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대영제국 건설, `개인 이익` 보장한 결과"

자유경제원 / 2016-08-30 / 조회: 8,266       뉴데일리

자유경제원은 30일 자유경제원 리버티 홀에서 '대영제국의 기틀을 다진 기업의 힘: 동인도 회사를 해부하다'를 주제로 '제2차 세계사 깨우치기' 연속 세미나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의 사회로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객원교수가 발제를 맡고,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배진영 월간조선 차장,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가 참석했다.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객원교수. ⓒ자유경제원
▲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객원교수. ⓒ자유경제원


발제를 맡은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객원교수는 “경제사와 정치경제학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국가는 가장 많은 식민지를 경영한 영국, 그 중에서도 동인도 회사”라며 “동인도 회사를 단순히 ‘식민지 침략의 병참기지’ 정도로만 이해한다면, 오늘날 근대 자본주의의 모태가 된 주식회사의 성장과정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종화 교수는 “오늘날 한국에서 가르치는 세계사는 제국 융성의 모든 공(功)을 정치 지도자에게만 돌리는 못된 습관을 가졌다”며 “대영제국의 번영은 사익을 추구하던 민간기업과 개인집단의 힘 덕분이자 이에 발맞추어 자율권을 허락한 영국 왕실의 열린 사고가 배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임종화 교수는 "중앙 집권을 오랫동안 경험한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외교와 통치를 당연히 국가의 몫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임종화 교수는 "영국 소유가 되기 전, 동인도 회사가 처음 출범했을 때인 1601년에는 겨우 5척의 선박을 보낼 자금력 밖에 없었지만 200년 후에는 인도 무굴제국 전 지역의 광대한 영토를 소유하는 역사상 최강의 다국적 기업이 되었다"면서 "이것이 대영제국의 기초를 구축하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임종화 교수는 “한국은 비대해질 데로 비대해진 기업규제와 민간의 뇌리에 잘못 박힌 반(反)기업정서, 여전히 사농공상 구조로 사회를 해석, 유지하고 싶어하는 경직된 사회”라며 “대영제국의 팽창과정에서 민간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이 가져다준 역동성과 긍정적인 결과물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했다. 

임종화 교수는 영국의 인도지배에서 나타난 자유무역의 역동성이 오히려 카스트 제도의 기틀을 흔들었다고 해석한다. 통상무역을 목적으로 했던 영국이 사람의 신분적 한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동방무역의 자유권을 허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었다.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학부 교수. ⓒ자유경제원
▲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학부 교수. ⓒ자유경제원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학부 교수는 유럽과 동양의 세계관을 비교하는 한편 남한과 북한을 통해 ‘개인을 중시한 사회’와 ‘집단을 중시한 사회’가 어떻게 다른 역사를 쓰게 됐는지 설명했다.

남정욱 교수는 “산업혁명 이후 동서양의 부가 완전히 역전됐다”면서 “그 이유가 사익에 기반한 유럽의 정책 때문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남정욱 교수는 “대한민국은 운이 좋았던 나라”라면서 “소련과 미국 사이에서 영토 욕심이 없던 미국이 들어와 자유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정욱 교수는 “인간은 본 것 이상을 상상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미국의 자유, 인권, 평등 키워드에 매료된 초대 리더가 있어서 (한국의 발전이)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남정욱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을 예로 들면서 "공업국가, 수출 국가를 봤던 리더들이 우리 땅에 그 가치를 심어주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남정욱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의 연설 가운데 “민권과 개인자유를 보호할 것입니다. 민주 정체의 요소는 개인의 근본적 자유를 보호하는 것입니다”라는 구절을 소개하며 “개인의 자유를 지키겠다고 하는 남한과 개인의 자유를 바쳐 전체를 이룩하자는 북한의 출발은 엄연히 달랐다”고 평했다.

남정욱 교수는 “동인도 회사처럼 사적 영역을 지켜줄 수밖에 없었던 나라와 민간의 자율과 모험심, 욕망을 누르려고 했던 나라들의 마지막 결과가 달랐다"고 강조했다.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자유경제원
▲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자유경제원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우리는 민간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관(官)의 산물이 아니라 민간의 획득물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서양의 역사에서 확대되는 개인의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는 국가 시혜의 결과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중섭 교수는 “동인도 회사의 모든 구성원은 인도 현지에서 많으나 적으나 자신의 대금 지불로 무역거래를 행하여 왔는데 그것을 금지하는 것은 헛수고였다”고 한 아담 스미스(Adam Smith)의 글을 인용하며 “이 말은 동인도 회사 직원들이 사(私)무역을 통해 자신의 수입을 늘렸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신중섭 교수는 “오히려 동인도 회사원들의 사(私)무역이 회사의 공적 무역과 달리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되었다”고 설명했다. 

신중섭 교수는 “역사는 시대상황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동인도 회사가 자유주의 뿌리라고 할 수는 없다”고 평가한 뒤 “동인도 회사를 해석하며 자유주의의 뿌리를 식민시 역사로 귀결시켜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중섭 교수는 ”영국의 국내사정과 여러 국제 관계를 고려할 때 동인도 회사의 특성이 자유주의 기본 원리와 매치될 수 있지만, 그것이 자유주의 자체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신중섭 교수는 ”영국의 식민지 지배는 경제영토를 넓혀 이윤을 남기기 보다는 정치영토를 넓혀 정치인들 유지에 도움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중섭 교수는 “자유주의는 중상주의와 독점주의 무역에서 자유무역의 이해를 확장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투쟁한 결과였다”고 밝혔다.

배진영 월간조선 차장. ⓒ자유경제원
▲ 배진영 월간조선 차장. ⓒ자유경제원


배진영 월간조선 차장은 “대한민국에게 경제적 자유는 아직 박래품(舶來品)”ㅇ라며 “민주공화국 역사가 70년을 바라보지만, 경제적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은 이제 고작 20년”이라고 평했다. 

배진영 차장은 “우리나라는 안타깝게 자유에 대한 전통이 없다”면서 “우리에게 자유는 일제로부터의 민족의 자유, 공산주의에 맞서는 대한민국의 자유 등 개인의 자유보다는 항상 집단의 자유였다”고 분석했다. 

배진영 차장은 “반면 앵글로 색슨인들은 자치와 자유의 전통을 바탕으로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며 “그런 그들도 20세기 내내 개인보다는 사회, 자유보다는 복지에 한 눈을 팔았고 미국에서도 ‘위대한 개인’이 아닌 ‘위대한 사회’를 외치던 시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그들에게는 유전자 깊이 새겨진 자유의 전통이 있기에 대처나 레이건이 등장하며 미망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배진영 차장은 이날 임종화 교수의 발제 내용에 대해 “동인도 회사는 국왕의 특허장에 의지해 독점적, 배타적 특권을 인정받은 일종의 특허 회사”라면서 “동인도 회사의 성공을 ‘사익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의 열정’이라는 관점으로만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가 된 동인도 회사는 1600년 영국의 상인 길드가 세운 회사로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로 알려져 있다. 네델란드 또한 1602년, 기존의 '원국회사'를 발전시켜 동인도 회사를 설립했다.

17세기 내내 영국과 네델란드의 동인도 회사는 인도양부터 태평양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네델란드가 투기 때문에 경제공황에 빠지면서 영국은 인도양과 대서양에서 우세를 점하게 됐고, 네델란드는 자국 동인도 회사를 국가조직으로 흡수, 이 회사가 지배하던 식민지를 '네델란드령 동인도'로 바꿔 직접 관리하기 시작한다.

회사 이름에 들어간 '동인도'는 인도 뿐만 아니라 현재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舊자바 제국 일대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일제 또한 영국과 네델란드의 동인도 회사에 착안, 동양척식주식회사를 세워 한국의 토지수탈에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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