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무상교육? 공짜 찾는 오도된 관념, 치명적 허구

자유경제원 / 2016-03-05 / 조회: 6,001       미디어펜
다시 교육복지를 생각한다


교육복지, 요즘 교육현장에서 사용되는 뜨거운 슬로건 중 하나이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교육과 복지를 합한 말이라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있으나 사전에서 그 뜻을 찾을 수는 없다. 학문적으로 살펴보면 '김정원 외(2008), [교육복지정책의 효과적 추진을 위한 법․제도 마련 연구], 한국교육개발원’ 에서 그 뜻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교육과 구분되는,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한 토대로서의 복지로 이해하는 방식’으로 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회보장 서비스로 이해하는 방식과 '질 높은 교육을 지향하되 모든 이들에게 고루’라는 교육에서의 '형평성’을 강조하는 개념으로 구분한다. 이 중 현장에서 사용되는 슬로건은 아마 후자 쪽일 것이다.


정리하자면 '적어도 한 사회에서 설정하고 있는 교육에서의 최소 기준에 모든 국민이 도달할 수 있고, 나아가 모든 국민이 처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각자 필요한 교육을 받아 그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상태(state), 혹은 이를 보장하기 위한 공적 지원(public service)’로 정의된다. 최근 교육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정책들이 교육복지사업의 일환으로 명명된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무상, 무상, 모든 것이 무상이다. 무엇이든 무상이 붙은 것은 교육복지라고 생각해도 얼추 맞아 들어간다. 


“에이, 선생님. 공짜로 받은 우유로 어린 학생이 돈을 벌어왔으면 오히려 기특하다고 칭찬해주셔야 되는 것 아닌가요? 맞다. 창조경제. 이거 창조경제 맞죠?” 붉은 립스틱에 화려한 보석으로 치장된 여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듣는 교사의 얼굴도 함께 붉어져가며 목소리는 높아진다. “어머님, 이건 그렇게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잘못한 일은 따끔하게 혼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가정에서도 협조를 해주셔야지요. 범죄입니다. 그리고 왜 공짜라고 말씀하시나요? 누군가가 내는 세금이죠. 학생이 먹기 싫다고 하면 신청을 하지 않으셨어야죠.” “아니, 선생님은 교육복지 모르세요? 무상급식이잖아요. 우유를 신청하고 안하고는 제 권리입니다.” 붉은 입술의 립스틱색이 얼굴 전체로 번져가며 둘의 언쟁은 옆 교실의 나에게 들려왔다. 호기심에 들어본 사건의 내용은 이랬다. 


방학에 이루어지는 멸균우유(유통기한이 비교적 긴 팩 우유)급식 사업에 신청한 몇몇의 학생들이 방학에 받은 우유 박스를 들고 찾은 곳은 인근의 마트였다. 이 친구들은 멸균우유를 박스채로 마트에 싼 값에 팔고 현금을 챙겨 가게 문을 나섰다. 공짜 우유를 가지고 현금을 가지게 되었으니 그들 수준에서는 창조경제가 맞다고 하겠다. 


   
▲ 오도된 관념은 치명적 결과를 가져 온다. 복지, 무상이라는 오도된 관념이 교육에 스며들어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복지라는 구호는 매우 정치적이다. 교육복지의 실체는 교육을 위한 것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정치적 의도를 가진 복지를 감추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쉽게 번 돈, 아니 공짜는 쉬운 법이었다. 이들은 PC방도 가고 먹을 것도 사먹고 흥청망청 돈을 쓰다가 가장 힘 약한 친구에게는 배분이 모자랐던지 그 소외된 친구의 입에서 사건의 전말이 학교로 흘러들어오게 되었다. 학교에 모인 이 친구들의 변명은 더 기가 막힌 달변이다. “저는 우유가 먹기 싫은데 엄마가 자꾸 신청하라고 해서 했어요. 공짜인데 신청안하는 바보가 어디 있냐고 그러셨단 말이에요, 어차피 우유는 공짜고 제 우유인데 제가 마시던 버리던 큰 문제가 되나요? 저는 우유를 싸게 마트에 팔아서 주인아줌마도 좋고 저는 먹기 싫은 우유를 버리지 않고 용돈까지 생겼는데 뭐가 문제죠? 제가 물건을 훔친 것도 아니잖아요?” 앞에 앉은 교사는 한참을 그 학생을 쳐다보고 있는데 다른 학생이 말을 이어간다. “엄마가 이렇게 우유를 신청해야 우유 파는 사람이 돈을 벌고 사업이 발전해서 경제가 발전하는 거라고 하셨어요. 선생님 제 말이 틀린가요?” 교사는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있었다.


정상적인 대화가 아니다. 학생과 부모의 대답에 조목조목 반박을 하자면,


첫째, 공짜로 받은 우유가 아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누군가의 재화가 사용되었고 피나는 노력을 담고 있다. 물론 이는 누군가의 세금으로 값이 치러진다. 학교라면 오히려 더 공짜 없는 세상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세상을 배워나가는 단계의 학생들이라면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


둘째,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이고 엄밀히 말하면 범죄이다. 탈세행위이고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배분하게 되었다. 싼 값에 물건을 사서 비싸게 판매할 주인도 문제이지만 나쁜 짓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학생의 관념은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무상급식으로 받은 우유를 마트에 팔아서 경제가 더 발전할 것이라는 말의 마지막 오류는 깨진 창문 앞에서 잔뜩 화가 난 Mr. Goodfellow에게 물어보면 되겠다. Mr. Goodfellow는 Frederic Bastiat의 글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빵집을 운영하는 Mr. Goodfellow의 아들이 옆 집 유리창을 깼는데, 주위에서 '유리창도 좀 깨야 유리창 만드는 사람도 먹고 살지 않냐’라고 하면서, 유리 산업이 번창하게 될 것이라고 위로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고 보이지 않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이야기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먹고사는 방식이 꼭 무언가를 파괴하는 것이어야 하는가? 더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방법을 찾을 수는 없는 것인가? 유리가 깨지고 Mr. Goodfellow가 가지게 된 것은 값을 치룬 유리 한 장이 전부이다. 하지만 유리가 깨지지 않았다면 그 돈으로 아들에게 따뜻한 스웨터 한 벌쯤은 더 사줄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Mr. Goodfellow가 속한 사회는 유리 한 장만큼을 잃게 된 것이다. 무상급식, 특히 우유급식의 경우 정말 비효율적으로 자원이 배분된다. 대다수가 버려지거나 매우 곤욕스러워 하며 우유를 마시는 학생을 바라보게 된다. 무상이라는 이름 앞에 개인의 자유는 없다. 우유가 공짜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유에 들어가는 세금은 학생들의 학습준비물의 질을 높이고 안전시설을 보강하는데 사용될 수도 있다. 경제학적으로 봐도 자원은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있다.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효용은 매우 낮을 가능성이 높고 되 판 우유는 매우 많은 단계를 거치며 고비용이 된다. 자원은 또 이렇게 낭비된다.


   
▲ 학생들은 멸균우유를 박스채로 마트에 싼 값에 팔고 현금을 챙겨 가게 문을 나섰다. 공짜 우유를 가지고 현금을 가지게 되었으니 그들 수준에서는 창조경제였다. 사진은 2010년 10월 1일 서울 성북구 삼선초등학교에서의 친환경무상급식 시범실시 첫날 모습. /사진=성북구 홈페이지 ‘친환경 무상급식 좋아요’ 보도자료(2012.07.19)


오도된 관념은 치명적 결과를 가져 온다. 복지, 무상이라는 오도된 관념이 교육에 스며들어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이 교육복지를 '적어도 한 사회에서 설정하고 있는 교육에서의 최소 기준에 모든 국민이 도달할 수 있고, 나아가 모든 국민이 처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각자 필요한 교육을 받아 그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상태(state), 혹은 이를 보장하기 위한 공적 지원(public service)’ 이렇게 정의한다고 했는데 이는 교육복지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 그 자체이다. 


복지라는 구호는 매우 정치적이다. 교육복지의 실체는 교육을 위한 것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정치적 의도를 가진 복지를 감추고 있다. 우리가 교육을 하는 이유는 자유로운 인간이 스스로의 힘으로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단을 쥐어주며 이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책임감 있는 민주시민으로 길러내는 것이다. 교육의 본질을 깨닫고 명확한 용어를 사용한다면 허구적 의미를 담은 교육복지라는 슬로건은 사라질 것이다. 


우리가 학생들의 삶을 대신 살아줄 것이 아니라면 그들을 자유케 해야 한다. 점심식사를 선택할 자유를 그들에게 돌려주라. “지들이 공짜로 준다고 해서 억지로 밥 먹이고는 왜 이제 와서 값을 지불 하라는 거야!” 국가가 주는 공짜 밥을 졸업할 때 쯤 받게 될 값 비싼 청구서(세금)에 분노한 지금의 학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는 외침은 공허하게 들리지 않겠는가. 국민 모두가, 공짜라는 오도된 관념을 버리고 성실하게 살아가자. 이것이 진정한 교육의 의미이다. 땀과 노력의 가치는 늘 제 값을 한다. /이영직 강원 임계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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