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1+1, 덤의 효과

이형훈 / 2022-05-16 / 조회: 1,113

시험 기간에 밤새도록 공부하다 늦게 일어난 나는 학식 시간에 못 맞춰 일어났기에 기숙사 앞 CU 편의점에 들어갔다. 늦게 일어나서 식사하지 못했고, 배도 고프기에 식품 진열대 앞으로 가서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참치 삼각김밥과 컵라면 그리고 음료수를 집어 들고 포스기 앞에 가 계산하였는데, 포스기는 음성으로 “행사상품입니다. 추가로 스캔해주세요.”라며 목소리를 내었다. 그렇게 생각지 못한 스팸마요 삼각김밥을 추가로 들고 나오며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근데 왜 편의점은 이런 행사를 하면서 스스로 손해를 보는 걸까?’ 밤을 새우며 공부해서인지 아니면 전날 들은 수업 때문인지 나는 추가로 받은 삼각김밥을 먹으며 의문이 들었다. 왜냐하면, 시장경제에서 기업은 타인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최대이윤 획득을 추구’하는 목적을 가진 집단이라고 배웠기 때문에 의아했다. 더욱이 삼각김밥 하나만 행사하는 것이 아닌 옆에 다른 콜라, 에너지 음료, 과자 심지어 먹는 것이 아닌 다우니, 피죤 같은 생필품들도 비슷한 느낌의 1+1, 2+1행사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래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덤 마케팅이 시장경제에 어떻게 적합한지와 덤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한다.


덤 마케팅이란 덤을 끼워 제품을 판매하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마케팅 전략이다. 보통 물건을 하나 더 준다거나, 이미 시장에 나온 제품을 함께 주는 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최근에는 돈을 주고 사고 싶어도 못 사는 희소한 물건을 껴서 주는 형태도 추가되었다.


덤 마케팅은 다른 판매 증진 효과를 가진 마케팅보다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이고 강한 효과를 준다. 보통 판매 증진 효과를 가진 마케팅으로는 가격 할인을 떠올릴 수 있는데 넓게 보면 둘은 같아 보이지만, 덤은 같이 실제 물건을 직접, 물리적으로 받는 것이고 가격 할인과 달리 '완전한 무료’라는 생각을 경제 주체인 우리 소비자에게 심어주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여 판매 증진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시장경제의 인센티브 원리에 부합한다. 소비자들에게 효용을 주는 인센티브를 활용하지 않고서 판매 증진이라는 소비자의 행동을 변화 시키려고 한다면 아마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보다 직접적이고 강한 효과를 주는 덤 마케팅을 선택한 것이다.


덤 마케팅은 기업이나 편의점 점주가 손해 보는 구조가 아니다. 편의점 점주의 경우 증정 행사에 드는 비용은 본사와 납품 제조업체가 부담하기에 오히려 1+1이 더 팔릴수록 좋은 구조이다. 유통사의 경우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홍보를 위한 프로모션으로 이용이 가능하고 짧은 기간 안에 판매해 시장 점유율과 시장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가진다. 원가보다 낮지만 않으면 “박리다매”로 인해 이윤을 남기게 된다. 기업의 경우 덤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경쟁사에 비해 경쟁력을 얻을 수 있고, 재고 처리 비용보다 이런 덤 마케팅을 통한 재고 정리로 이윤을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이렇게 이윤을 얻는 구조이기에 시장경제의 기업들의 경쟁 방식 중 하나로 채택되어 다양한 편의점들이 덤 마케팅으로 경쟁을 하는 것이다.


덤 마케팅은 이러한 점을 통해 시장경제에 부합하기도 하는 마케팅 행위이지만, 무엇이든 간에 장점이 있다면 문제점도 있다.


덤 마케팅을 너무 과하게 증정할 경우 고객들은 덤이 더 이상 추가로 주어지는 것이 아닌, 당연한 옵션으로 생각하게 되어 덤 없이는 구매하지 않는 덤 의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왝더독 현상, “The tail wags the dog”라는 외국에서 비롯된 속담으로 “꼬리가 개(몸통)를 흔든다.”라는 주객전도된 상황을 의미한다. 덤 마케팅에서 이 현상은 '메인 상품’보다 상품을 구입하면 주는 '덤’에 더 가치를 느껴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게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는 아래 예를 들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왝더독 현상의 대표적인 실제 예시로, 요즘 편의점에 없어서 못 파는 '포켓몬 빵’의 예시가 있다. 빵을 사면 포켓몬 띠부띠부씰을 동봉하여 공짜로 주는 덤 마케팅 사용을 통해 한 달도 안 되어 600만개가 판매되는 대히트를 거둔 대표 사례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과소비를 조장시키고 빵은 버리고 스티커만 가져가는 자원 낭비를 초래하는 불건전한 소비를 보여주었다. 이는 시장경제의 경제 주체는 스스로 선택하고 이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짊어지게 하여 사람들이 신중하게 선택하고 행동하게 하도록 선택의 자유가 주어졌음에도, 선택에 의한 결과를 등한시하며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결론적으로 덤은 시장경제에서 소비자에게는 물건을 구매하는데 추가로 주는 효용이자 옵션이며 기업에는 판매 증진을 통한 이윤 극대화의 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덤이라는 공짜에 시선이 몰려서 발생하는 문제를 조심해야 하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왜냐하면 시장경제에서 선택하는 것은 경제 주체인 우리이며 그에 따른 문제의 책임은 스스로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시장경제 속에서 잘 활용하면 소비자나 기업 모두에게 좋은 효과를 주는 매력적인 선택인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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