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브렉시트를 바라보는 세가지 잘못된 관점

자유경제원 / 2016-08-06 / 조회: 8,111       미디어펜
당황하지 마라. 브렉시트는 국제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을 것이다

1989년, 정치학자 Francis Fukuyama는 '역사의 종언’을 선언한다. 당시는 냉전 종식이 다가옴에 따라 자유주의 국제 질서가 세계 각국에 안착하는 시기였다. Fukuyama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목격할 수 있는 것은 냉전 종식만이 아니라 역사의 종언이다. 역사의 종언은 인류 이념 진화의 종점이자 서구 자유민주주의의 보편화를 의미한다.”

20년이 지난 오늘날, 논평가들은 영국의 EU 탈퇴로 전 세계 자유주의 질서가 무너질 것이라 말하고 있다. 많은 이들도 영국의 탈퇴로 역사의 종언이 마지막에 다다른 것처럼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역사의 종언으로 표현되는 자유주의 국제 질서가 붕괴할 것처럼 생각한다. 세계가 무언가 더 나쁜 상황을 향해 나아가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브렉시트는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붕괴도 아니고, 나쁜 징조도 아니다.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세 가지 실수를 하고 있다.

첫 번째 실수는 과거에 대한 잘못된 기억이다. 자유주의 국제 질서는 많은 이들의 생각과는 달리 단일적이지 않았고 단단하지도 않았으며, 힘이 고루 분배된 상태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자유주의 국제 질서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 정치적, 경제적 발달을 가져다 주었다. 

Fukuyama가 《역사의 종언( The End of History )》을 저술한 때는 전 세계 국가들 중 41%만이 선거 기반의 민주주의 국가였다. 현재는 대략 60%에 이르고 있다. 경제 세계화도 마찬가지로 역사의 종언 이후 지속적으로 발달했다. 세계무역기구( WTO )에 따르면 1980년에서 2011년 사이에 개발도상국의 수출은 증가하여 세계 시장의 47%나 차지했다. 동 기간에 세계 무역은 전 세계 생산 증가의 두 배 속도로 증가했다. 민주주의 확산과 경제의 세계화 확대라는 결과로 미루어보면 국제 질서가 쉽게 무너진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

  
▲ 브렉시트는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붕괴도 아니고, 나쁜 징조도 아니다. 많은 이들이 비관적인 전망으로 바라보고 있다./사진=이코노미스트 페이스북 페이지


비관론자들의 두 번째 실수는, 자유주의 국제 질서 붕괴에 대한 우려는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임을 모른다는 점이다. 911 테러를 비롯한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행위, IS의 창궐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폭동,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 등은 반 자유주의 세력의 힘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하게는 유럽과 미국의 국제 정책이 불러온 의도치 않은 결과를 반영한다. 

냉전 종식 후, 서구 세력의 중동 지역에 대한 군사적 개입 및 정부 지원은 알카에다와 IS 같은 이슬람 성전주의자( jihadist ) 집단 형성에 영향을 주었고, 아랍의 봄에도 영향을 준다. 그리고 브렉시트 논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바 있는 난민 위기로 이어진다. 한편 미국의 NATO 확장과 중국 견제는 당연하게도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와 같은 일들은 서구와 미국이 야기한 결과일 것이다. 자유주의 국제 질서 붕괴로 설명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비관론자들은 잠재적인 EU의 붕괴를 자유주의 국제 질서 붕괴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EU는 자유주의 실현을 표방하고 있기는 하다. 초국가 단체로서 평화와 번영, 민주주의와 인권을 보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유럽 내 많은 이들에게 EU는 자유주의적 이상과는 반대되는 것들을 가져다 준다. 국가별, 지역별 제도가 EU에서 정한 제도로 대체되는 것이다. 결국 EU는 개인과 공동체가 사회와 문화, 경제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영국은 브렉시트 결정을 통해 EU라는 초국가 조직의 영향력에 저항하고 있다. 이러한 저항이 반 자유주의적 행동일까? 아니다. EU는 국가들이 함께 일하는 많은 방법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자유주의 국제 질서는 냉전 시대를 거치면서도 살아남았다. 이는 EU의 변화 속에서도 계속 살아남을 것이다. /트레버 스롤

  
▲ 세계무역기구( WTO )에 따르면 1980년에서 2011년 사이에 개발도상국의 수출은 증가하여 세계 시장의 47%나 차지했다. 동 기간에 세계 무역은 전 세계 생산 증가의 두 배 속도로 증가했다./사진=연합뉴스


(이 글은 카토연구소(Cato) 트레버 스롤(A. Trevor Thrall)의 글 'Relax. Brexit Won’t Cause International Order to Collapse'(July 1, 2016)를 자유경제원(번역: 용주현)에서 번역한 것이다. 자유경제원 '해외칼럼' 게시판에서 볼 수 있다. 출처는 http://www.cato.org/publications/commentary/relax-brexit-wont-cause-international-order-collapse/ )
[트레버 스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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