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프랜차이즈의 골목상권 진입에 대한 생각

김태훈 / 2016-11-03 / 조회: 2,655
 최근 요식업계에서 가장 대두되는 문제는 백종원 프랜차이즈의 골목상권 침투일 것이다. 논현동, 신천동과 같은 주요 먹자골목들에 백종원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많은 요식업 종사자들은 이를 대기업의 횡포라 칭하고 골목상권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난하였다. 많은 기사에 따르면 그들이 주장하는 바는 우선 일반 식당들은 아무리 맛있게 만들어도 광고가 안 되지만 백종원의 경우엔 TV에 나와 얼굴을 자주 비추므로 광고 차원에서 상대가 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원재료를 대단위로 구입하는 대기업을 상대로 원가 대결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백종원씨가 나오는 방송들은 모두 시청률이 상위권을 달리며 그로인한 백종원 프랜차이즈의 광고효과는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정말 골목상권을 파괴하는 이유가 되는지는 생각해볼 점이 많다. 

 먼저 백종원 프랜차이즈들에 의해 매출이 줄었다는 주장은 책임 전가행위라 생각한다. 최근 백종원 프랜차이즈가 급속도로 많아진 신천동에 26년째 살고 있다. 평소 외부지인들이 신천의 맛있는 곳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동네 사람들이 하는 표현이 있다. ‘신천에는 모든 종류의 음식점은 있는데 맛있는 곳은 없다.’ 말 그대로 어떤 음식이든 먹고 싶으면 먹을 수 있지만 특별하거나 맛있다고 느끼는 집은 손에 꼽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다보니 약속이 신천동에 있어서 음식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 다른 동네의 맛있는 집을 찾아가곤 했다. 백종원 음식점들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도 그렇게 후하진 않다. 대부분 그렇게 맛있진 않지만 ‘평타’는 한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백종원 프랜차이즈에 의해 매출이 줄었다는 것은 이미 도태됐어야 했을 발전 없던 음식점들이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백종원 프랜차이즈가 생긴 후나 전이나 사람이 많던 몇 맛있는 음식점들은 여전히 갈 때마다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이런 상황의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의 요식업에 대한 인식이 대부분 은퇴 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제 2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식당들이 적당한 메뉴, 적당한 맛, 적당한 가격, 적당한 서비스를 하려할 뿐 음식에 대한 장인정신이나 발전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그 집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있거나 특색 있는 분위기를 갖춘 음식점이라면 프랜차이즈가 들어선다고 해도 매출에 영향은 없을 것이다. 빵집의 경우도 여러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생겼을 때 동네 작은 빵집들은 모두 망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재 줄서서 먹는 빵집들은 모두 작은 개인이 하는 가게이고 지방에선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진입조차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이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만의 노하우가 담긴 시그니쳐 품목들을 갖고 있다. 이들의 가격은 저렴함과도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식빵을 사기위해 줄을 선다.

 따라서 백종원 프랜차이즈의 골목 상권 진입은 결국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된다. 끝내 발전하지 않는 음식점들은 도태될 것이고 노력하는 식당들은 공유된 레시피에 자신들의 노하우를 섞어 더욱 맛있는 음식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서비스 면에서도 좀 더 신경을 쓸 것이다. 이런 노력들 후엔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동반될 것이다. 지금은 약속이 있거나 집에서 밥을 해먹기 싫을 때만 신천동에 나가 음식을 사먹는다고 생각하지만 긍정적 변화 후엔 정말 특정 음식점에 가기 위해서 신천동을 찾는 상황이 생길 것이고 외부에서도 맛있는 음식점이 많은 동네로 소문이 나 찾아오게 될 것이다. 즉 요식업계의 전체 수요가 늘어나게 되고 아무리 프랜차이즈에서 싸게 음식을 제공하더라도 더 맛있는 식당들은 자동적으로 매출이 증가할 것이다. 

 가격이 싸거나 양이 많다고 사람들이 찾아가던 시대는 끝난 지 오래다. 거리가 멀더라도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맛있는 곳을 찾아간다. 큰 특별함 없이 생각하는 그 정도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랜차이즈에 밀리는 가게들은 그 이유를 프랜차이즈가 아닌 자신들에게서 찾아야할 것이다. 프랜차이즈를 제재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간다면 결국 전체가 쇠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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