우리카드나 신한카드의 경우도 최악의 경우 모은행과의 합병이라는 최후의 대응책이 남아있는 셈임.
또 삼성카드의 경우는 대주주가 삼성전자인 관계로 문제가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임. 나머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의 경우는 자산 규모가 작아 모기업과 대주주의 지원이 어렵지 않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다른 카드사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임.


■ 철도노조와 화물연대 대정부투쟁 돌입

▶ 철도노조와 화물연대 지도부가 24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대정부투쟁에 돌입했다. 이번 투쟁의 쟁점은 무엇인가?

▷ 철도공사법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국회 통과 저지가 목표임. 철도노조는 정부가 지난 10월 마련한 철도공사법이 노동자를 배제하고 희생만을 강요하는 법이라며 즉각 입법중단을 촉구했음. 또 1천여명의 인력을 고속철도 인원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일반열차 운행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부족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음. 이 밖에 장기해고자 복직, 또 조합비에 대한 가압류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음.
화물연대는 업무복귀명령제를 골자로 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정부가 입법예고 한 것에 대해 운수 종사자들의 단순운송거부를 처벌하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되는 강제노동이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임.

▶ 앞으로 투쟁의 일정과 방향은?

▷ 철도노조와 화물연대는 공동투쟁본부를 설치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음. 하지만 그에 앞서 우선 경고 차원에서 지도부가 단식투쟁에 돌입하고, 철도노조는 배차시간 및 규정속도 지키기 등 준법투쟁에 나서고 있음. 또 화물연대도 고속도로에서 경제속도유지 투쟁에 나설 예정임. 하지만 지난 6월과 8월 총파업에 대한 비난이 거셌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강도 높은 총파업을 벌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임.

▶ 정부의 반응은?

▷ 건설교통부는 철도노조가 공사법을 반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를 빌미로 한 파업은 명백한 불법파업이므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음. 또 업무복귀명령제도 국민적 합의에 의해 추진되는 것인만큼 화물연대 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임.


■ 미국 CSX, 부산신항 투자보류

▶ 부산에 진출한 미국 물류기업 CSX월드터미널이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던 9천억원 규모의 항만투자를 미룰 계획으로 밝혀져 동북아 물류허브 건설에 차질이 예상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CSX월드터미널은 어떤 회사이며, 이번 투자보류의 이유가 무엇인가?

▷ CSX는 세계 17개국에서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용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으로 부산신항만주식회사의 지분 24.5%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임. 이번 투자보류의 원인은 한국 정부의 부산항 물동량 예측치가 시장현실에 비해 과장됐을 뿐만 아니라 상하이항과의 경쟁격화, 계속되는 파업 등으로 물동량 증가추이가 기대 이하를 보이는 등 부산항의 장래가 불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임.

▶ 우리 정부의 물동량 예측치가 너무 과장되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가?

▷ 정부는 지난 2001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내놓은 항만물동량 예측치에 따라 15조6천억원을 투입해 2011년까지 부산신항에 30개 선석, 광양항에 33개 선석을 짓고 있음. 선석은 항구의 배를 대는 자리를 말함. 그런데 이후 화물연대 파업과 태풍 ‘매미’의 타격 등으로 물동량 증가세가 꺾인데다, 상하이 등 중국항만의 부상으로 물동량 증가전망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음. 예를 들어 광양항의 경우 물동량이 2001년 당초 예상치의 45% 정도에 그치는 등 그 차이가 매우 큼. 그런데도 정부가 과거의 예측치를 고수한 채 무리하게 밀어붙여 온 것이 이번 사태를 낳은 원인이라는 지적임.

▶ 앞으로 어떤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인가?

▷ 물동량이 급변하고 있어 항만건설 계획의 전면적인 검토가 불가피해 보임. 또 관계 연구소에 따르면 항만건설을 공급자위주의 현 시스템에서 수요자위주의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함. 예를 들어 우리는 정부기관의 물동량 예측에 따라 10~20년 후의 건설계획까지 상세히 짜놓는 식이며, 이에 따라 물동량 변화에 민감하지 못하고, 예측이 틀렸을 때 대규모 유휴시설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임. 이와 달리 선진국은 무빙 타겟(Moving Target)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음. 즉 1단계 공사가 끝나 물동량이 예상치의 75% 수준에 도달하면 2단계 공사에 들어가는 식으로 착공시기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우리도 이런 방향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임. 또한 세계적인 물류기업들의 한국유치를 위해 부지제공이나 세제혜택 등 지원과 함께 한국을 기피하고 있는 요인인 행정규제 및 복잡한 제도, 불리한 기업환경, 높은 물류비용 등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봄.


■ 한국 투자환경 D학점

▶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4명은 한국의 투자환경에 대해 낙제수준인 D학점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 세계경영연구원(이사장 전성철)이 국내외 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국의 기업환경’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의 약 44%가 투자환경부문에 D학점을 준 것임. 또 C학점 응답비율도 35%에 달해 한국 투자 여건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음.

▶ 한국에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조사됐는지?

▷ 외국계 기업과 국내 기업간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먼저 외국계 기업에 대해 말씀드리면,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의 65%인 압도적 다수가 노사갈등이 가장 큰 투자 장애 요인이라고 응답을 함으로써 과격한 노동운동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냈음. 다음이 경기불확실성임. 반면 국내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과반수 이상이 경기불확실성을 가장 큰 투자 장애 요인으로 꼽았고, 그 다음으로 노사불안을 꼽았음. 결국 노동운동과 경기불확실성이 가장 큰 투자장애요인인 셈임.

▶ 한국경제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최고경영자들이 노사갈등을 꼽은 것으로 나와 있는데, 최고경영자들은 한국 노조의 문제점이 무어라고 보고 있는지?

▷ 한국 노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최고경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합리성 부족을 들었음. 기업과 경제상황의 변화와 처지를 고려하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합의점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강경투쟁 일변도로 나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임.


■ 현투증권, 푸르덴셜에 매각

▶ 정부는 현투증권과 현대투자신탁운용을 매각 추진 3년 만에 미국 금융그룹인 푸르덴셜에 5천5백억원에 팔기로 확정했음. 그런데 이번에도 매각가격이 공적자금 투입 금액에 훨씬 못미쳐 헐값 매각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데, 매각 조건이 어떻게 되나?

▷ 정부는 우선 현투증권의 부실해소와 재무건전성을 충족시키고 현재 현투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계열사 지분을 사와야 하는 비용과 사후 손실보전 조건까지 합치면 전체적인 공적자금 투입규모는 2조7천억~2조8천5백억원에 이르고 있음. 이에 반해 정부가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많이 잡아야 1조원을 겨우 상회하는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음. 이에 따라 헐값 매각 논란이 일고 있는 것임.

▶ 해외매각의 명분으로 선진경영기법의 도입이 많이 강조되고 있지만, 이제까지의 사례에 비춰 볼 때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번의 경우는 어떠한가?

▷ 그동안 제일은행 등 금융사들이 많이 외국계에 넘어갔지만, 인수주체는 대부분 단기차익을 목적으로 한 펀드들이었음. 그런데 이번 매수주체인 푸르덴셜금융그룹은 매매차익을 노리는 펀드가 아니라 직접 경영을 전제로 하는 전략적 투자자라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는 것이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의 말이고, 이에 비추어 볼 때 선진경영기법의 도입을 기대해도 좋다는 뜻으로 해석됨.

▶ 이번 현투증권을 인수하는 푸르덴셜 국제투자회사가 국내 투신업계에서 급부상하는 등 자본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고?

▷ 푸르덴셜은 현투증권 인수 후 CJ그룹 계열의 제일투자증권과도 인수협상을 벌여 궁극적으로 두 회사를 합병할 방침을 갖고 있음. 두 회사가 합병되고 그들의 자회사인 현대투신운용과 제일투신운용까지 합쳐질 경우 푸르덴셜은 수탁고 기준 투신업계 1위로 부상하게 됨. 이렇게 될 경우 이미 국내 투신시장에 진출해 있는 프랭클린탬플턴, PCA 등의 공략과 더불어 국내의 간접투자시장의 주도권이 외국계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나오고 있는 형편임.

▶ 현투증권의 매각과 관련되어 현투증권의 대주주인 현대증권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 정부는 현투증권의 대주주인 현대증권을 그룹으로부터 분리해서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입장임. 반면 현대그룹과 현대증권측은 책임분담금을 내는 것으로 책임은 완결되며 매각에 반대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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