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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대체근로와 파견자유화

9 박기성 | 2015-09-05 | 조회수: 1,438

문화일보



정부는 임금피크제가 노동개혁의 핵심인 듯이 선전하고 있으나, 청년 고용 증대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으며, 노동시장 개선에도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청년 고용 절벽, 비정규직 증가 등 우리나라 노동시장 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동조합의 과도한 힘에 있다. 180만 명에 지나지 않는 노동조합원이 누리고 있는 영향력은 4250만 명 생산가능인구 전체에 걸쳐 매우 크다. 이런 비대칭적 기형 현상은 다른 나라에 그 유례가 없는 우리나라 노동법에 기인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파업 중 대체근로 금지다.

우리나라에서는 파업하고 있는 근로자를 외부인력으로 대체하거나 그 업무를 도급 줄 수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파업 시 일시적으로 외부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금인상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적 파업의 경우 파업참가자가 복귀를 거절하면 영구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파업 시 무기계약 근로자를 채용하여 대체하거나 그 업무를 도급 주는 것이 인정되고 있고 실제로 도급을 통한 대체근로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독일에서도 파업 기간 중 신규 채용, 도급 등의 방법으로 대체근로가 자유롭게 인정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신규 채용, 도급, 파견근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체근로가 인정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파견근로자에 의한 대체근로가 인정되고 있으며, 영국 정부가 최근 발의한 노동개혁안에는 파견근로자에 의한 대체근로와 관련된 제한을 철폐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이같이 선진국에서는 근로자의 파업권과 사용자의 경영권을 대등하게 보장해 주기 위해 파업 참가자에 대한 대체근로가 자유롭게 인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용자와 노조가 대등한 지위에서 교섭함으로써 임금을 생산성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업장에서 파업하고 있는 근로자를 외부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고 그 업무를 도급 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파견법은 32개 업무에 대해서만 파견근로를 허용하고 있는 포지티브 방식이다. 그 업무들은 단순 업무들이 대부분이며 제조 업무는 포함되지 않는다. 기업의 본질은 관련 업무의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업무 수행을 위해, 정규직을 채용하든, 다른 기업에 도급을 주든, 도급받은 기업의 종업원이 이 기업에 들어와서 일을 하든,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든,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채택해야 기업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다.

일본은 1999년에 파견 금지 업무만을 열거한 네거티브 방식으로 파견법을 개정했으며, 2003년에 다시 개정해 제조 업무에도 파견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파견근로자가 2003년 50만 명에서 2013년 127만 명으로 급증했다. 독일은 하르츠 개혁의 일환으로 2003년 파견근로가 자유화되면서 파견근로자가 32만 명에서 2013년 81만 명으로 증가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파견근로자는 2014년 13만 명으로 파견법 제정 직전인 1997년 22만5000명보다 오히려 줄었다. 일본과 독일의 사례에 비춰볼 때, 제조 업무를 포함한 거의 모든 업무에 파견이 가능하도록 파견법을 개정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각국은 법·제도라는 유인 체계를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는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노사정위원회라는 원칙과 현실에 안 맞는 기구를 통해 노동 관련 유인 체계를 짜려 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최소한이라도 노동개혁을 원한다면 전문가에게 개혁안을 일임하고 성안이 되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노사정의 타협을 기다리다가는 엉뚱한 괴물이 나오거나 결렬되면서 개혁 저항 세력의 내성만 키우는 셈이 될 것이다. 

독일의 하르츠 개혁은 독일 경총, 전경련, 노총, 야당, 당시 여당인 사민당의 전통세력, 노동부를 모두 배제하고 15명의 전문가로 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시작됐다. 최근 영국의 노동개혁도 노사정 타협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부와 집권당인 보수당이 이끌고 있으며, 특히 경제·혁신·노동을 통합해 책임지고 있는 경제부 장관이 주도하고 있다.





박기성 l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몽펠르랭소사이어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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