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길라잡이] 스타벅스의 진화와 기업의 성장

최승노 / 2019-05-27 / 조회: 4,349

"스타벅스는 시애틀에서 커피원두 전문점으로 출발했죠

하워드 슐츠가 편안한 카페문화를 접목해 대박났어요"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 1호점은 1971년 미국 시애틀의 파이크플레 이스마켓이라는 지역 시장에 오픈한 아주 작은 아라비카 원두 전문점이었다. 스 타벅스 창립 멤버는 대학 동기이자 커피 애호가인 제럴드 볼드윈, 고든 보커, 지 브 시글이라는 세 친구로, 이들은 1만달러씩 3만달러를 투자하여 '스타벅스커 피, 티&스파이스’를 열었다.


'모비딕’과 스타벅스 이름


가게 이름은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서 따왔다. 일등항해사 스타벅이 3명이라는 뜻의 스타벅스는 커피와 차와 향신료를 판매한다는 뜻으로 커피, 티 그리고 스파이스가 붙어 스타벅스커피, 티&스파이스가 된 것이다.


세 친구가 의기투합하여 스타벅스 1호점을 오픈할 때만 해도 시애틀에는 아라비카 원두 전문점이 없었다. 북미 전체에서도 아라비카 원두를 즐기는 사람이 드문 편이었다. 세 친구는 평소 맛이 부드럽고 향이 좋은 아라비카 원두를 즐긴 데다 직접 아라비카 원두를 구매하거나 우편으로 배송받을 정도로 열성이었다. 그랬기에 그들은 질 좋은 아라비카 원두의 시장 경쟁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이것이 곧 스타벅스 1호점 오픈으로 이어진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결과는 누구나 잘 알다시피 대박이었다. 세 친구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고, 스타벅스는 하루가 다르게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아라비카 원두를 찾는 수요도 그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1972년에는 스타벅스 2호점을 오픈했다. 그 뒤로 스타벅스는 매장을 계속 확장해 나갔다.


하워드 슐츠가 인수한 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면 스타벅스는 일개 원두커피 전문점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스타벅스가 오늘날과 같이 거대한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하워드 슐츠 덕분이다.


슐츠는 이탈리아의 카페 문화에 영감을 받아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을 구상했다. 그는 스타벅스에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바를 접목시키고 싶어 했다. 스타벅스의 품질 좋은 원두를 사용하여 커피 음료를 판매한다면 커피시장에서 쉽게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으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슐츠의 생각은 당시 스타벅스 대표들의 뜻과 맞지 않아 곧바로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몇 년 뒤 슐츠가 독립해서 설립한 일 지오날레가 스타벅스를 인수하면서 비로소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일 지오날레가 인수한 다음부터 스타벅스는 놀라울 만큼 변화하기 시작했다. 일 지오날레의 커피 음료 서비스와 스타벅스의 원두 로스팅 공장이 결합하면서 본격적인 커피 프랜차이즈로서의 변신이 이루어진 것이다. 곧 스타벅스는 로스팅한 원두만이 아니라 매장에서 직접 만든 커피 음료를 판매했고, 이는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주목할 만한 점은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고급 커피와 편안한 매장의 분위기였다. 스타벅스는 어느 매장에서든 똑같은 스타벅스만의 커피 맛을 낼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했다. 동일한 원두를 공급하고, 원두 로스팅과 커피 음료 제조의 매뉴얼을 정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매장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일관성 있게 맞추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스타벅스는 고객들에게 언제 어디서든 스타벅스 브랜드를 믿고 커피를 마셔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다. 게다가 언제든 부담 없이 머물다 갈 수 있는 스타벅스만의 편안한 매장 분위기는 특유의 카페 문화를 고객에게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특유의 매장 분위기와 확장


스타벅스는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로서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나갔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커피 수요를 맞추기 위해 자체 로스팅 공장을 추가로 세웠고, 펩시코와 함께 북미커피파트너십이라는 합작투자회사를 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커피 체인점인 시애틀커피컴퍼니와 미국 차 제조업체인 타조티 등 관련 업체를 잇달아 인수하고, 미국의 종합 식품 제조업체인 크래프트푸즈 등과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으며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나갔다.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도 박차를 가했다. 미국과 캐나다를 넘어 세계로 진출하여 스타벅스 매장을 늘려나간 것이다.


스타벅스가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시애틀의 작은 아라비카 원두 전문점에 머물러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스타벅스가 소비하는 원두 수요가 늘지 않아 원두시장이 지금만큼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세계 어디든 있는 스타벅스 매장이 없었을 테니 타 지역에서 스타벅스만의 고유한 커피 맛을 즐기기 어려웠을 것이며, 세계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하는 수만 명의 일자리도 없었을 것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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