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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통법에 대한 생각

염보라 | 2016-05-10 10:48:39 | 조회수: 693 | 분류: 제20회

 맥주는 단순히 취하려는 목적을 떠나서 일상에서도 치맥과 함께, 또는 술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한두 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료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맥주를 국산맥주 뿐 아니라 점차 수입맥주 또한 즐기게 되었다.

지난 몇 해간 한국의 맥주 시장은 풍족한 발전이 있었다. 목 넘김이 쉽지 않더라도, 소주와 어울리지 않더라도 제 각각의 완성도를 지닌 수입 맥주가 소비자를 현혹하며 집 앞 편의점까지 밀려들었다. 게다가 관세법과 주세법의 가호로 500㎖ 한 캔에 2,500원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평생 먹던 국산 맥주의 같은 양 캔보다 기분 상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장악하며, 맛도 더 다양하고 완성도에서도 앞선다는 평판을 누린다. 시장 상황이 증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작년 말, 기획재정부가 수입 맥주의 할인 판매를 제한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하였다. 국산 맥주에만 적용하는 주류 할인 제한 규정 때문에 국산 맥주 시장이 수입 맥주에 잠식되고 있다는 게 그 이유이다. 이미 이 제도는 온라인에서는 휴대폰의 가격 할인을 제한해 통신사들의 배만 불려준 '단통법'을 본떠 '맥통법'이라고 불리며 조롱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분란을 일으켰던 ‘맥통법’은 결론이 아직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걱정되는 문제이고, 시장경제론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의문이 든다.

무엇이 문제일까? 국산 맥주의 경쟁력 약화의 이유가 할인 제한 규정으로 인한 공평한 기회 박탈 때문이라면 국산 맥주의 할인 제한 규정을 풀어주면 된다. 그리하면 소비자들은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 각자가 선호하는 맥주를 구매할 것이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시장경제 모델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산 맥주의 문제가 가격 경쟁력에 있지 않고 수입 맥주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제품 경쟁력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수입 맥주의 할인이 많다고 해도 국산 맥주는 여전히 저렴한 축에 속한다. 국산 맥주보다 수입맥주의 가격이 낮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왜 국산 맥주를 외면하는 것일까? 답은 다수의 소비자가 국산 맥주의 맛이 수입 맥주에 비해 떨어진다고 느끼는 데에 있다. 국내 업체들이 그동안 맥아와 홉 등 가격이 비싼 원재료들을 상대적으로 적게 넣고, 더 저렴한 방법으로 맥주를 제조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맥주의 질과 풍미가 비교적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자유시장 경쟁의 순기능이 살아나 국산 맥주의 질이 좋아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때에 '맥통법'이 통과되면 국내 업체들은 또다시 정부의 보호막에 기대어 질적인 성장 노력을 게을리 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맥통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무조건적인 보호를 받는 여타의 어느 기업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무조건적인 보호는 사회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게 만들고, 그로 인한 양질의 노동력 이탈로 생산성이 저하되니 경제도 침체될 것이다. 

따라서 ‘맥통법’은 시장경제의 원리에 어긋나는 것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의 이와 비슷한 여러 사례들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알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법안이 어느 특정 기업들에게 당장에는 득이 되는 것처럼 보이나, 국경이 점차 사라져 글로벌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시장경제원칙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보호라는 명목 하에 생기는 임시방편의 규제들이 발전을 막고 침체로 가는 길임은 분명한 노릇이다. 우리는 거시적인 안목과 시장경제원리의 흐름에 대한 시각을 길러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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