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인천공항 글로벌 비행 규제에 날개 꺾였다

자유경제원 / 2016-02-26 / 조회: 5,785       미디어펜
규제에 묶인 인천공항의 글로벌시장 진출


인천공항, 아직도 최고인가?


   
사랑받는 국민의 기업 인천공항. 공항서비스 1위에 빛나는 인천공항의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외국을 다녀본 국민들이 느꼈던 최우수공항에 대한 자긍심에도 상처가 나고 있다. 연초부터 터진 수하물 대란과 연이어 구멍이 뚫린 보안은 관문공항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우려마저 낳았다. 북적이는 출국장에서 줄을 서본 경험이 있는 여행객이라면 공항의 쾌적함보다는 이제 불편함을 먼저 떠올릴 만큼 인천공항의 평판은 추락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가? 원인은 분명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이 관료화되면서 세계 공항산업의 새로운 조류와 라이벌 공항들의 도전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개항 초기부터 급격히 늘어나는 수입을 향유하면서 프로티어 정신은 어느새 퇴색되었다. CEO의 공백과 낙하산 인사도 조직의 문화를 약화시키는데 한몫 했다.


지금 세계 공항업계의 판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한가운데 있는 인천공항은 지금부터 공기업이 지니는 장점보다 단점이 서서히 노출될 것이다. 규제에 묶인 인천공항의 글로벌 시장진출. 늦기는 했지만 정부가 관심을 두고 방향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해외공항건설은 새로운 성장의 동력


"대박이었는데, 아쉬움이 큽니다."


2013년 8월. 인천공항은 마침내 미얀마 한따나와 신공항 건설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었다. 프랑스와 독일, 일본 등 7개 컨소시엄과의 치열한 경쟁입찰에서 거둔 성과였다. 그런데 작년 1월 대박은 무산됐다. 협상 막바지단계에서 공항건설의 사업비 15억불에 대해 국내 금융지원기관이 미얀마 정부에 대해 지급보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기회는 예비협상자인 일본으로 넘어갔다. 방한했던 미얀마 대통령의 참여요청으로 시작되어 일 년 넘게 준비해 온 인천공항 해외진출의 좌절. 아쉬움뿐 아니라 자신감도 잃은 실무진의 탄식이었다.  


공항건설은 각국의 항공인프라 확충으로 현재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세계적인 항공수요의 증가 때문이다. 향후 20년 동안 연평균 4.6%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항공시장의 성장세는 이제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지역으로 중심이 이동됐다. 이미 아·태지역은 전체 항공여객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두 지역의 시장규모가 장기적으로는 세계시장의 50%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도 개발의 여지가 풍부한 미래시장이다.  


   
▲ 인천공항의 글로벌시장 진입.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첫째, 해외사업을 공기업의 방만 경영과는 구별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개척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기관, 산업체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홈페이지


개도국의 가처분소득 증대는 세계적인 조류를 형성하면서 최근까지 공항업계의 판도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전통적인 국영의 경영방식도 변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등장한 공항제휴그룹들은 개도국의 공항사업을 경쟁적으로 잠식하고 있다. 인천공항이 개항하던 2001년. 프랑크푸르트공항은 공항건설과 운영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프라포트그룹(Fraport)으로 탈바꿈해서 현재는 해외의 11개 공항을 거느린 선두기업이 되었다. 프랑스의 ADP공항그룹도 자회사를 통해 해외 37개 공항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터키와 인도와 같은 신흥국들도 공항운영기업을 설립하여 경쟁에 뛰어들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최근 브라질 공항사업의 수주에 성공했다.


여객의 환승률 집착보다 글로벌 전략이 필요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인천공항의 전략은 과연 무엇인가? 정부와 업계 모두 공항서비스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정점을 지나는 인천공항의 브랜드가치를 어떻게 실질가치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를 심각히 고민할 때가 지금이다. 노선확장이 한계에 이른 국내노선, 향후 15년간 1천 6백개의 공항을 건설하는 중국, 항공기의 진화에 따른 직항노선의 확대는 여객의 환승률에만 집착하는 공항정책의 전환과 새로운 도전을 요구한다.


이제는 새로운 목표로 해외시장전략을 모색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글로벌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각국의 관문에 위치하는 상징성, 건설과 운영사업자들의 동반진출에 따른 파급효과는 철도나 원전건설과는 비교되는 공항사업만의 매력이다. 그래서 공항의 해외시장 진출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기회가 풍부한 신성장의 동력이다. 


동북아 허브를 놓고 경쟁하는 중국과 일본이 해외공항에 빠르게 진출하는 동안 인천공항은 ‘푼돈’에 불과한 건설컨설팅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공기업에 대한 규제 때문이다. 중국은 관문공항인 베이징과 푸동공항 건설에 민간자본은 물론 해외자본까지 끌어들인데 이어 최근에는 세계 각국의 공항건설 사업에서 지분투자를 늘여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인천공항에 대한 민간자본 참여를 놓고 매각반대 논쟁을 벌이는 동안 바깥에서 진행된 일들이다. 일본은 해외공적자금(ODA)를 활용하여 공항의 건설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공항운영 부문 쪽으로 사업방향을 전환중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앞으로 인천공항은 세계 공항업계에서 고립된 섬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 지금 세계 공항업계의 판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한가운데 있는 인천공항은 지금부터 공기업이 지니는 장점보다 단점이 서서히 노출될 것이다. 규제에 묶인 인천공항의 글로벌 시장진출. 늦기는 했지만 정부가 관심을 두고 방향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홈페이지


해외진출의 걸림돌, 투자규제 풀어야 


인천공항의 글로벌시장 진입.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첫째, 해외사업을 공기업의 방만 경영과는 구별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개척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기관, 산업체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투자리스크 없이 해외비즈니스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 블루오션을 선점하고 리스크와 수익성을 검토하는 해외사업단, 컨소시엄의 구성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투자개발 사업에 대한 정부기관의 지급보증 및 담보요구를 최소화하고, 중점적 사업으로서 지급보증 없이 사업성에 기반을 둔 전략적 자금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성장가능성에 따라 차별화된 투자전략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셋째, 해외투자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체계의 간소화가 필요하다. 특히 대규모 투자가 뒤따르는 하는 공항사업에서 3백억 원 이상의 투자에 대해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하는 현재의 투자규제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입찰시장에서는 심각한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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