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영화 산업, 이대로 괜찮을까?

정가영 / 2023-05-19 / 조회: 359

“요즘 영화관에 자주 가시나요?” 누군가가 이렇게 물어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코로나 이전만큼은 잘 가지 않는다고 대답할 것이다. 코로나 전에만 해도 천만 영화가 뜨면 가족끼리 예매해서 보러 가고, 친구들이랑 놀다가 할 거 없을 때 가볍게 코미디 영화 한 편을 보기도 하고, 가끔은 팝콘이랑 버터구이 등 이것저것 사서 먹기도 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지금은 어떠한가?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우리는 무엇하나 가격을 따지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다. 나는 대학생으로서 매달 받게 되는 용돈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물가가 상승할수록 그에 상응하는 인플레이션의 체감 정도는 더 심하게 느껴진다. 요즘 들어 가장 인플레이션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경험은 바로 “영화티켓의 가격”이다. 평소에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 적어도 한 달에 두세 번씩은 영화관에 갔는데 지금은 높아진 티켓값의 영향으로 한 달에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자체도 부담이 된다.


실제 영화진흥위원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영화 관객 수는 2019년 12월에 비해 2022년 12월에 36.9%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는 코로나를 어느 정도 회복한 수준에 이르렀고 심지어는 “아바타 2”라는 초대형 블록버스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수가 3/1 이상 줄었다. 사실상 굳이 통계자료를 보지 않아도 영화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현저히 적어졌음은 주변만을 봐도 체감할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을 비추어 보면 영화 산업은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며 “이제 영화관 산업이 쇠퇴기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렇듯 비싸진 영화 티켓의 가격은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소비자가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어렵게 한다. 그런데 과연 나와 같은 소비자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티켓 가격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자칫하면 영화산업계의 어두운 미래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잘 생각해보면, 이대로 영화관 산업이 도태되면 상권에도 좋지 않은 변화가 올 것이다. 사람들이 영화를 예매하고 영화관에 가게 되면 상영 시간에 맞춰서 특정 상권에 발을 들이게 된다. 영화 시작 전이나, 영화가 끝나고 난 후에는 근처 식당에 가든 카페에 가든 다른 서비스들도 자연스럽게 함께 이용하게 되면서 상권이 활성화된다. 상권의 활성화는 곧 아르바이트나 직원 등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도 동반하고 결국 시장경제의 선순환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산업 지역 비중에 대한 자료를 보면, “영화관 매출과 관객 수 기준으로 보면 서울 27%, 지역 비중이 73%에 이른다. 비서울 지역에서 영화관을 통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보면 영화관 산업은 여러모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됐던 셈이다. 그런데, 현재 상황을 보면 한국 영화 산업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영화관의 가장 강력한 대체제인 OTT가 앞선 영화관의 역할들을 대체할 수 있을까? 당연히 대체할 수 없다. 그런데, 영화 소비층들은 OTT로 대거 이동하고 있고 사회적인 상황을 보면 이는 사실상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서 언택트, 디지털 시대에 익숙해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 급부상하게 된 OTT 서비스는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OTT 서비스는 멈추지 않고 지속해서 점점 더 성장해 나가고 있으며 업체들끼리 또한 엄청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업체는 자신의 플랫폼으로 가입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독점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공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콘텐츠 소비에 쓸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만들어진 콘텐츠들을 전부 볼 수 없기에 한정적인 수요의 상황에서 OTT 서비스가 내놓는 콘텐츠들의 상태는 공급과잉이다. 또한, 업체의 치열한 경쟁으로 OTT의 콘텐츠들의 퀄리티도 함께 올라가면서 소비자들은 OTT 서비스를 더욱 선호하게 되고 이제는 영화산업에서 양극화 현상도 함께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렇게 치열한 상황 속에서 보통의 원리로는 가격경쟁력을 위해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영화관은 왜 가격을 인하하지 않고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것일까? 극장 업계의 반응에 따르면, 매출은 감소했는데 고물가로 비용까지 오르면서 버틸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업계는 가격 인하보다는 기술 특별관 투자를 늘려 관객을 유인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진짜 가치가 있으면 소비자들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결국 영화 값이 비싸진 만큼 영화 선택에 신중해지게 되고 소규모 영화는 더 팔리기 힘든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OTT 서비스는 시간과 공간의 활용에 제약이 없어 편의성도 뛰어나고 요새는 만화카페, 숙박업소 등 영화관을 대체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아지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영화관은 OTT에 비해 가성비, 편의성, 대체 공간 등의 여러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영화관이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눈에 띄는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다.


최근, 영화관에서는 게임 서비스, E-스포츠 관람 서비스 등 예전에는 영화관에서 시도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영화관은 애초에 공간이 크기 때문에 등장한 서비스 외에도 토크쇼, 강연회, 팬 사인회, 작은 음악회 등 여러 가지로 활용할 방법이 무궁무진해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 처음에는 위태로운 영화 산업계의 불투명한 미래만을 그리게 되었다. 하지만, 영화관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 있는 활동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는 영화산업을 보면서 앞으로의 미래와 방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관의 새로운 시도를 보아 영화관은 앞으로 복합 문화시설, 복합 놀이 공간으로써 지역 경제에 또 다른 이바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중문화이자 영화관 또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써 앞으로 엄청난 혁신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시장경제에 새로운 선순환을 가져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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