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최승노 / 2019-03-07 / 조회: 14,087       브릿지경제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동북아 지역의 파란 하늘을 위협하고 있다. 숨쉬기가 어렵다 보니 미세먼지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시민들은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가 연이어 발송하는 긴급재난 경고음도 짜증스럽기만 하다.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세먼지는 환경 이슈다. 환경단체가 나서서 시민의 불편을 대변할 만한 일이지만 꿀 먹은 벙어리다. 정치적 득실을 따져 보니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렇다고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미세먼지가 대부분 중국에서 넘어온 것이고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우선 중국이 이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돕는 일이다. 대기오염 문제는 선진국들이 오랜 기간 경험하면서 그 해법을 찾아낸 분야다. 실제로 상당 수준의 기술과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올바른 해법을 선택한다면 당장은 아니라도 장기적으로 해결 가능하다. 이를 위해 한중일 삼국이 함께 공동조사 및 원인분석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고 관리한다. 더구나 경제통제도 심하다. 거기에 경제주체의 의사와 무관하게 정부주도의 산업화가 이루어지다보니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된 것이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의 중요 행사 기간에 공장가동을 중지하거나 인공 강우를 실시하는 등 단기해법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전시성 행정은 올바른 해법이 되지 못한다.


환경문제는 중국이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해결될 수 있는 과제이다. 그러려면 중국의 제도가 선진 수준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특히 토지에 관한 재산권 원리가 충실히 지켜질 수 있는 법치가 이루어지고 자유로운 선택과 기업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토지의 소유와 활용이 민간의 경제논리에서 이루어져야 환경의 개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투자환경이 개선되어 서부지역에 대한 상하수 투자가 이루어지고 사회기반시설이 확충될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의 발전시설이나 에너지 산업이 환경을 외면하면서 효율성까지 떨어지고 있는 것의 근본 원인은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 시스템에 있다. 공기업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들 산업 구조를 민영화하여 선진 수준으로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염 물질의 배출과 제거는 경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있어야 하며 경제논리에 의해 해법을 찾아야 과학기술도 잘 활용할 수 있다. 선진국의 앞선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특히 필요하다. 일본 환경기업의 경쟁력, 우리 기업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할 일은 많다. 미세먼지 배출 원인을 줄이는 노력과 함께 거리의 먼지를 제거하는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거리 물청소로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지방 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만 지금까지 외면해 온 일이기도 하다.


개인들은 미세먼지에 대응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 안에서 공기청정기를 활용하고 있다. 정부도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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