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연령, 낮추지 말고 오히려 올려야

J.K. Baltzersen / 2019-06-19 / 조회: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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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Liberty)를 위해서는 제한적인 과반수 제도(limiting majority rule)가 요구된다. 제한된 선거권이 그 제도 실현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별다른 일이 없었더라면 평소와 같이 완벽하였을 2월 중순의 어느 월요일에 오레곤 입법부에서 법안이 도입되었다. 투표 연령 최소 연한을 18 세에서 16 세로 낮추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미합중국 수정헌법 26조에 의거하여, 18세 이상인 시민이 선거권을 가진다.) 오레곤 입법부에서 시작된 투표 연령 하향 논의는 곧바로 전국적인 논란으로 이어졌다. 각종 언론과 매체가 앞 다투어 주제를 가열하고 있다.


투표 연령을 낮추고, 보다 이른 나이에 선거권을 얻도록 하자는 것은 유럽 일부 국가 등에서 시작되어 하나의 추세로 이어졌었다. 가령 오스트리아의 경우는 총선 투표 연령을 2007년에 16세로 낮췄다. 몰타에서도 지난해에 동일한 주제의 같은 법안이 통과되었다. 에스토니아도 지방 선거를 위한 투표 연령이 16세이다. 유럽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투표 연령이 적게는 16세에서 많게는 25세까지의 범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가장 일반적인 나이는 18세로, 이는 오늘날 전 세계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다. 투표 연령이 가장 높은 경우는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 상원의 투표 연령은 25세이며, 후보자로서 피선거권을 가지는 자격 연령은 40세이다.


4번의 실패를 경험한 노르웨이


나의 본국인 노르웨이에서는 투표 연령을 18세에서 16세까지 낮추기 위한 운동이 몇 년 동안 있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하였다. 노르웨이에서 헌법의 개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다음 선거가 있기 약 1년 전의 의회 기간에 개정안이 안건으로 도입되어야 하며, 그 다음 번 회기에서의 투표에서 2/3의 중다수가 안건에 대해 찬성을 해야 가능하다.


투표 연령을 낮추기 위한 헌법 개정안은 지난 1월에 실패하였는데, 4차례의 연속되는 회기마다 연거푸 실패한 상황이다. 투표 연령을 16세로 낮추는 실험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방 선거시기였던 과거 2011년과 2015년에 소수의 지자체로 제한되어 투표 연령이 제한된 적이 있다. 노르웨이 사회 연구 연구소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투표 연령 제한이 가져온 결과는 제법 다양하다.


의회에서 투표 연령을 낮추는 것에 대한 찬성 비율은 현재를 기준으로 약 13% 정도이다. 노르웨이 요하네스버그 (Johannes Bergh)에 위치한 선거 및 민주주의 연구소에 따르면, 투표 연령을 16세로 낮추는 대중들의 지지는 일반적으로 약 25% 정도로 파악된다. 1월에 실시 된 여론 조사를 살펴보면, 투표 연령 하향에 대한 지지도가 20%였고, 오히려 투표 연령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비율은 23%로 측정되었다.


제한이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이라도 그 제한을 완전히 풀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정치계에 서려 있다. 그 분위기는 마치 중력과 같이 작용을 하여, 투표 연령 제한을 완화해가는 것이 당연한 것인 기조를 만들고, 관련된 정치적 움직임을 추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그와는 정반대로, 투표연령을 올리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도 있다.


선거권, 참정권에 관련된 고전적 자유주의


우리가 잘 아는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Friedrich August von Hayek)는 사람들에게 평생에 한번, 즉 45세의 나이가 되면 투표할 수 있는 기제를 소개한 바 있다. 그가 주장하는 선거제도 하에서는, 자신의 나이에 맞는 후보자들을 선출해야 하며, 선거권을 가지는 기간은 15년이다. 각 나이별 선출자의 의석 비율은 1/15로 정하였다. 결국 전체 입법자들은 45세에서 60세의 나이로 구성되고, 나이별 비율은 균등하며, 이들을 선출할 수 있는 선거권을 지닐 수 있는 것도 45~60세로 제한된다.


선거권을 제한하고 확대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오랜 발전사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프랑스의 벤자민 콘스탄트(Benjamin Constant)는 제한된 선거권을 원했던 고전적인 자유주의자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인 존 스튜어트 밀 (John Stuart Mill)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여분의 표를 주는 것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더욱 최근에는 브라이언 캐플란 (Bryan Caplan)과 후에 일랴 소민 (Ilya Somin)의 주장이 돋보인다. 그들은 민주주의 정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불완전성을 지적했다. 단일한 투표자(single voter)는 전체 승부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이 사실상 없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주장이다. 단 한 번의 투표로 인한 영향이 적다면 유권자들은 많은 시간을 들여 어떤 이가 탁월하고 유능한지를 따져볼 유인이 없다. 자신의 노력과 그에 따른 선택이 승부를 바꿀 주요한 투표자(pivotal voter)가 아닌 이상, 좋은 이를 뽑기 위한 노력은 불합리하다. 그렇게 민주주의 정체 하에서 개인들은 검증의 노력을 들이지 않고, 그에 따라 잘 알려지지도 않은 이가 선출되거나 비합리적인 인물이 당선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제이슨 브레넌 (Jason Brennan)은 더 나아가, 민주주의를 일종의 권위주의로 대체 할 것을 제안함으로써 한 단계 더한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점에서 비추어 볼 때, 민주주의를 어느 한 국면으로만 발전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개인의 선거권과 참정권을 무시하자는 의도는 아니다. 그러나 정치, 정부, 권력을 제한하지 않고, 무제한의 참정권과 대량 민주주의 시대가 온다고 하여 인상적인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참정권을 제한하는 것을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해야 한다.


왜 투표 연령을 올려야 하는가?


투표 연령을 조정하는 것은 매우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척도를 조정하는 것이다. 실제로 일반적인 투표 연령, 즉 참정권과 선거권을 얻음에 따라 개인적인 책무와 요구사항이 없는 투표 연령은 개인이 아닌 그룹(연령 그룹)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투표에 관해서는 총 유권자의 수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 하나의 개인을 유권자로서 포함시키느냐에 큰 의미를 두고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다만 특정 연령대의 그룹을 포함시키느냐가 관건이다. 그렇기에 투표 연령을 올리는 논쟁은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조치보다 더 미세한 조정을 요구한다. 단 하나의 그룹을 더하는 것이 전체 유권자의 수를 크게 증가시키고, 정치의 기조를 흔들 수 있다.


나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일반적인 국가의 투표 연령을 25세로 높여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발의한 적이 있다. 특히 노르웨이의 전국 라디오에서 이 의견에 대해 논쟁할 두 번의 기회를 가졌었다.


나의 주된 주장은 이렇다. 자신의 일에 대한 완전한 법적 책임을 지는 것보다도, 사회 전체를 위한 결정에 참여하거나 다른 사람의 가부를 결정할 때는 더 큰 요구 사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정부주의자의 입장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그러한 요구나 책임이 전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좌우지간 무정부주의자와 최소정부주의자 모두에게 있어 책임이 많은 기제가 더 우수한 것이다. 그 책임이 크고 막중할수록 혹자가 피선거권을 발동하여 사회를 책임지기보다는 개인의 자력에 의거한 삶에 방점이 찍히기 때문이다.


내가 강조하는 선거권, 참정권을 얻음에 따른 책임 요구 사항에는 성숙함과 삶 그리고 직장 경험이 포함된다. 더불어 정부로부터 무상의 복지를 받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누적하여 세금을 납부하고 시민으로서 보다 많은 책임을 부여 받아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나이가 어린 젊은이들은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의 오롯한 삶을 실현하는 과정에 열중하는 것이 옳다.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여해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해서 들려온다. 젊은이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선거 기제가 좋은 기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표를 받는 것은 그다지 훌륭한 방안이 아니다. 젊은이들은 정치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 권력에 대한 제한과 사회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적은 자유 사회는 그러한 개입을 가능하면 덜 해야 한다.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한 표를 발휘하는 것이 매력적일지 몰라도, 이는 보다 더 비대한 국가, 정부의 개입이 더해지는 국가로 이어질 따름이다.


내가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 1월 노르웨이의 여론 조사에서 투표 연령 인상을 주장하는 비율은 23%에 달했다. 투표 연령을 높이기 위한 지지를 호소하고 여론을 규합하는 것은 그다지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노르웨이의 주요한 선거와 관련해서도 크게 관련이 없는 의견이고, 요하네스버그의 연구소 입장에서도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1월에 실시한 조사는, 나의 요청에 따라 투표소에서 실시했으며 응답자는 투표 연령을 제한하거나 안내하는 대안에 규제 받지 않고, 자신의 의사대로 자유롭게 투표 연령을 설정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질문 받았다. 그렇게 자유롭게 투표 연령을 설정할 수 있도록 질의하였기에, 투표 연령을 높이는 것에 대한 상당한 지지가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투표연령 상향은 결코 비주류의 의견이 아니다. 나는 오로지 투표 연령 규제를 철폐하자는 단방향적 의견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보다 합리적이고 숙의하는 투표를 권장할 것이다.


오리건 주 의원들이 제안하는 투표 연령 인하보다는, 오히려 연령을 높이는 것이 올바를 수 있다. 지금 정부는 기업의 프랜차이즈가 확장되는 것에 비견할 정도로, 규모와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해지고 있다. 현재의 투표만 해도 비효율과 인기 영합주의가 일색이라,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돈에 투표한다는 경험적 증거가 있다고 믿을만한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라고 하는 이 프랜차이즈를 줄이는 방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비대하고 개인의 자유를 억제할 수준의 정부를 축소하는 하나의 기제가 투표 연령을 높이는 것이다.


본 내용은 https://fee.org/articles/don-t-lower-the-voting-age-raise-it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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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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