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해진 항공권의 비밀 - 자유 시장경제

 중학교 시절 필리핀으로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필리핀에 취항하는 항공사가 대한항공뿐이어서, 왕복 100만원 가량의 값 비싼 항공료를 지불한 경험이 있다. 이렇듯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싼 항공료를 주고 여행을 하거나 여행의 기회를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얼마 전 나는 제주항공에서 하는 프로모션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100만원이 넘던 필리핀으로의 항공료가 특별 행사이긴 하지만 10만원에 불과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불과 10여년 사이에 항공료가 10분의 1로 줄어들었을까? 

 정답은 바로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 있다. 과거 대한항공, 아시아나 2개 항공사가 독점하고 있었던 우리나라 항공운송 시장에서는 비싼 운임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규제가 줄어들고 항공 자유화가 확산 되면서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과 같은 저가항공사들이 속속 등장하였다. 여러 항공사들이 등장하자 자연스럽게 서로 경쟁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저렴한 운임으로 항공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은 개인의 욕구에 따라 최고급 퍼스트클래스부터 최저가 운임까지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롭게 항공운송 시장에 등장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단순히 자유 시장경제 체제를 항공운송 업계에도 적용시키자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다. 기존 항공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과 수많은 관련 규제들을 풀고 자유로운 경쟁 환경을 만들어주자 값 비싼 항공료는 급격히 낮아졌다. 가격이 낮아지자 항공 수요가 늘어나 항공사들은 더 다양한 곳에 취항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우리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장소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주는 이점은 어마어마하지만 우리는 이를 잊고 산다. 심지어 자유 시장경제를 냉혹한 경쟁체제라고 비난하며, 경쟁이 주는 사회적 공익은 생각하지 못한다.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이 자유로운 경쟁에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고마움을 잊고 사는 것이다.

 

 사람은 항상 존재하는 공기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산다. 우리도 우리가 살고 있는 자유 시장 경제 체제의 고마움을 모르고 있다. 건국부터 지금까지 힘들게 지켜왔고 앞으로 더 발전시켜야 할 자유 시장경제 체제.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항공권을 살때나마 한번 쯤 그 고마움을 떠 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