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데, 사고싶어

길창준 / 2021-12-21 / 조회: 341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고, 단풍으로 세상이 불그스름해지는 10월과 11월은 가을 야구의 계절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스포츠 야구, 길었던 6개월의 정규시즌을 마치면 성적이 좋은 5개의 팀은 우승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시작한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이들 야구장을 찾는다.


야구는 월요일을 제외하면 매일 경기가 있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인기가 많은 팀이더라도 경기 관중이 만원을 이루지는 않는다. 그리고 매일 경기가 있다보니 티켓 가격도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편이다. 올해를 기준으로 잠실 구장에서 가장 가격이 외야 좌석이 8천원이었고, VIP석이 아닌 이상 정말 좋은 자리에서 경기를 봐도 최대 2만원이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야구장의 티켓 가격이 가을만 되면 갑자기 배씩 뛰는 현상이 발생한다.


지금으로부터 3 전인 2018, 입학한 신입생이었던 나는 그동안 수험생활을 하느라 많이 갔던 야구장을 엄청 많이 갔다. 예매를 하기도 너무 쉬웠고, 티켓 가격도 평균적으로 1 2천원 정도 하는 나름 괜찮은 좌석에 가서 경기를 많이 봤다. 그리고 해에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성적이 좋아서 해의 1등을 가리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되었다. 나는 살면서 번도 한국시리즈에 가본 적이 없어서 올해는 가야겠다라고 다짐했었다. 근데 웬걸 티켓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원래 8천원이던 가장 저렴한 외야 좌석이 2만원이 되어있었고, 내가 자주 가던 자리는 3만원까지 2.5배씩 가격이 올랐던 것이었다. 하지만 가격이 뭐가 중요하리, 기회가 많은 것도 아니었고, 이왕 좋은 자리에서 보자 라고 생각하여 가장 저렴한 외야 말고 3만원짜리 티켓을 사려고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3만원짜리 자리는커녕 2만원짜리 외야 티켓까지 매진되어서 구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내가 아니었다. 올해는 어떻게든 가고 싶어서 티켓을 합법적으로 사고파는티켓베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찾아보았다. 근데 웬걸 티켓이 원래 가격에서 2 이상인 외야석 장당 평균 42천원 정도로 팔리고 있는 것이었다. 원래 처음 가격에 비하면 5 이상이나 것이다. 8천원짜리를 4 2천원에 산다? 경제적으로 보면 매우 비효율적인 구매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런 말도 안되는 가격에 사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격에 티켓을 올려놓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나도 결국 외야석 티켓 2장을 사는데 8 5천원이라는 돈을 들였다.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할까? 가을 야구는 특별한 이벤트이다. 야구는 공이 둥근 이상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매번 가을 야구에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그만큼 가을 야구는 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일종의 기회같은 것이다. 팬들은 가을 야구를 보는 기회를 당연히 잡고 싶어한다. 하지만 기회는 모두에게 열려있지 않. 야구장에 들어갈 있는 인원은 정해져 있고, 사람들은 특별한 기회를 잡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티켓을 사려고 한다. 구단도 이런 팬들의 마음을 이용해서 티켓 가격을 올려도 팬들이 구매를 것이라는 확신에 정규 시즌보다 2 3배씩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구단도 일종의 사업체고, 이런 가을 야구의 티켓 판매는 그들의 수익 창출에 매우 비중을 차지한다. 티켓베이에서 티켓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동일하다. 원래 가격보다 2 이상을 올려도 사는 구매자들이 있기에 그럴 있는 것이다. 만약 높은 가격에 올려놨는데 아무도 티켓을 사지 않는다면 올린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스포츠 티켓 구매에서 시장경제의 원리를 찾아볼 있다. 공급은 정해져 있는데 그에 비해 수요가 많다면, 그에 대한 가격은 정말 터무니없지 않은 이상 많이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오른 가격에 사는 것이 불합리한 행동인 것인가? 물론 가격만 놓고 보면 불합리한 행동이지만, 희귀한 기회라는 가치를 부여하므로 불합리한 행동은 아니다. 개개인이 가진 생각이 부가가치가 된다면 가격이라는 숫자는 정말 숫자에만 불과한 일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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