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 경제적 약자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

최승노 / 2018-10-29 / 조회: 105

-스스로 일하는 것이 남을 돕는 가장 최선의 길-


사람은 혼자 살지 않는다.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면서 산다. 태어나면서 가족으로부터 보살핌을 받고, 성장해서는 가족을 돌보면서 산다. 또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위 사람이나 낯선 이에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다. 사람들은 남을 돕고 도움을 받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간다. 사회생활에서 남을 돕는 일의 대부분은 거래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일,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일, 잠을 잘 집을 지어주는 일, 입을 옷을 만들어 주는 일이 모두 남을 돕는 일이다.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을 선택하고 감사의 표시로 대가를 제공한다. 문명화 되지 않은 사회에서 사람들은 가족끼리 또는 집단 내에서 통합적으로 도우면서 살았지만 가난을 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근대화된 도시 문명이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서로 돕는 방식을 찾아냈다. 시장을 통해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끼리도 도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알려진 방식대로 남을 돕는 일에는 그에 합당한 시세가 형성된다. 배고픔을 덜어주는 한 끼의 가격, 통증을 덜어주는 약의 가격, 새집의 가격, 2~3km 정도의 택시 요금 등이 그런 것이다. 고마움의 대가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서 일을 하는 사람은 그만큼의 대가를 기대하고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사람들은 분명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어떻게 도움을 줄지 아무도 방법을 찾지 못한 것들이 있다. 암을 치료해주는 약, 생각을 음성신호로 바꾸어 주는 기계, 순간적으로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장치처럼 누군가에게는 정말 필요한데 문제를 해결해줄 방법을 찾지 못한 경우다. 이런 분야에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것을 벤처 비즈니스라고 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는 사람을 기업가 또는 발명가라고 부르고 그들에게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한다.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 누군가의 문제를 해소해주는 길을 열었기에 고마움의 대가는 클 수밖에 없고 결국 혁신을 통해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살게 되고 세상은 한걸
음 더 진보한다.


올바른 자선은 스스로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처럼 비즈니스는 남을 돕는 것이 본질이다. 현재 살아 있는 사람 가운데 빌 게이츠가 세계에서 1등 부자인 이유는 그가 컴퓨터, 윈도우를 통해 사람들을 가장 많이 도왔기 때문이다. 권력에 의존해서1등 부자가 된 것이 아니다. 그저 돈만을 추구하고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큰 사업가가 될 수 없다. 돈만 쫓는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좋은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사라지기 마련이다. 위대한 기업가들은 모두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사람들은 무엇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그 방법을 찾아내 사업으로 만든 사람들이다. 가난했던 사람들, 기아와 질병에서 신음하면서 살았던 사람들이 기업가들의 노력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과 우리나라가 바로 그렇게 성공한 사람들의 나라이다. 그러나 비즈니스를 통해 남을 돕는 일은 본질적으로 쉽지 않다. 특히 새로운 분야에서 벤처비즈니스를 이루는 것은 더욱 어렵다. 자신의 훌륭함만을 앞세우는 사람들은 그런 일을 잘하지 못한다. 남의 어려움을 모르기 때문이다.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발견을 돕는다. 그러므로 남을 돕는 일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에서 벤처비즈니스가 활발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전 세계 최고 벤처비즈니스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하면 남을 도울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문화가 정착한 사회다. 대학에서 공부한 훌륭한 학자들이 아니라 올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새로운 비즈니스가 만들어진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나 지식인, 공무원들에 의해 새로운 사업이 번성해진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남을 돕는 일을 일상으로 삼아야 한다. 저 사람은 왜 힘들어할까, 저 사람의 곤궁함을 어떻게 풀어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그 해법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을 돕는 일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비즈니스를 통해 문제를 해소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아직 문명화된 사회에 살지 않거나,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는 일이다. 먼저, 그들이 가난을 극복하고 경제적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스스로 삶을 책임지고 살아가도록 경험을 제공하고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진정한 자선의 가치는 받을 준비가 된 사람에게 줄때 제대로 꽃핀다.


자선보다는 자립이 우선이다. 1991년 영국에서 처음 창간된 <빅 이슈>는 길거리 매체다. 이를 창간한 존 버드는 본래 노숙자 출신이었다. 그는 '정부나 각종 단체의 자선이 찔끔찔끔 먹이를 줌으로써 자선의 덫에 영원히 걸리게 하는 것’이라며 자선 위주의 노숙자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노숙자가 판매원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행동수칙을 정했다. 판매 중 금주는 물론이고 구매자에게 당당하고 친절한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노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존엄성과 자긍심을 되찾길 바랐던 것이다. 처음 10권의 잡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이를 팔아 생긴 수익으로 다시금 10권의 잡지를 정가의 절반 값에 살 수 있도록 했다. 판매 수익의 절반을 판매원인 노숙자가 가져갈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는 자선보다는 자립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 결과 스스로 힘으로 자립에 성공한 노숙자들의 만족도는 자선으로 겨우 생활하던 시절과 비교할 수 없으리만치 높았다. 그러려면 먼저 그들이 도움 받는 것의 의미를 알고 성공의 길로 나아가도록 마음가짐을 올바로 갖는 것이 필요하다. 돈은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우선이다. 실패한 사람들은 보통 실패한 이유를 자신에서 찾지 않고 사회 또는 타인에게서 그 이유를 찾는다. 내가 돈이 없는 것은 다른 사람이 돈이 많아서 그렇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과 피해 의식에 갇혀 있어서는 도움을 받아도 제대로 성공할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이 돈을 쫓는 것에는 눈을 감고 남들이 자신처럼 돈만 쫓는 사람일 것이라고 짐작해 비난하는 함정에 쉽게 빠진다. 또 돈은 쉽게 우연히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남들이 부자가 된 것은 운이 좋은 것일 뿐이라며 무시하는 태도를 갖기 쉽다. 도움을 받을 사람이 준비가 되어 있어야 그 도움의 가치가 제대로 꽃피울 수 있다.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은 그 사람을 더욱 곤궁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중세 유럽의 어느 부잣집 정원에서 일하는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미술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지만, 가난해서 원하는 미술 공부를 할 수 없었다. 그는 부잣집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을 했다. 소년은 정원을 마치 작품인양 온 힘을 다해 가꾸었다. 하루는 주인이 물었다. “네가 더 열심히 정원을 가꾼다고 해서 월급을 더 많이 주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그렇게 정성껏 정원을 가꾸느냐?” 소년은 대답했다. “월급이 많고 적음은 제게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정원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 마냥 즐겁고 기뻐요.” 주인은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소년의 순수한 열정에 감동했다. 부자 주인의 후원 덕분에 소년은 미술 공부를 할 수 있었고,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게 되었다. 이 소년이 바로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미술가 미켈란젤로이다. 만약 미켈란젤로가 가난한 생활에 낙담하여 인생을 되는대로 마구 허비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설령 정원사 일을 하게 되었더라도 시큰둥하여 정원을 돌보는 둥 마는 둥 했더라면? 아마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을 수놓은 '천지창조’나 '피에타’의 감동이 후세까지 전해질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을 성공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거저 얻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때로는 노력한다고 해서 그 노력만큼 대가나 보상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손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멀뚱멀뚱 있다면 어느 누구도 도움과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맹목적이고 광범위한 자선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기 삶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다. 당연히 자신이 자기 삶을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 세상 그 누구도 타인의 자선에 의존하고, 기생하는 삶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땅히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상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삶의 질을 누릴 수는 없다. 또 자립이 어려운 사람도 있다. 그들에게는 이웃의 자발적 도움과 함께 그를 보완하는 정부의 복지가 필요하다.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와 존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세금을 통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정부의 복지보다 자발적 도움과 기부가 우선이다. 미국의 기부문화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사람은 앤드루 카네기이다. 그는 어린 시절 몹시 가난했지만 막대한 부를 이루고 기부를 통해 사회적 명예와 존경까지 받았다. 그는 기부에도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었다. 맹목적이고 광범위하게 베풀어지는 단순한 자선에 반대했다. 그 이유는 단순한 자선은 어떠한 효과도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네기에 따르면 '오늘날 이른바 자선이라는 이름으로 쓰는 돈이 1,000달러라고 하면, 그중 950달러 정도는 바람직하지 않게 사용된다. 그런 잘못된 자선 행위는 그것을 통해 치유 내지는 경감시키려 했던 악을 오히려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기부도 삶에 대한 철학이 바탕을 이루어야 성공할 수 있다. 기부의 대상이 올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며 삶의 태도를 바꾸도록 돕는 것이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자선이 성공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단체가 1952년 한국의 전쟁고아를 돕기 위해 시작된 컴패션이다.


남을 돕고 기부하는 사람은 그 기쁨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하며 도움의 의미가 올바른 가치관으로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단순히 돈만 전달하고 도움만 준다고 해서 도움을 받는 사람이 잘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움에는 마음과 철학이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우월감으로 남을 돕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불행한 일이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도 아픔을 전달할 뿐이다. 곤궁함과 어려움을 겪는 인간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마음이 함께 해야 그 도움이 가치를 갖게 된다. 기부는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미덕일 뿐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역할을 해낸다. 이것이 자발적 기부의 힘이다. 미국은 부자만이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기부를 명예롭고 자연스러운 사회활동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기부 문화가 미국을 건강한 사회로 유지하는 힘이 된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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