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낭송] 강위석 - 그리움

강위석 / 2020-02-27 / 조회: 5,841

강위석 시집 <유모레스크>중 네 번째로 소개해드릴 시 '그리움'입니다.



그리움


늙는다는 것은 드디어 막다른 골목 

불분명하나 확실한 위치로 

내가 나를 찾아 가는 발걸음 


슬픔은 내 안에 있고 

기쁨도 내 안에 있다고 

그 발걸음에 장단맞춰 알아 가는 것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얇던 장막이 하루하루 두꺼워져 

보이는 것, 들리는 것이 희미해지고


불안해지는 것을 안심하려고 

길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발을 따라 멈추는 것 


앞보다는 뒤를 더 많이 보려고 

몸을 돌려세워 놓고 

그리움에 잡혀 서버리는 것 


늙는다는 것은 

그리움 

그 이상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는 것

       

▲ TOP


  • 창립 25주년 기념 축시 낭송|이제 우리는 흐른다

  • [시 낭송] 복거일 - 저자 후기

  • [시 낭송] 복거일 - 나의 루비콘

  • [시 낭송] 복거일 - 그리운 해왕성

  • [시 낭송] 복거일 - 지하철 보호석 1

  • [시 낭송] 복거일 - 나는 오늘 서정적이다

  • [시 낭송] 복거일 - 순진함의 시절

  • [시 낭송] 강위석 - 해제

  • [시 낭송] 강위석 - 말아, 조선말아 · 4

  • [시 낭송] 강위석 - 죽음에 관하여 · 4

  • [시 낭송] 강위석 - 그리움

  • [시 낭송] 강위석 - 자축, 81세

  • [시 낭송] 강위석 - 사진

  • [시 낭송] 강위석 - 나는 우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