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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재 자유기고가 |
건국 68주년, 상식이 죄가 되는 나라
지나가는 학생들을 붙잡고 물어보자. 지금 이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생긴 날이 언제냐고. '어라 그러고 보니…’ 고개 갸웃거리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미국의 건국일 1776년 7월 4일은 기억하면서, 한국의 건국일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꽤 된다.
왜 이 모양일까? 제대로 배운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건국일은 1948년 8월 15일이다. 그런데 한 번도 축하해본 적 없는 날이다. 8월 15일은 광복절이고, 1945년에 우리가 일제로부터 해방한 날이라고만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이제 나라 '생일’을 좀 챙기자고, '건국절’ 이야기를 꺼내면 일부 진영에서 “뉴라이트”니, “극우”니 하며 이상한 꼬리표를 붙여 매도한다. 국가의 생일 이야기 하는데 극우 취급을 하는 이상한 나라니, 대다수 사람들이 건국절을 잘 몰라도 이상할 게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나라 대한민국의 건국은 1948년 8월 15일이었다. 이 '사실’이 '상식’으로 통용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사실’을 거부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그 정체성으로 가지는 나라, 공산주의에 대항하고 북한을 주적으로 삼는 나라로써의 대한민국을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거다. 그래서 8월 15일은 '건국절’이 아니라 '광복절’이 되었다.
광복. 빛을 되찾았다는 뜻이다. 일제치하로부터 벗어나 주권을 회복했다는 말인데, 건국절을 숨기기 위해 자주 강조되어왔다. 우선 이 나라가 일제치하에서 해방된 건 1945년 8월 10일이다. 8월 6일 히로시마에 미국의 원자폭탄 '리틀보이’가 떨어졌고, 9일 나가사키에 '팻맨’이 떨어졌다.
이렇게 빈사상태가 된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 게 45년 8월 10일이다. 이 날 일제 치하에 있던 모든 나라들이 해방되었고, 일본에게 지배받던 아시아 12개국 중 하나였던 '조선’도 이 날 해방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주권’을 되찾았나? 천만에. 남쪽은 미국의, 북쪽은 소련의 신탁통치를 받았다. 패망한 나라 '조선’의 민중들이 이 혼란의 시기를 맞이했다.
국가를 구성하는 요소 '국민’, '영토’, '주권’ 모두를 충족하게 된 건 3년 후다.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의 승인에 의해 소련의 사실상 지배를 받고 있는 북한을 내버려두고, 남한만의 단독 민주주의 선거를 치르자는 결정이 났고, 1948년 5월 10일 최초 정부 수립을 위한 선거가 치러진다.
이후 UN은 “한반도 인구 3분의 2가 거주하는 지역 내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정당하게 표현한 것이다”라며 5월 10일 선거의 정당성과 정통성을 공표했고, 결의문을 통해 5월 10일 선거를 통해 수립된 한국 정부를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로 인정했다. (“This is the only such Government in Korea”) 그렇게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축하식이 진행되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졌고, 이 사실이 만 천하에 알려졌다. 따라서 8월 15일은 여러모로 봐도 '건국절’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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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번영을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건국일, 1948년 8월 15일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가로서 갖춰야 할 모든 구성요소를 갖추고 세계의 지지를 받으며 자유로운 투표를 통해 만들어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탄생순간은 '상식’으로서 통용되어야 할 엄연한 '사실’이다./사진=연합뉴스 |
이 남한 단독 정부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던 세력들, 그러니까 남로당(남조선로동당)을 비롯하여 공산주의를 주장하던 당시 남한 내 좌익세력들은 이승만 정부를 부정했고, 유무형의 투쟁을 전개해왔다. 그 계보는 NL, PD파 등의 진보좌파 주류세력의 사상적 기조로 이어져 반세기 조금 넘는 대한민국 역사 전반에 그 '반정부, 반국가 정신’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대한민국, 그러니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바탕에 둔 남한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그들의 주된 논리는 '상해 임시정부’가 곧 대한민국의 건국이라는 주장이다. 1948년이 아니라, 1919년 상해에서 독립운동가 몇 명이 모여 구성한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의 시작이라는 말이다.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존경심으로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으나, 잘 생각해보자.
상해에서 수립된 임시정부에 '국민’, '영토’, '주권’ 중 뭐가 있었나? 유감스럽게도 당시 조선민중들은 '황국신민’이었고, 조선의 영토는 없었으며, 마찬가지로 주권도 일제에 빼앗겼다. 심지어 해방 직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투표로 지도자를 선출하고, 국민 영토 주권이라는 개념이 민중들에게 인지되고, 전 세계적으로 '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을 인정받은 건 1948년 8월 15일 이후였다.
상해임정은 말 그대로 '임시’였을 뿐이고, 독립운동가 몇몇이 '국민’의 대표성 없이 구성한 독립단체일 뿐이다. 그나마 대한민국 정부는 이 상해 임시정부의 역사성을 인정하기 위해 대한민국 제헌헌법에 상해임정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했다. 제헌헌법에는 1919년 독립선언 된 국가(상해임정)와, 1948년 민주독립국가로 재건된 대한민국을 명확히 분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민국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며 모든 사회적 폐습을 타파하고 민주주의제제도를 수립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케 하며 각인의 책임과 의무를 완수케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결의하고 우리들의 정당 또 자유로이 선거된 대표로서 구성된 국회에서 단기 4281년 7월 12일 이 헌법을 제정한다."
– 제헌헌법 전문 -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번영을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건국일, 1948년 8월 15일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가로서 갖춰야 할 모든 구성요소를 갖추고 세계의 지지를 받으며 자유로운 투표를 통해 만들어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탄생순간은 '상식’으로서 통용되어야 할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 '상식’을 어떻게든 부정하려 들며, 일제치하에 있던 1919년의 독립단체까지 끌고 와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거부하는 사람들 때문에 참으로 씁쓸하다.
이 '상식’을 이야기하는 것이 터부시 된다는 현실이 너무나 개탄스럽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은 범죄자가 되었다. 건국절을 건국절로서 맞이할 수 없는 국민들은 무엇이 되는가? 대한민국 수준의 경제적, 문화적 발전을 이룩한 선진국 중 스스로 그 정통성을 부정하고, 스스로 그 뿌리를 못마땅해 하며, 반국가 반정부적 수사를 펼치는 것이 '상식’이 되어 '건국일’조차 축하하지 못하고 '광복절’이라는 이상한 날로 인식해야 하는, 그래서 국민 상당수가 건국일을 물어보면 갸우뚱거리는 그런 나라가 어디 있냔 말이다.
그래서 '건국절’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상식’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 2016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 68주년을 축하하며 이 글을 쓴다. /우원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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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그러니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바탕에 둔 남한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그들의 주된 논리는 '상해 임시정부’가 곧 대한민국의 건국이라는 주장이다. 1948년이 아니라, 1919년 상해에서 독립운동가 몇 명이 모여 구성한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의 시작이라는 말이다./사진=연합뉴스 |
(이 글은 자유경제원 젊은함성 '우원재의 청년일기'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원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