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의지는 인정하나 서민 내 집 마련에는 미흡

자유기업원 / 2005-09-01 / 조회: 7,539       업코리아, @

공급정책 놓고는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

정부의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된 후 각계의 다양한 입장이 쏟아지고 있다. 투기수요를 차단해 집값안정을 이루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나 분양가 인상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31일 공공택지 내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분양가격의 결정방식을 25.7평 이하, 초과 아파트 모두에 원가연동제를 적용키로 했고, 25.7평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경우 채권입찰제도를 적용, 최초분양의 시세차익을 환수키로 했다.

"분양가 인상 규제할 대책이 없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31일 논평을 통해 "건설회사의 무분별한 분양가 인상을 규제할 대책과 분양가 상승원인인 재건축, 재개발 주택에 대한 개발이익 환수대책이 없고, 공공택지에서 원가연동제로 어느 정도까지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실한 전망이 없어 집 없는 서민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기에는 미흡한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경실련은 31일 논평을 통해 "분양가 자율화 이후 주변시세를 고려해 책정된 분양가가 기존 집값을 올리고 오른 주변시세가 다시 분양가를 올리는 악순환이 그동안 반복됐다"며 "따라서 값싼 분양주택, 공공임대주택이 공급되어 열심히 일하면 머지 않은 장래에 정상적 소득으로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줘야 했으나 정부는 대다수 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이어 "후분양제로의 이행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으며, 선분양 상태에서의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권 전매금지 등 주택공급제도에 대한 개선책이 전혀 제시되지 않음으로 인해 잔뜩 낀 거품의 제거를 통한 아파트 가격의 하향안정화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들의 이 같은 주장은 원가연동제가 처음으로 적용된 판교 신도시의 경우가 작용하고 있다. 이미 판교신도시에서 실패한 원가연동제 정책을 전 평형으로 확대하는 것은 실패가 뻔하다는 것.
판교신도시는 원가연동제를 실시했지만 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이었고, 화성동탄 역시 평당 700만원에 달했기 때문에 원가연동제로 분양가가 낮아질 수 없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이들은 분양원가가 낮아질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와 관련, "택지비와 표준건축비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정도로 분양가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급확대 놓고 찬반 격돌

정부가 발표한 8.31 부동산 종합대책은 세제를 통한 투기이익 환수 외 공급확대와 규제완화에도 신경을 썼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각계의 입장은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우선 경실련은 "송파신도시, 강북 광역개발 등 또다시 무분별한 공급확대를 앞세워 투기와 집값 폭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판교신도시가 집값 폭등의 주범이 되자 판교신도시의 잠정중단과 부동산정책 원점 재검토를 실시했던 정부가 불과 2개월 만에 판교보다 더욱 집값 상승 효과가 큰 정책을 들고 나왔다는 비판이다.
참여연대 역시 비슷한 논리를 펴고 있다. 참여연대는 "투기수요억제정책이 발표되고 실효성을 발휘하기도 전에 판교의 예에서 보듯이 투기의 유혹이 큰 강남 대체형 신도시개발 등의 개발사업이 추진된다면 개발예정지를 중심으로 부동산투기가 재현될 우려가 크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와는 다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자유기업원의 박양균 선임연구원은 31일 "그동안 세금 중심 정책에서 부동산의 공급 부족 문제를 인식하고 공급 확대 정책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공급정책이 관 중심이라는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경제단체들, "대체로 환영"

경제관련 단체들은 이번 정부의 발표를 놓고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시의적절한 조치'였다며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1일 논평을 통해 "이번 대책으로 일부 지역의 비정상적인 집값 거품이 해소되고 부동산 시장에서의 가격 정상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공급측면에도 비중을 둔 것은 시장의 수요를 반영한 적절한 조치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31일 논평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건설 확대와 저렴한 가격의 산업용지 및 주거용지 공급 정책은 서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함은 물론, 기업의 투자활동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400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시중의 부동자금이 기업의 설비투자 등 산업자금으로 전환되어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정부의 발표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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